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투고-류성주] 또 다른 귀향
  • 입력날짜 2014-09-09 19:5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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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주
류성주
또 다른 귀향

아이 울음소리 멎은 지
오래된 골에
아흐레 전 벌초 예초기의 굉음이
울려 퍼지더니

등에 손주업은
할머니 마실 길가로
나란히 고요히
자동차 종합전시장입니다.

새로운 삶
쫓아서 서울로
도회로 나선
촌로 후예들의
또 다른 귀향입니다.

모질고
험하디 험한 삶을 이어온
아버지 어머니
아버지의 아버지
어머니의 어머니의
모습들을 기억하고 싶은

잘나지도 더욱 못나지도
부끄럽지 않아서
자식 손 부여잡은
남녘 고흥 골
후예들의 발길입니다.

덜도 더도
한가위 풍요를 기리며
구겨지고 지친 심신을
오늘만은 내려놓습니다.

더없이 밝은 달빛
마음속에 내걸고
먼저 손을 내민
한가위 8월은
깊디깊은 귀향입니다.

또 다른 사랑입니다.

류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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