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 2회 수능제도 성공하려면 학년제도 개선이 먼저다!
  • 입력날짜 2018-01-04 12: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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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이타령이 되지 않고 성공적인 교육 개혁의 시발점 돼야!
송 봉헌-한국전뇌사고연구소장, 온머리교육시스템창안자
송 봉헌-한국전뇌사고연구소장, 온머리교육시스템창안자
1994년 대입수능이 1993년 1차 8월 20일, 2차 11월 16일에 연 2회 치러진 후 한참 동안 말이 없다가 근래에 와서 ‘연2회 수능’이라는 말이 각설이 타령처럼 들리더니 지난 15일 관계 장관이 연 2회 수능을 화두로 꺼내 들었다. 주요지는 연 2회 이상 수능을 치르면 포항지진의 경우처럼 천재지변이 있어도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고 수험생들의 시행착오로 인한 억울함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일별하면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좀 더 생각해보면 연 2회 이상 수능을 실시하는 의의가 옹색하게 와 닿는다. 포항지진 같은 천재지변을 염두에 두고 제도를 개선해 보고자 하는 발상은 불완전한 인간의 능력으로서는 한계 밖에 있는 일이고 천재지변은 항상 있는 일이 아니니까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대처해 나가도 행정상의 불편함은 있겠지만 국가정책을 바꿔야 할 만큼 대의가 있는 문제는 아니다.

또 단 한 번으로 판가름 나는 연 1회 수능으로 수험생의 시행착오나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서 파생되는 피해를 고려하여 연 2회 수능을 주장한다면 이 또한 신처럼 불안전한 인간에게 자비를 베풀겠다는 오만한 발상으로 여겨진다. 그런 경우를 당하게 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 수험생 몫이고 그로 인하여 그 수험생의 인생에서 오히려 반전의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한 쪽문이 닫히면 다른 쪽문이 열리는 것이 인간세계의 삶의 보편적인 패턴이기 때문이다.

현행 대학교육시스템의 문제점

연 2회 수능문제 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점은 현행 대학교육시스템이 안고 있는 문제점이다. 눈에 띄지 않은데 무슨 문제점이 있느냐고 강변이 있을 수도 있지만, 문제점이 한둘이 아니다. 우선 떠오르는 것은 대학으로서 갖춰야 할 학풍의 퇴영이다.

다시 말하면 대학이 대학답지 못하다는 점이다. 마치 고등학교 과정을 연장해 놓은 것처럼 학업현장이 진지함이 없이 너무 단순하고 가볍다. 최고학부로서 또 학문의 전당으로서의 무게감과 깊이도 넓이도 없다.

향후 자신의 삶을 관조하며 폭넓고 다양하게 깊이 있는 교양과 전문지식을 갖추려는 노력보다는 해리포터 시리즈나 읽으면서 사회로 진출하는데 필요한 스펙을 쌓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행태는 대학입시에서 해방된 고등학교 졸업생들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정체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이라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우리 대학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해결해 나가려면 대학 본연의 존재 이유에 보다 충실하게 다가갈 수 있는 용기와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학교육과정에서 학년제를 없애자!

지난 11월 28일 칼럼(영등포시대)에서 5월 수능을 제안한 바가 있다. 그리고 5월 수능의 의의를 살리기 위해 9월 신 학기제 도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연 2회 수능제도가 실질적인 성공을 얻으려면 입학시즌과 1.2.3.4학년 등 학년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5월 수능을 9월 신학기와 연계하고, 11월 수능을 3월 신학기와 연계하되 학년제를 없애는 대신 교양과정, 기초 전공과정, 전공심화과정, 학위취득 종합시험과정 등으로 등급을 정하여 대학교육과정을 교양-전공중심으로 이수하게 하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시스템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실시하는 독학학위제가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대학에서 초·중등교육과정에서의 학년개념은 사라지고 특히 대학의 면학 분위기를 어지럽히는 선후배를 따지고 서열화하는 군대식 조직문화가 완화되면서 대학 특유의 자유롭고 풍요로운 선택과 집중의 면학 분위기가 형성되어 상아탑으로서의 본래 모습을 찾아가게 될 것이다.

대학은 전문직업인을 양성하는 곳이 아니다. 대학에서 배운 것은 취업한 일터에서 직접 활용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기업체에서는 신입사원들에게 직무와 관련된 업무교육을 장기간에 걸쳐 철저히 실행한다. 이 과정에서 대학에서 공부한 것들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그것보다는 대학에서 공부한 것들은 민주사회의 시민으로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바탕을 형성하는 핵심적 역할을 한다. 즉 고달픈 인생살이를 해 나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인생관, 가치관, 국가관 등을 구축해 나가는 원천이 된다는 것이다.

이제 대학을 보는 눈이 달라져야 한다. 대학을 영재로 입학하여 범재가 되어 나오는 붕어빵 공장이 아니라 자유로운 상상과 낭만 속에서 자기만의 선택과 집중을 통하여 개성과 창의성을 갖춘 인재로 성장하여 나오는 상아탑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연 2회 수능과 연계하여 3월, 9월 연 2회 입학제도를 도입하고 대학 4년 동안 무학년제를 실행하는 등 혁신적 결단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되어야 연 2회 수능이 이때다 싶으면 등장하는 각설이타령이 되지 않고 성공적인 교육 개혁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송 봉헌-한국전뇌사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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