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등포구 늘푸름학교’ 만학도 졸업식 열려
  • 입력날짜 2023-02-14 10: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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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권 구청장 “교육하면 영등포, 미래교육재단 설립할 것”
▲2월 8일 영등포구구청 별관에서열린 늘푸름학교 졸업식 후 만학도들과 최호권 구청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영등포시대
▲2월 8일 영등포구구청 별관에서열린 늘푸름학교 졸업식 후 만학도들과 최호권 구청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영등포시대
김오덕 어르신 “그동안 배움에 대한 배고픔이 있었다”

“선생님이 하나하나 가르쳐 주는 학문을 하얀 백지 위에 하나하나 써 내려가며 배우는 기분은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부부가 함께 ‘영등포구 늘푸름학교’ 중등 과정을 졸업한 김오덕 어르신의 졸업 소감이다.

2월 8일 영등포구구청 별관에서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졸업생의 평균나이 70세, 2022학년도 ‘영등포구 늘푸름학교’ 만학도의 졸업식 이야기다.

영등포구가 운영하는 ‘영등포구 늘푸름학교’는 서울시 자치구 최초의 초‧중등 학력 인정 성인 문해교육 프로그램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 어르신들에게 제2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기관이다.

이날 열린 졸업식에는 초등과정 졸업자 23명, 중등과정 졸업자 17명 등 40명의 졸업생과 가족 등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대면으로 진행돼 그 의미를 더했다.

중등과정을 부부가 함께 졸업한 당산1동에 사는 김오덕(76세), 신강복(81세) 부부는 2월 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구동성으로 “그동안 배움에 대한 배고픔이 있었다”라며 “공부하면서 기쁨과 보람, 그리고 나이를 잊고 소녀로 돌아간 느낌이었다”라고 말했다.

김오덕 어르신은 “우리 부부의 건강이 허락하면 대학 진학을 함께 하고 싶다”라며 “늘푸름학교에서 공부뿐만 아니라 보석함, 복주머니 만들기 등도 함께 배워 집에서 손주들과 같이 만들어보는 재미도 쏠쏠했다”라고 말했다.

김오덕 어르신은 “영어 공부를 하면 손주들이 응원과 함께 놀림을 주기도 했지만, 그 역시 보람이다”라며 졸업식을 축하해 주기 위해 걸음을 해준 목사님과 주위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김오덕 어르신은 “영등포구청이 매월 발행하는 ‘영등포 소식’지를 보고 늘푸름학교을 알게 되었다”라고 덧붙였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이날 “제가 영등포 늘푸름학교 교장선생이기도 합니다”라고 운을 뗀 인사말에서 “고생 많으셨다. 앞으로도 이름 그대로 푸르름을 유지하시기를 바란다”라며 격려와 축하의 말을 전했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이어 “취임 이후 우리 영등포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고 나면 타 구로 이사 간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제가 제일 많이 신경 쓰는 부분이 교육이다”라며 “‘영등포 미래교육재단’을 만들 것이다”라고 밝혔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계속해서 “공교육 플러스알파를 위해 영등포 미래교육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다”라며 “2월 중 서울시교육청(조희연 교육감)과 과학교육 특별 구를 만들기 위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할 예정이다”라고 밝혀 미래 교육재단 설립 추진의 뜻을 거듭 밝혔다.

최호권 구청장은 끝으로 “앞으로는 영등포 하면 교육이라는 명성을 얻을 수 있도록 미래 교육재단을 통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하고 “이런 정책은 여러분(졸업생)의 배움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다”라며 정책 입안에 대한 공을 늘푸름학교 졸업생에게 돌렸다.

최호권 구청장은 “앞으로는 교육 때문에, 영등포를 떠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영등포구 늘푸름학교는 2013년 은빛생각교실로 처음 문을 연 이후, 2015년 전국 최초 지자체 직영 초등학력 문해교육 기관, 2018년 중등 학력 문해교육 기관으로 지정받았다. 2017년 제1회 초등 졸업생을 배출한 이래 매년 30여 명의 늦깎이 만학도를 배출하고 있다.

고령 학습자뿐만 아니라 결혼 이민자 등 19세 이상의 성인이면 누구나 입학할 수 있으며 교육과정은 초등과정과 중등 과정이 있다. 초등과정은 통합교과를 배우고 중등 과정은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5개 교과와 컴퓨터 등 선택교과를 배운다.

박강열/배옥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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