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조희연]“‘아침이 설레는 학교’, 함께 만들어주세요!”
  • 입력날짜 2018-08-29 10: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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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있어 좋은 신문, <영등포시대> 3주년 창간기념호 발간을 축하합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아침이 설레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약속으로 다시 교육감의 자리에 섰습니다. 함께 마음 모아 주신 시민들에게 <영등포시대>의 지면을 빌려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지역 주민의 삶과 애환, 생생한 숨소리를 담아내기 위해 애써온 <영등포시대>. 저는 이러한 지역신문이 더욱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은 앎과 삶이 일치할 수 있도록 나아가야 합니다. 이는 자기를 둘러싼 사람들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래서 <영등포시대>처럼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매체가 절실합니다. 서울교육의 수장으로써 부끄럽지만 우리는 아직도 과도한 경쟁교육체제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모든 교육과정이 입시로 총화되는 현 상황에서 앎과 삶이 일치하는 교육은 요원하기만 합니다.

2011년 학교폭력으로 한 학생이 사망하면서 학교폭력이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되었습니다. 그 때 각 교육청들에서 앞다투어 관련 대책 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모 중학교 학생이 그 토론회에 참여하여 한 말을 지금까지 잊을 수 없습니다.

그 학생이 ‘학교폭력의 원인은 과도한 경쟁교육과 가정의 해체에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옆에 짝꿍이 친구로 보이지 않고 게임의 아이템이나 경쟁자로만 보인다.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려면 내 옆의 짝꿍이 친구로 보일 수 있도록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라는 말을 하는데 머리를 세게 얻어맞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학생의 이야기에 응답해야 할 책무를 가지고, 조희연 2기에 들어섰습니다. 조희연 2기의 교육 키워드는 ‘미래, 책임, 안전, 평화, 혁신, 시민, 자치’입니다. 화해와 공존의 미래를 준비하며 따뜻하고 정의롭고 안전한 서울교육을 시민과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

조희연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마을이 함께 해주셔야 가능합니다. 앎과 삶이 일치하는 교육으로 나아가려면 삶터와 배움터가 어우러져야 합니다. 예전에는 마을이 곧 학교였고, 학교가 곧 마을이었습니다. 자연스레 앎과 삶이 일치하는 교육이 가능했습니다.

과도한 입시경쟁체제는 마을과 학교가 어우러지는 공동체를 파괴하였습니다. 교과서 안에 머무른 배움을 이제 삶의 현장인 마을로 이끌어 가야 합니다. <영등포시대>와 같은 지역신문들이 나서서 우리 학생들이 협력적 인성을 가진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장을 열어 주십시오.

한 특성화 고등학교에 방문했을 때 일입니다. 쉬는 시간이었는데 학생들이 조리실로 마구 뛰어가서 조리도구를 씻고 요리 재료를 다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쉬는 시간도 아껴서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교육감님! 나중에 제가 <냉장고를 부탁해>에 쉐프로 출연할테니 기대해 주세요”라고 외치는데, 듣는 저까지 설렜습니다. 학교가 늘 이렇게 설레는 공간이기를 그때부터 꿈꿔 왔습니다.

모두의 꿈을 키울 수 있는 ‘아침이 설레는 학교’, 서울 시민 여러분들께서 함께 만들어주십시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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