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유치 전략 중 ‘지역맞춤형 전략으로"
2023년 12월 18일 통계청과 법무부가‘2023년 이민자 체류 실태 및 고용 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많은 국내 주요 언론사에서는 외국인과 유학생 증가에 관한 내용을 주요 기사로 다뤘다. 이 발표에 따르면 5월 기준 유학생은 전년 대비 2만 5,000명 증가한 18만 8,000명이다. 유학목적은 어학연수(기타 연수 포함, 5만 2,062명, 28.9%), 대학(전문대 포함, 8만 1,087명, 44.6%), 석사(3만 11명, 16.5%) 및 박사(1만 8,141명, 10.0%) 과정 공부를 위해서이다.
이들이 한국으로 유학을 온 이유로 ‘교육과정이 우수해서’를 꼽은 비율이 30.0%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한국에서 전공 관심 분야와 잘 맞아서(21.9%), 한국 학위가 취직에 도움이 돼서(10.6%)라고 했다. 3년 전과 비교해 교육과정이 우수해서 비중이 4.2%포인트 늘었지만, 한국 학위가 취직에 도움이 돼서는 2.8%포인트 하락했다. 그들이 재학 중인 대학에 대한 만족도는 만족(84.8%), 보통(13.1%), 불만족(2.1%) 순으로 나타났다. 유학생의 10명 중 6명 이상(63.0%)은 졸업 후 한국에 계속 체류, 30.4%는 본국으로, 6.6%는 제3국으로 출국하고 싶다고 답했다. 필자는 63.0%의 체류 목적이 무엇인지를 정부 조사에서 파악할 수 없었다. 한국에서 계속 공부하겠다는 것인지? 취업하겠다는 것인지? 정부는 2023년 8월 16일 ‘유학생 교육경쟁력 제고 방안(Study Korea 300K Project)’에서 ‘유학생 30만 명 유치를 통한 세계 10대 유학 강국 도약’ 목표를 제시했다. 필자는 유학생 유치와 활용 전략에 대해 정부와 대학 당국자들이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는 정책에 대해 몇 가지 제안을 제시한다. 그전에 전 세계에서 유학생이 가장 많은 미국 사례를 한번 들여다본다. 최근 미국 국제교육연구소(IIE: Institute of International Education)는 자국 대학의 유학생 통계를 발표하였다. 2022~2023년, 미국 대학의 신규 등록 유학생 수는 2021~2022년에 비해 14.0% 증가해 코로나 팬데믹 이전보다 증가한 29만 9,000명을 기록했다. 미국 대학에 재학 중인 유학생의 총 숫자는 12.0% 상승해 100만 명을 넘어섰고, 그 중 석사 과정 학생들의 수가 큰 폭(37.0%)으로 증가했다. 현재 미국 대학의 대학원 과정 유학생 수는 전체 유학생의 21.0% 증가한 약 46만 7,000명이다. 학사 과정 학생 수 또한 5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 폭을 보였다. 한국 유학생이 2021~2022년 미국의 해외 유학 국가 중 10위에 올라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 중 유일하게 20위권 내에 들었다. 2022~2023년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국인 학생 수는 4만 3,847명으로, 2021~2022년에 비해 8.0% 증가했다. 이 중 학부 과정에 재학하는 학생이 44.0%, 대학원 과정이 35.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학위를 취득 후 업무 경험을 가질 수 있는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에 참가하고 있는 학생이 전체 한국 유학생의 15.0%를 차지하고 있다. 2023년 우리나라 해외 유학생 수는 12만 3,616명이며 이중 어학연수는 2만 6,013명으로 전체 유학생의 21.0%이다. 최근 국내 대학의 외국 유학생은 2012년 8만 6,878명, 2022년 16만 6,892명, 2023년 18만 1,842명으로 양적 확대가 지속되고 있다. 미래 성장 동력을 견인할 국내 이공계 인재 부족 현상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학생 유치를 통한 인재 확보 정책은 국민의 찬사를 받을만하다. 첨단·디지털 등 신산업 분야 인재는 2027년까지 34만 5,000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며, 지방은 석·박사급 이공계 인재 수급 상황 더욱 열악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공계 인재 수요 증가에도 불구, 유학생 유치 결과는 인문 사회계열(어학·경영학 등 전공) 65.6%, 자연 계열(자연과학, IT, 공학 등) 14.8%로 인문 사회계열에 편중되는 경향이 심각하다. 2023년 상반기 고용노동부 ‘직종별 산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 외국인력 수요는 2만 3,000명으로 나타났다. 지역에 소재한 조선업·중소제조업 등 국내 인력 부족 분야 중심으로 외국인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유학생의 출신 지역 및 수도권 쏠림이 지속되고 있다. 체류자격이 유학생인 외국인의 국적은 베트남(7.2만명, 38.2%), 중국(5.2만명, 한국계 중국 제외, 27.6%), 우즈베키스탄(1.2만명, 6.3%), 기타(5.3만명, 28.1%) 순이다. 베트남과 중국이 전체 유학생의 65.8%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별로 서울(6.2만 명, 33.0%), 경기(2.9만명, 15.4%), 충청권(2.6만명, 13.8%), 호남권(2만명, 10.6%), 대경권(1.9만명, 10.1%), 강원·제주권(7천명, 3.7%), 인천권(6천명, 3.2%) 순으로 수도권 51.5%, 비수도권 48.4%로 나타났다. 특히, 유치-교육-취업·정주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전략이 부재한 것이 사실이다. 필자는 정부의 유학생 유치 전략 중 ‘지역맞춤형 전략으로 지역산업에 필요한 유학생 유치’와‘첨단·신산업 분야를 선도할 유학생 유치’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지역산업, 첨단 분야 인재 등 맞춤형 인재 유치 및 학생 교류, 한국어교육으로 새로운 유학수요를 창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다양한 국가로부터 유학생 유치와 특정 전공에 편중되지 않는 유학생 선발을 해야 한다. 둘째, 지역산업과 첨단·신산업 육성·발전을 위해서 지역기업‧지자체 중심의 유치 전략 수립 및 이를 지원할 범부처 지원 체제 구축 및 적극적인 재정 지원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유학·연수 수지가 2020년 기준 3조 4천8억 원(26억1,600달러) 적자를 기록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직시해야 한다. 본지 컬럼리스트 이남철 교수
-미국 오클라호마대학교(The University of Oklahoma) 경제학박사(1996. 6) -현 서울사이버대학교 객원교수(국제이주와 노동정책 강의) -전 파라과이 교육과학부 자문관 -전 국무총리 산하 국책연구소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실장, 센터장 역임(1997.11-2019.12) -전 국무총리 산하 국책연구소 한국교육개발원 행정원(1977.12-1990.1)
이남철(경제학박사, 현 서울사이버대학교 객원교수, 전 파라과이 교육과학부 자문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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