• [칼럼] 제47대 미국 대선, 최대 변수는 경제!
  • 입력날짜 2024-09-18 09: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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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불가 미국 대선
미국 제47대 대통령 선거의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와 검사 출신의 카멀라 해리스 중 누가 538명 선거인단의 과반수를 차지할까? 전문가들도 전망을 포기할 정도로 예측 불가로 여론과 대선 판도는 하루가 다르게 꿈틀꿈틀 요동치고 있다.

지난 7월이 트럼프의 시간이었다면 이번 8월은 해리스의 시간이었다. 지난 7월 13일 트럼프가 피격되었을 때만 해도 선거는 끝났다는 여론이 압도적이었다. ‘총알도 비껴간 사나이’ 도널드 트럼프의 재선이 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민주당에서 새로운 카드 인도계 흑인 여성 정치인 카멀라 해리스를 등장시키자 트럼프 피격 사건은 마치 먼 옛날 일처럼 잊혔다.

지난 19일 개막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버락 오바마와 빌 클린턴, 힐러리 클린턴 등 왕년의 스타들이 총출동하자 민주당은 다시 열광하고 결집했으며 카멀라 해리스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따돌리고 있다. 오는 2024년 11월 5일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 이번 선거의 판세를 가르는 주요 변수는 과연 무엇일까?

TV 토론과 카멀라 해리스
트럼프 피격이 제1라운드였다면 카멀라 해리스의 등판은 제2라운드였다. 이제 제3라운드는 9월 10일로 예정된 두 사람 간의 TV 토론이다. 여기서 가장 주목되는 사람은 혜성같이 등장했지만, 아직 검증받지 못한 카멀라 해리스다. 그녀의 지적 능력과 토론 실력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과연 도널드 트럼프의 거친 입담과 당당히 겨룰 수 있을까? 그렇지 않아도 카멀라 해리스는 대선 후보로 등판한 이후 기자회견이나 기자 간담회를 한 차례도 갖지 않아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녀는 왜 언론 앞에 나서지 않는 것일까? 국정 현안과 글로벌 안보 외교에 대한 식견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말실수가 잦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그녀, 지난 4년간 미합중국의 부통령을 지냈으면서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카멀라 해리스의 인식 지평과 토론 실력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진검승부가 기대되는 TV 토론은 그녀가 넘어야 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러스트 벨트의 선택은?
또 하나 중요 변수는 쇠락한 공업지대 이른바 ‘러스트 벨트’의 선택이다. 미국 동북부에 위치한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3개 주인데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이른바 ‘스윙스테이트’로 유명하다.

1996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당이 잇따라 승리했지만 지난 2016년 도널드 트럼프가 싹쓸이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최대 경합지역으로 분류돼 있다. 대체로 백인 노동자가 주된 유권자다. 따라서 트럼프는 백인 노동자의 표심을 잡기 위해 최근 미시간주를 방문해 “민주당이 기후 위기에만 신경 쓰고 노동자들의 일자리는 무시한 채 자동공정으로 생산되는 전기차 지원에만 몰두하고 있다”라며 갈라치기 공세를 취했다.

러스트 벨트 중에서도 가장 주목되는 지역은 단연 트럼프가 피격된 곳이 바로 펜실베이니아주로 양측 모두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될 진검승부 지역으로 판단하고 있다. 해리스와 부통령 후보 팀 월즈가 첫 공동유세 지역으로 선택한 곳도 펜실베이니아주, 그리고 민주당 전당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트럼프가 맞불 유세를 하기 위해 선택한 지역도 펜실베이니아주로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백인 표를 잡아라!
이번 선거 또 하나의 관전 요소는 다양한 인종에 대한 양 진영의 전략이다. 우선, 미국 인구 중 최대 비중은 여전히 백인이다. 3억 3천만 명에 달하는 미국 인구 중 절반이 넘는 57.8%를 차지하고 있다. 해리스 후보는 백인 유권자를 잡기 위해 부통령 후보로 백인 정치인 팀 월즈를 선택했다. 20년 경력의 주 방위군 경력과 풋볼 코치 교사 출신의 팀 월즈를 선택한 것이다. 푸근한 옆집 아저씨 인상의 팀 월즈는 해리스의 지지세를 확장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이다. 반면 트럼프는 부통령 후보로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백인 정치인이 J.D. 밴스를 낙점했다. 최대 규모인 백인 유권자를 확실하게 잡겠다는 전략. 다시 말해 산토끼보다 집토끼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만큼 소수인종에 대해서도 세심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해리스는 부통령 후보로 팀 월즈를 선택하기 전에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조지 샤피로를 적극 검토했으나 샤피로가 유대인 출신이라는 점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바이든 행정부의 친이스라엘 기조로 미국 내 아랍계 유권자의 강력한 반발을 받는 상황이어서 결국 샤피로 카드를 포기하고 팀 월즈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해리스의 남편이 유대인이라는 점도 부통령 후보 선택에 상당히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최대 변수는 경제
가장 큰 변수는 중산층이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가 최대 관건이란 분석이다. 미국 대선 결과는 기름값이 결정한다는 얘기까지 있다고 한다. 기름값이 갤런당 4달러가 넘어가면 정권이 교체된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 경제는 지표상으로는 상당히 괜찮은 편이다. 실업률이 54년 만에 최저인 4%까지 떨어졌고 소비자물가지수도 내려가고 있다. 문제는 유권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부통령 출신 해리스는 이 대목을 적극 방어해야 하고 트럼프는 같은 대목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을 것이다.

불법 이민 문제 역시 이번 대선의 빅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는 멕시코 국경장벽 현장을 직접 찾아가 “역사상 가장 큰 추방 작전을 펼치겠다”라며 단호한 태도를 보이지만 민주당과 해리스는 그동안의 포용적 이민 정책이 선거 판세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이민 정책 노선을 수정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히스패닉 유권자의 반발을 사고 있다.

미국 대선이 이제 두 달 남짓 남았다. 두 달이면 대선 세상이 적어도 서너 번 이상 바뀐다고 보아야 한다. 특히 이번처럼 초박빙에다 변수가 많은 선거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선거를 치러본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대목은 마지막 한 달, 마지막 일주일이 너무나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미국 유권자들은 결국 누구를 선택할까? 그리고 양 진영의 마지막 히든카드는 과연 무엇일까? 제47대 미국 대선이 무척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박용찬 국민의힘 영등포을 당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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