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황 언제까지.... 한숨만 나옵니다
  • 입력날짜 2013-08-08 21:57:07 | 수정날짜 2013-08-09 10: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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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어물 가게도 인쇄소도 작년 보다 매출 1/3은 줄었다
건어물 특화거리로 잘 알려진 중부시장의 건어물 가게도, 충무로 위치한 인쇄소도 전년도에 비해 매출이 1/3이 줄었다는 공통된 답변이 돌아온다.

어려웠다는 작년에 비해 1/3이 더 줄었다는....

경기가 좋지 않다는데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는 어떨까. 중부시장과 충무로 인쇄소를 찾아가 반짝 인터뷰를 진행했다.

8월 8일 오전 10시쯤 찾은 중부시장, 조금 이른 시간이긴 하지만 손님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한산하다 못해 썰렁했다.

그래도 장사가 될 것 같은 중부시장 초입에 위치한 건어물 가게에 들려 신분을 밝히고 정중히 인터뷰를 요청했다.

건어물 가게 사장님의 답변은 “어려운 것 다 아는데.... 인터넷신문은 너무 빨리 퍼져서..... ”

인터뷰를 망설이는 사장님께 양해를 구한 후 점포에서 근무하는 박형곤(45세)씨를 인터뷰를 했다.

중부시장에 6년째 근무를 하고 있다는 박형곤 씨는 “불황, 불황 이런 불황은 처음인 것 같다.아이엠에프 때보다 더 어려운 것 같다”며 “정말 손님이 귀한 요즘이다”는 말로 체감경기를 전한다.

올해의 매출을 작년과 비교해 달라고 하자 "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1/3 정도는 줄었다. 어쩌다 가게에 손님이 와도 주머니를 쉽게 열지 않는다”며 “경기가 빨리 좋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한다'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자 “우리 같은 사람이 잘 알 수는 없지만 서민을 위한 정책을 많이 펼쳐서 어려운 사람들이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게 해주었으면 좋겠다”며 “대기업이나 부자들보다 서민과 소외계층을 먼저 생각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박형곤 씨는 “우리나라도 실업률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중소기업에는 외국인 노동자가 넘쳐난다. 정부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입국을 규제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도 위만 바라보지 말고 자기 능력에 맞는 일자리를 찾아 열심히 살았으면 좋겠다. 눈높이를 조금만 낮추면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우리나라 실업률도 좀 떨어지고 중소기업도 구인난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옆에서 인터뷰과정을 지켜보는 사장님께 한 말씀 해달라고 청하자 “내가 말해도 똑같은 말이다”며 자리를 뜬다.

박형곤 씨는 불황에 대처하는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알려달라고 하자 “불황에 대처하는 특별한 방법이 있겠나. 열심히 일하고 분수에 맞게 사는 것이다”며 성실성을 강조한다.

인터뷰 도중에 지나가는 사람들을 끊임없이 살핀다. 혹시나 손님이 가게에 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에 습관적으로 쳐다보게 된다고.

인천 부평구에서 출근한다는 형곤씨는 그래도 행복하다고 말한다. 경기도 안 좋고 어렵다면서 어디서 행복을 느끼느냐는 물음에 “매일 출근할 수 있는 직장이 있어서 행복하고, 넉넉하지는 않지만 매월 월급을 받아 어머니께 용돈을 드릴 수 있고 아이를 공부시킬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수입을 물었다니 당당하게 밝힌다.(공개에 동의 했지만 입장을 고려해 공개하지 않는다.) 한 달에 쓰는 용돈을 물었다. “15만원이면 족하다”고 말하는 얼굴은 정말 맑고 순수하게 느껴진다.
오전 11시 10분 충무로 인쇄소...

덩치 큰 인쇄기계가 혼자 돌고 있다. 인쇄물을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냥 돌고 있다. 공장에 쌓여있어야 할 인쇄 종이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인쇄소 대표를 찾았다. 잠시 자리를 비웠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본인 소개해 달라고 하자 고객들이 자기를 박가 성을 가진 공장장이라고 부른다며 머쓱하게 답한다.

일감은 좀 있느냐고 물으니 “보시다 시피 공장에 쌓인 종이가 없지 않느냐 그게 답이다”며 “하루 종일 일감을 기다리다 퇴근 하는 날도 있다”면서 한숨을 쉰다.

입사년도를 묻고 작년과 올해의 일량을 비교해서 말해 달라고 하자 이곳에서 근무한지는 3년이 조금 넘었으며 작년에도 일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올해는 거기서 또 1/3 이상이 줄었다. 불황, 불황 이런 불황은 처음인 것 같다. 한숨만 나온다“며 말끝을 흐린다.

사장님은 언제쯤 들어오는가를 물으니 “일이 많지 않으니 밖에서 일을 보는 것 같다며 들어오는 시간을 잘 모르겠다‘ 이제 그만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뜬다.

[편집자주]건어물 가게와 인쇄소의 인터뷰는 이렇게 끝이 났다. 재래시장의 상황과 경기를 가장 먼저타고 회복이 가장 느리다는 속설을 지닌 인쇄소를 동시에 인터뷰해 그 상황을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의도와는 다르게 심층 인터뷰가 이루어지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오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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