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 연속 2교대제' 하청업체는 그림의 떡
  • 입력날짜 2012-12-06 08:18:20 | 수정날짜 2012-12-06 10: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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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만의 근무형태 변경, 대기업 하청업체 노동자들 '전전긍긍'
기아차와 현대차 노사 합의에 따라 내년 3월부터 실시예정인 '주간연속 2교대제' 이 같은 근무형태에 대해 두 자동차조립회사의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어떻게 받아 들이고 있을까? 또한 원청 노조와 하청노조, 하청노조도 1차 벤더와 2차 벤더, 심지어 3차 벤더까지... 노동자들을 위한 지원의 범위는 어디까지 일까.
금속노련의 기자회견 모습. ©조응태
금속노련의 기자회견 모습. ©조응태
 

새롭게 바뀌는 근무형태에 하청업체들은 '전전긍긍'

원청노조는 대부분 대기업이고 하청노조 특히 2,3차는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중소기업이다.
원청노조는 노동시간 단축 등 복지를 원하고 하청노조는 노동시간 단축을 오히려 두려워 하기도 한다. 바로 임금이 삭감될까 봐서다.

눈물겨운 최일선 노동의 현장에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한 회사는 최근 주야 2교대제를 주간연속 2교대제로 변경하기로 하고, 노사가 참여하는 TF팀을 구성했다. A사는 만도와 현대모비스에 납품하는 2차 벤더로 직원 300명 규모의 중견사업장이다.

그나마 3차 벤더에 비하면 나은 편이다. 하지만 교대제를 개편하려면 생산설비를 늘려야 하고, 신규인력도 채용해야 한다. 그러나 그 회사의 가동률과 노동강도는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는 상황이다. 현재 인력과 설비로는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이 어렵다.

공장을 새로 지을 부지와 인건비 부담은 누군가가 지원해주지 않으면 어렵다.

금속노련(위원장 김만재)는 4일 서울 구로동 연맹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력 대선후보와 각 정당이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약했지만 현재 정부 지원은 미미하고 기업의 재정능력도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연맹은 "임금감소에 대한 우려가 큰 일부 노동자들은 오히려 노동시간 단축에 반대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정부의 지원이 절박하다"고 호소했다.

4일 금속노련에 따르면 내년 3월 현대·기아자동차의 주간연속 2교대제 실시를 앞두고 자동차 부품사 노사가 교대제 개편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별 진전이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연맹은 "노동시간 단축과 교대제 개편에 대한 정부 지원의 다각화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연맹에는 현대모비스 등 160여개 자동차 부품사노조들이 소속돼 있다. 1차 벤더보다는 2~3차 벤더 비중이 높다. 규모가 영세하다 보니 교대제 개편이 임금 축소로 이어질까 오히려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

연맹이 최근 46개 자동차 부품사노조를 상대로 실시한 노동시간과 교대제 개편논의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근무형태(교대제) 변경을 요구한 적이 있거나,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한 사업장이 절반(23곳)이나 됐다.

10곳 중 7곳에서 "교대제 개편을 위한 노사 간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 완성차가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에 들어갈 경우 임금(45.7%)·물량변화(32.6%)·근무형태(15.2%) 순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김만재 위원장은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려면 정부가 재정지원 방안을 다각화하고 지원금과 지원기간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완성차도 불공정 거래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현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경우 현장에서는 근로자들이 하루 20시간을 주, 야간으로 교대 근무하고 있는 중이다. 오전 8시 출근하는 주간근무조는 2시간 잔업을 포함해 오후 7시까지 근무한 뒤 퇴근하고, 야간근무조는 오후 9시 출근해 다음날 오전 6시 퇴근을 하는 것. 주야 2교대의 근무형태다. 이와 반해, 주간연속 2교대제는 1조는 오전 6시 40분에 출근해 오후 3시20분까지 일하고, 2조는 오후 3시20분에 출근해 다음날 1시10분에 퇴근하는 근무형태다.

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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