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깎는 기계로 싹싹 마술을 부려 정리하는...”
박성희 둥근마음어린이집 원장이 박상철 여의도복지관 관장의 릴레이추천으로 KBS별관 앞 앙카라공원에서 7년간 근무하며 어린이집과 공원 사이 길에 난 풀을 제거해 주신 이민수 반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저는 공원이 옆에 있는 어린이집에 근무합니다. 어린이집과 공원 사이에는 30걸음 정도의 예쁜 길이 있습니다. 봄에는 파릇파릇 싹들이 올라와 마치 작은 오솔길 같은 운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운치도 잠시뿐, 곧 생명력 강한 풀들이 빠른 속도를 그 자리를 메워 아이들이 공원으로 나갈 때 다리에 풀들이 쓸릴까 봐 걱정이 앞섭니다. 그래서 매일 풀들을 뜯고, 뽑고, 잘라내지만, 풀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제자리를 차지합니다. 아마도 건물이 지어지기 전에는 공원이었던 자리로 땅속에는 원래 주인이었던 풀들이 가득했던 것 같습니다. 어느 날 아침! 저는 그 길이 너무나 말끔해진 놀라운 광경을 맞이했습니다. 풀들은 모두 짧게 정리되었고 디딤돌만 단정하게 줄을 지어 반겨주는 멋진 길이 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여기저기 수소문했지만, 그 주인공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일요일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던 중 왱~~~하는 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공원을 관리하는 반장님이 풀 깎는 기계로 싹싹 마술을 부려 정리하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어머! 오늘 왜? 근무 안 하시는 날이지 않아요?, “아니 뭐~ 잠깐이면 하니까 그냥 한 거예요. 신경 쓰지 마세요” 저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자신의 귀한 휴식 시간을 써가며 아이들의 길을 지켜주고 계셨던 것이었습니다. 저는 고마운 마음을 간식으로나마 표현하려고 애썼지만, 반장님은 “괜찮다. 그러면 부담스러우니 그러지 말라고 손을 내저으시며, “손으로 뽑는 것은 힘들어요. 우린 기계가 있으니까”라고 시크하게 한 말씀 하시고는 별일 아니라는 듯 자리를 뜨셨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마술은 가끔 계속되었습니다. 지금은 신길공원에서 근무하시는 이민수 반장님 고맙습니다!. 저는 늘 그 길을 오가며 반장님을 생각합니다. 저도 반장님처럼 살아가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2025년 8월 26일 둥근마음어린이집 원장 박성희 드림
박성희 둥근어린이집 원장 |
포토뉴스
HOT 많이 본 뉴스
칼럼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