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4년 제1차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서울시에서 비상시에 대비해 '76년 건설한 민수용 유류 저장시설로, 지난 40년간 시민 접근이 철저히 통제돼오고 있는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41년 만에 '문화기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작년 8월 국제 현상설계 당선작으로 '땅으로부터 읽어낸 시간'을 선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기본설계('14. 10~'15. 4) 과정에서 실제 기획‧연출‧운영 실무 전문가로 구성된 ‘워킹그룹’이 제안한 의견을 반영해 최종 설계안을 확정했다. 이에 시는 기존 관 주도 방식(시설 설치→운영방식 결정)에서 나타나는 만성적자 등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시민 참여로 기획‧운영 방안을 마련하고 그에 최적화된 시설을 설계‧시공하는 '新도시재생 프로세스'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문화비축기지' 조성 대상지는 총 14만㎡ 규모로 ▴유류저장탱크(10만1,510㎡) ▴주차장 부지(3만5,212㎡) ▴산책로(3,300㎡)로 구성된다. 특히, 주차장 부지는 초기 계획에서는 빠져있었지만 검토 끝에 기본설계 과정에서 설계안에 포함, 약 4만㎡가 확대됐다. 구체적인 활용계획 수립 시까지 재생 및 공원사업의 프로그램 운영 전초기지 및 주민을 위한 휴식장소(공원)로 활용할 계획이다. 들어서는 주요 시설은 실내‧외 공연장, 기획 및 상설 전시장, 정보교류센터 등이며 1일 최대 1,1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외부 공간에는 산책로, 야생화정원, 공연마당 등을 반영해 시민들이 휴식과 함께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현재는 접근 불가능한 비축탱크를 둘러싼 암반을 절개하고 진입로를 만든다. 석유비축기지 건설 당시 암반 속에 탱크를 설치하기 위해 암반을 절개 후 탱크를 앉힌 뒤 다시 암반을 복구했던 것을 거슬러 올라가는 역순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오해영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74년 오일쇼크에 따른 혼란에 대비해 설치됐다가 2000년 폐쇄 이후로 약 15년 간 시민 기억에서 잊혔던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기본설계를 마치고 오는 10월 드디어 착공한다”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업화 유산이 원형을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비축기지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경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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