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태-특별기고1]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 실현 위해 '국가교육위원회' 신설해야
  • 입력날짜 2015-07-27 10: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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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교육위원회 신설돼야 ‘정치 경제 논리’ 배제되고 ‘교육논리’ 작동한다
주지하다시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가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중병으로 신음하는 한국교육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나라의 미래가 없다는 경종이기고 하다.

교육은 한때 우리나라의 희망이었지만, 지금은 교육주체들 모두 교육 때문에 못살겠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과도한 경쟁교육으로 인해 학생은 학생대로 힘들고, 교사는 전문가가 아닌 지식전달자로 전락했다는 자괴감에 어깨가 처지고, 학부모는 천문학적인 사교육비 부담 때문에 등골이 휜다.

한국교육이 얼마나 불치병인지, 전지전능한 하나님이 내려와도 당장은 고치기 어려울 것이라 하고, 한국교육을 치유하는 것은 고속으로 달리는 자동차를 주행상태에서 고치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까지 말한다. 물론 한국교육이 복잡하게 얽히고설키어 단번에 풀기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러나 그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면 된다. 한국 교육이 이렇게 엉망이 된 까닭은 교육논리 아닌 다른 논리, 즉 정치논리, 경제논리, 경쟁논리, 이념논리, 진영논리 등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이제 교육의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대 전환을 요구

지난 7월 20일, 국회에서 교육문제 진단 및 해결을 위해 "국가교육위원회 왜 필요하고, 어떻게 설치 및 운영할 것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발제자인 민병희 강원교육감은 "교육정책의 원칙과 내용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대 전환을 국민들이 요구하고 있다"며 '독립적인 국가교육위원회 설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고, 공동발제자인 김용일 한국해양대 교수도 "교육정책의 난맥상과 교육 열망이 이어지는 한 국가교육위 요청은 계속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민병희 교육감이 열거한 ①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와 자사고 ②영어회화전문강사와 원어민영어보조교사 ③'한국형 토플' NEAT 사실상 폐지 ④교과교실제 ⑤수능 국어·영어 A·B형 도입과 폐지 ⑥복수담임제 ⑦집중이수제 ⑧대학수학능력시험에 EBS 교재 70% 연계 ⑨(국비 지원 없는) 기숙형 공립고 운영 ⑩대통령령 일부 개정령으로 교원능력개발평가제 실시(11년 2월) ⑪시간 선택제 교사 ⑫교학사 등 한국사 교과서 8종 수정·보완 파동(13년 9월) ⑬문·이과 통합 교육과정 개발... 등에서 보듯, 우리는 이명박 정부 시절 "교육이 없는 교과부 시절"을 혹독하게 경험했다.

단팥 없는 찐빵처럼, 이명박 정부의 5년은 정치논리, 경제논리, 진영논리, 경쟁논리만 무성했다. 이명박 정부의 가장 큰 잘못이라면, 학교다양화라는 이름으로 교육을 황폐화시킨 것이다. 다양화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학교를 서열화하고 분리하는 수직적인 다양화는 분명 교육적이지 않다. 공부 잘하는 아이 따로 떼어 과학고, 외고, 자사고, 국제고 등 특목고 만들고, 장애아이 따로 떼서 특수학교 만드는 것은 교육논리가 아니다.

교육적인 관점에서 보면, 분리교육이 아닌 통합교육을 해야 한다. 단일 수종이 아닌 크고 작은 각양각색의 식물들이 다채롭게 어울려 호흡하는 숲이 건강한 숲인 것처럼, 한 학교 안에는 경제적으로 잘사는 아이도 있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도 있고, 성적 우수자도 있고 다소 성적이 부진한 아이도 있고, 장애아이도 있고 비장애아이도 있는 통합교육이 교육적으로 올바른 교육이다.

어학, 과학, 문예체 영재를 위해 특별한 학교를 따로 두기보다 일반학교 안에서 교과 활동, 또는 비교과 활동을 통해 어학, 과학 영재를 키워주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특수목적학교를 자꾸 만들어 기형화하기보다는 공교육 안에서 어학, 과학, 문예체 등 소질과 재능을 키워줄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보편적인 공교육 안에서 맑고 밝고 씩씩하게 아이들이 자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제 시대는 달라졌고, 1995년에 만들어진 '5.31교육개혁안'이라는 낡고 녹슨 교육체제로는 새로운 20년을 준비할 수가 없다. 1등만 기억하는, 승자독식의 차가운 경쟁시스템이 아니라 사람과 생명을 더 소중히 여기고, 협력과 공존이 더 중요한 교육요소가 되는 따뜻한 협력교육, 행복한 두레교육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엄청난 세월호 참사를 겪고도 '한국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이보다 불행한 일은 없을 것이다.
김형태 '교육을바꾸는새힘' 대표의 특별기고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 실현 위해 '국가교육위원회' 신설해야” 2회에 걸쳐 개재되며 최종회는 28일 게재됩니다.

김형태 '교육을바꾸는새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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