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장박동 정지, 위급상황 거리의 의사 'AED'
  • 입력날짜 2012-10-28 06:3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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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다가 갑자기 눈앞이 흐려진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가 힘들다. “어, 내가 왜 이러지?” 하는 순간, 눈앞이 깜깜해지며 나는 쓰러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급성 심장사는 연간 약 20,000~ 25,000건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예측되지 않은 심정지는 주로 가정, 공항 등 공공장소, 체육시설, 쇼핑, 직장, 거리 등 의료기관이 아닌 장소에서 발생한다. 심정지의 첫 목격자는 주로 가족, 동료, 행인 등의 일반인이다. 우리는 언제, 어디에서나 갑자기 갑작스럽게 쓰러지는 사람을 목격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쓰러진 사람을 보았을 때 사람들은 심하게는 무시하거나 당황하여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도와주고 싶어도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갑자기 쓰러진 사람을 보았을 때 가장먼저 해야 할 것은 신고를 하고 심정지와 호흡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쓰러진 사람이 심장이 뛰지 않고 있을 경우 심폐소생술을 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이 방법을 모를 경우 주변에 'AED'라고 쓰인 하얗고 기다란 박스가 있는지 살펴보자.
AED(자동제세동기)     ⓒ 이가현
AED(자동제세동기) ⓒ 이가현
 
AED(자동제세동기)는 자동으로 환자의 심장상태를 확인하고 전기충격을 주어서 심장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으로 의료지식을 갖추지 못한 일반인이 사용할 수 있으며 심정지 발생위험이 높은 장소에 설치되어 있다.

실제로 심정지는 과거에 심정지 환자가 발생한 장소에서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AED(자동제세동기)를 적극 활용할 경우 생존율을 급격히 높여준다. 사용방법도 간단한데, 그림에 따라 패치를 가슴에 붙이고 버튼만 누르면 되고 음성안내가 함께 진행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공공보건의료기관, 구급차,여객 항공기 및 공항, 철도객차, 20톤 이상의 선박, 다중이용시설등에 자동제세동기를 설치할것을 법률로 규정하고 있다. 주의 깊게 주변을 둘러보면 AED(자동제세동기)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AED(자동제세동기) 사용방법     ⓒ이가현
AED(자동제세동기) 사용방법 ⓒ이가현
 
그러나 사람을 살리기 위한 자동제세동기가 실제 심정지 상황에서 모두 이용되는 것이 아니며 이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병원 밖 심정지 목격자의 50% 정도만이 목격자 심폐소생술을 시도하였으며 34%의 심정지 환자에게만 자동제세동기가 적용되었다.

우리나라에서 갑작스런 심정지로 쓰러진 환자의 생존율은 2.4%(2008)에 불과하다. 전세계적으로도 일반인에게 자동제세동 교육을 실시하는 PAD(public access defibrillation)가 실시되어 스페인의 경우 생존율이 10%를 넘어서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지역사회에 대규모로 자동제세동기를 설치하고 시민들을 집중적으로 교육하여 병원 밖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2배 이상 증가시켰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갑작스런 심정지로 쓰러질 수 있다. 이번엔 쓰러지는 사람을 지켜보지만 다음엔 내가 바로 그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쓰러져도 누군가 날 살리는 응급처치를 해줄 것이라는 믿음, 의사가 아니어도 생명을 살리는 길은 AED를 비롯한 응급처치의 의무적 교육과 보급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가현 님은 숙명여자대학교에 재학중인 한국 NGO신문 대학생기자 입니다.

이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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