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추천 인터뷰② 학원이 중요하지 않았던 문래중 졸업생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학생으로 우뚝 서다!
  • 입력날짜 2015-09-03 11:29:06 | 수정날짜 2015-09-04 07: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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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1학년
내신보다 자신 위한 공부에 시간 쏟는 것 필요
문래중학교를 졸업하고 올해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에 당당히 합격한 김보경 양 그만의 공부비법에 대해 털어놨다. ⓒ영등포시대
문래중학교를 졸업하고 올해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에 당당히 합격한 김보경 양 그만의 공부비법에 대해 털어놨다. ⓒ영등포시대
서울 영등포에서 태어나 영문초등학교와 문래중학교를 졸업하고 영재학교인 대구과학고등학교에 입학한 김보경 양은 부정적인 말을 사용하지 않는 부모 밑에서 살아온 상상력이 풍부한 20살의 청춘이다.

공대를 졸업한 아버지와 교육에 관심이 많고 세상 정보에 밝은 어머니 밑에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즐겨 읽으며 그림을 잘 그리고 까투리 타령을 또래 친구들과 외할아버지에게 불러주었던 아이가 대구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학생으로 다시 영등포구로 돌아왔다.

연예인을 시키고 싶어 했던 가족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민요와 흘러간 노래를 깜찍한 몸짓과 함께 소화해 내는 보경이를 지켜보면서 공부도 좋지만, 연예인으로 활동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인터뷰에 앞서 어릴 적 보경이에 대해 궁금해하자 동석한 보경 양 어머니가 들려준 말이다.

“(소심한) 내성적인 성격으로 또래 아이나 어르신들 앞에서 나이에 맞지 않게 흘러간 노래를 간드러지게 부르던 보경이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이해가 잘 안 된다.”라는 보경 양의 어머니는 “그러나 우리 보경이는 무엇을 해도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그때부터 했다.”라는 말로 보경이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였다.

“노래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상상하기를 좋아하며 동네 새마을문고에서 정기적으로 열렸던 독후감 대회에 참가해 상을 받아오던 아이, 반딧불 작은 도서관과 문래 새마을문고를 놀이터와 쉼터로 여기며 이용한 아이”로 보경 양의 초등학교 시절을 정리해준 어머니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읽던 보경이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던 해부터 수학과 과학 분야에 대한 책을 더 가까이했고 이것이 이후 진로에 좋은 영향을 주었다.”라며 어린 시절 아이들에게 긍정적 의식과 독서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보경이의 초등학교 시절이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완벽하다. 이것이 사실이라도 독자들에게 시기를 받게 된다. 잘못했던 것 한 가지만이라도 이실직고하고 가자는 말에 “한 번은 놀러나 간 아이가 밤늦도록 들어오지 않아 걱정한 적이 있었다.”라고 말해 인터뷰 현장에 웃음을 주었다.

초등학교 영재교육원 합격으로 진로가 바뀐 보경이
연예인을 해도 잘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가족들은 보경이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던 해에 초등학교 교육청 영재원에 합격한 것을 계기로 진로를 연예인에서 공부로 결정하고 정보를 수집해 아이의 미래를 설계했다. (보경 양 어머니)

영등포구 문래중학교에 입학한 보경이는 3년 내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그렇다면 “학원에 다니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보경 양은 어떤 공부 방식으로 3년 내내 전교 1등을 할 수 있었으며 영재학교인 대구과학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에 입학하게 되었을까?
김보경 양과의 인터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해 그만의 공부 방식과 공부에 대한 개념, 영재로서 자신의 관리 방법을 들여다봤다.

지난 8월 21일 문래동 한 커피숍에서 진행된 문래중학교 출신 김보경 양과의 1차 인터뷰는 어머니 권영란(45세) 씨가 동석했으며 최종 인터뷰는 8월 29일 오전 휴대전화 메신저를 통해 이루어졌다.

▶영등포시대 :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교육 방법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보경 양 어머니 :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이것은 하지 말라, 하면 안 된다는 말을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요즘 대학생이 된 보경이에게 방 좀 치우고 공부하라고 잔소리를 한다.” (웃음)

▶영등포시대 : 보경 양이 생각하는 공부란 무엇인가?
김보경 : 공부라는 것은 꼭 앉아서 쓰는 것이 아니라 미술이든 음악이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과정이 공부라고 생각한다.

▶영등포시대: 학원을 많이 다니지 않았고, 지금도 학원에 다니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어떤 의미인가?
김보경 : 온종일 학원에 있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친구들을 많이 봤다. 학원이 선행학습 등에 도움을 주는 것은 맞지만, 자신의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저는 선생님께 설명을 듣는 것보다 혼자 읽어보는 것이 습득이 더 빠를 때도 있고 효과가 더 크다.

▶영등포시대 : “공부는 타고난 재능이다.”라는 어머니의 말에 다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보경 양이 공부를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김보경 : 약간은 타고나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공부를 잘할 수 있는 것은 좋은 머리를 타고나서가 아니라 자신의 목표의식의 문제라고 본다. 공부의 뜻을 세운 뒤 목표의식을 가지고 노력하니까 성적이 오르고 중학교 3년 내내 그 성적이 유지됐다.

▶영등포시대 : 너무 모범적인 대답이다. 시간 관리에 대해 실례를 들어 달라.
김보경 : 중학교 때까지는 수업시간과 수업시간 사이의 쉬는 시간 등 자투리 시간을 잘 이용했다.

▶영등포시대 : 일반적으로 중학생이 시간 관리를 스스로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부모님의 영향인가 독서를 통해 얻은 비결인가?
김보경 : 독서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 중학교 때는 공부량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가능했던 것 같다.

▶영등포시대 : 옆에 계신 어머니가 서운해하시겠다. (웃음) 고등학교 입학 후 달라진 것은?
김보경 :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넘어갈 때 공부량이 늘어났는데 중학교 때의 방식으로는 적응이 잘 안 되고 경쟁에서도 뒤처져 힘들었다. 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면서 극복할 수 있었다.

▶영등포시대 : 어떻게 극복했나?
김보경 : 공부에도 법칙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정표를 이용해 공부가 잘되는 시간과 잘 안 되는 시간 등을 관리 배치해 공부했다. (그렇게 극복했다.)

▶영등포시대 : 보경 양이 생각하는 공부의 법칙은 무엇인가?
김보경 : 거듭 말하지만, 평소에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과 시간 관리를 잘하는 것이다.

▶영등포시대 : 고등학교 다니는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조언해준다면?
김보경 : 내신은 시험을 한번 보면 끝나는 일인데 한 학기 내내 내신을 위해 사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내신 준비할 시간을 최대한 적게 쓰고 자신을 위한 공부를 위해 시간을 쓰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영등포시대 : 자기 자신을 위한 공부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김보경 : 상위학교에 가기 위한 예비 공부와 진로를 더 빨리 찾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 읽기 등이다.

▶영등포시대 : 보경 양이 읽었던 책 중 후배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 있다면?
김보경 : 어떤 꿈을 꾸느냐에 따라 선택이 다를 수 있다고 본다. 저 같은 경우는 중학교 2학년 때 ‘새로운 미래가 온다’, 고1 때 ‘빅데이터 혁명’, 고3 때 도덕적인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등의 책을 읽고 내가 하는 생각이 객관적으로 옳은 방향인지 확인하는 습관을 기르고 올바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영등포시대 : 중학교 때 ‘새로운 미래가 온다’를 읽고 느낀 점은?
김보경 : 하이콘셉트, 하이터치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대두하는 미래 인재의 6가지 조건을 제시하여 갖추어야 할 역량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또한, 화이트칼라 직업 층의 한계점을 이해하고 미래사회의 주역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지식만이 아닌 창의성과 응용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영등포시대 : 보경 양은 진로(산업공학)를 언제 결정했나?
김보경 : 고교 1학년 때 산업공학으로 진로를 결정한 후 산업공학과 관련이 많고 사회적으로 관심과 주목을 받는 데이터 마이닝과 관련된 활동으로 경험을 많이 쌓았다. 그리고 대학에서 주관하는 산업공학 캠프나 데이터 마이닝 캠프에 참가했으며, 학교에서 수행했던 현장연구의 주제도 ‘데이터 마이닝의 소개와 응용’으로 정하여 보고서를 썼다.

▶영등포시대: 보경 양은 대구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에 입학하면서 영등포도 다시 돌아왔다. 영등포구의 교육 환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보경 : 교육 환경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스스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고 본다. 다만 영등포구 학생들이 학원을 목동 등 외지로 다니는 것에 대해서는 자치단체나 교육 관계자들의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영등포시대 : 대학 졸업 후 진로는?
김보경 : 전공을 살려 깊이 있는 연구를 위해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다. 요즘 심리학 개론을 공부하고 있는데 심리학과 연결해 인지공학 쪽으로 공부를 더 하고 싶다.

▶영등포시대 : 끝으로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을 꼽는다면?
김보경 : 여행을 떠나고 싶다. 엄마에게도 권하고 싶고.

영등포시대 :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준 데 대해 두 분께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보경 : 공부의 가장 큰 가치는 자유라고 생각한다. 산다는 것은 곧 자신의 자유를 지켜나가는 것이다. 자유를 추구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는 것이 자유다. 가장 바라는 삶은 극한의 자유다. 저는 그걸 바라고 있다.

웃음기 먹은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한 보경 양은 인터뷰 도중 동석한 어머니와 이견이 생길 때는 자신의 표현을 단호하게, 어릴 적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때는 천진난만한 웃음으로 자신을 들여다봤다.
“공부라는 것은 결국 참는 것이다.”라고 정의한 보경 양은 쾌감 원리만을 따른다는 이드[id]을 인용하며 “본능을 억누르고 하고 싶은 것을 참는 과정이 모두 공부다.”라는 자신만의 공부철학을 강조했다

김보경 양과의 인터뷰는 류성주 전 문래 새마을문고 회장의 추천으로 이루어졌다.
박강열 기자

박강열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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