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무의 화요칼럼] K-컬쳐로 소프트파워 선도 국가로
  • 입력날짜 2025-09-09 08: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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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의 ​방한 관광객 수 전년 동월 대비 23.1%가 증가
박무 전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
박무 전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
선풍적 인기를 구가 중인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지난 첫 칼럼에서 개괄적으로 살펴봤었다. 그런데 2주가 지나도 흥행은 더 확산 추세라 이 현상이 단순 돌발이 아닌 K-컬쳐의 변곡점이자 새 패러다임 개막을 의미해 보여 이번 칼럼에서 더 살펴본다.

당장의 흥행 척도로는, OTT 전용으로 기획한 ‘케데헌’의 공전 히트에 넷플릭스는 단 이틀간 북미 1,700여 개 극장에서 특별 상영회를 열었는데 기존 영화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무려 2,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당시 상위권에 있던 다른 영화들이 사흘 넘게 3,200개 이상의 스크린에서 상영되었음을 견주면 정말 놀라운 성과였다.

또한 지난 칼럼에서도 거론한, 빌보드200 차트에서는 최고 순위에 6주째 2위라는 기록을 세웠고, ​빌보드 핫100 차트에 수록곡 ​‘Golden’이 2주간 1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BTS의 노래에 이어 K-POP 장르로는 세 번째로 2주 이상 정상을 지킨 기록이며, 나아가 수록곡 4곡이 빌보드 핫100 차트 톱10에 동시에 진입한 것은 빌보드 차트 67년 역사상 영화 사운드트랙으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이 ‘케데헌’의 영향으로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데, 올해 7월의 ​방한 관광객 수는 1,733,199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3.1%가 증가했다. 이들은 영화의 배경이었던 ​낙산공원 성곽길, ​남산 서울타워, ​북촌한옥마을, 잠실종합운동장, ​청담대교, ​코엑스 강남 3D 디지털 스크린, ​자양역(구 뚝섬유원지역), 뚝섬 한강공원 수영장과 명동거리 등을 소위 ‘성지순례’라 하여 찾는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급기야는 주인공들이 찜질방에서 ‘양머리’ 수건을 쓰고 달걀과 식혜를 먹는 독특한 한국의 목욕 문화 장면을 상기하며 찜질방목욕탕 순례에 이르러 인바운드 관광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은 ‘케데헌’ 공개 이후 한 달간 대중목욕탕 관련 외국인 관광객의 거래액이 전달 대비 84% 급증했다고 한다. 이에 여행 플랫폼들은 목욕세신휴식식음료를 묶은 ‘콤보형’ 상품을 출시해 관광객들의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코로나19와 에너지 요금 급등으로 운영난에 처해 있던 관련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한편, 국립박물관은 ‘오픈런’이 벌어지고 있고 매장의 일부 굿즈는 입고되자마자 품절이 다반사라 한다. 그뿐만 아니라 해외에선 바티칸의 성베드로 대성당에 있는, 한국인 최초 가톨릭 사제이자 순교자인 김대건 신부 석상의 두루마기와 갓을 쓴 모습이 영화의 ‘사자 보이즈’와 똑같다는 SNS 공유에 이를 보러 팬들이 바티칸에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들의 ‘팬덤’은 이제 단지 보고 듣고 체험하는 단순 문화 소비자의 단계를 넘고 있다. K-POP을 필두로 K-드라마와 K-무비에다 K-관광, K-푸드, K-뷰티 등으로 ‘한류’의 전방위 확산 추세에는 이 ‘한류 팬’들이 느끼고 심취하다 못해 아예 이 땅에 머물고 공부해 가며 K-콘텐츠의 참여자이자 보급자로 나선 영향도 적지 않음이라 따라서 이들과 같이 세계의 한 주류 문화로 ‘한류‘를 자리 잡게 해야 한다.

한 분야 성과 결과가 다른 분야의 성과 동력으로 작용하는 상호성과 복합성이 강한 K-컬쳐는 ‘강남스타일’을 떼창을 하던, 수천 킬로를 달려 K-POP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찾아 응원 봉을 흔들고 율동과 한국어 떼창을 하던, ‘기생충’과 ‘오징어게임’에 몰입을 한, ‘소년이 온다’를 경이롭게 본, 그리고 다시 ‘케데헌’에 열광 중인, 엊그제부턴 ‘어쩔 수가 없다’에 경탄을 금치 못하는 그 세계인들로 인해 이제 지구인 모두의 참여형 콘텐츠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

1948년의 김구 선생 꿈인 ‘나의 소원’이 이 2025년도에 비로소 K-컬쳐로 개화 중이다. 선생은 백범일지에서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이제 대한민국은 문화보국(文化保國:문화로 나라를 보위)을 추구하는 21세기형 소프트파워 선도 국가로 가야 하며 이미 그 길에 접어들었다.

박무 전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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