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등포를 으뜸 “교육 행복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2)
  • 입력날짜 2019-02-26 14:45:05
    • 기사보내기 
김형태 교육을바꾸는새힘 대표(전 영등포시대 대표)
김형태 교육을바꾸는새힘 대표(전 영등포시대 대표)
광명시는 왜 <학교도서관 지원사업> 하고, 도봉구는 왜 <방과후학교> 운영할까?

지난 호에서 ‘교육 때문에 떠나가는 주민들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애쓰는 모범사례로 경기도 시흥시를 들었다. 그중에서도 <행복교육지원센터>와 <별빛 도서관 운영> 등이 주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학교도서관을 활성화하고 있는 우수사례 하나만 더 든다면, 경기도 광명시의 <해님 달님사서 지원사업>이다. 광명시는 희망하는 모든 초ㆍ중ㆍ고교 도서실에 전문사서를 배치하는 ‘해님 달님사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님사서는 일과시간인 오전 7∼8시부터 오후 2∼3시까지, 달님사서는 방과 후인 오후 2∼3시부터 오후 6∼8시까지 근무하며 학생들의 독서 지도 등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사서 둘 중 1명의 인건비를 광명시가 지원함)

영등포구 등 다른 지자체에서도 마을마다 ‘작은 도서관’을 새로 만들려면 예산도 많이 들고 예산 대비 효과도 적다. 그러나 학교도서관을 활용하면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적은 비용으로도 큰 효과를 낼 수 있고, 무엇보다 학교는 섬이 아니고, 학교와 마을이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무엇보다 동네 주민들도 학교도서관을 활용할 수 있어 좋다. 엄마∙아빠가 아이와 함께 도서관을 이용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한 걸음 더 나아가 학교도서관을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개방하게 하면 더 큰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해님 달님사서 지원사업’ 등 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붙잡기 위한 광명시의 노력
참고로 광명시에서는 이밖에도 마음 열기 상담실 운영, 에듀 케어 사랑방 운영, 우리 함께 가르쳐요(수업보조교사 지원), 학생 진학 진로상담, 논술 네트워크, 행복한 도서관과 학교도서관 온 매트 사업, 생태 학교 운영, 학생 교과학습 동아리 지원, 향기 나는 문화·예술사업, 키즈 클래식 음악, 자기주도학습 지원센터, 행정 코디네이터 지원, 초·중·고를 잇는 혁신학교 벨트화 사업 등을 하고 있다고 한다.

도봉구는 그동안 학교에서 운영을 맡아온 <방과후학교>를 전국 최초로 지자체인 도봉구청이 직접 운영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사실 방과후학교는 많은 일선 학교에서 정규 교육과정을 위협하는 커다란 고민거리였다. 이미 학교와 교사는 업무 과부하 상태이며 이를 제대로 감당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이런 문제점을 파악한 도봉구는 어린이·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배움이 더이상 학교만의 책임일 수는 없다며, 지역의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이 학생들의 온전한 배움과 성장을 위해 제공되도록 힘쓰고 있다. 필요에 따라 서울시교육청, 서울시, 그리고 구청이 서로 협력하여 어린이와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배움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참고로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3개 자치구(강남, 송파, 중랑)를 제외한 나머지 22개 자치구가 혁신 교육지구로 운영되고 있다. 혁신 교육지구 예산은 기존 지자체 예산 중 학교에 지원되던 교육경비보조금과는 별도의 예산으로 책정되어 정책이 추진된다. 교육전문가들은 “혁신 교육지구는 일시적인 사업이 아니라 서울 전역에 일반화된 사업이기에, 지자체 기본사업이라는 보편적 성격을 갖는 것으로 인식해야 하고, 혁신 교육지구 정책의 안전성과 지속성을 위해서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혁신 교육지구가 실시되고 있는 지역에서는 광역이나 기초자치 단체 차원에서 조례가 제정되기 시작했다. 현재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 노원, 성북 등 서울시 기초자치단체에서 시작하여 다른 자치구로 혁신 교육지구 관련 조례 제정이 확산하고 있다. 영등포구 등 다른 지자체에서도 속히 조례를 제정하면 좋겠다. 이는 기초단체 차원에서 법적 근거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다. 따라서 한층 더 안정성을 확보하려면 국회에서 <혁신 교육지구지원법>, 또는 <마을방과후활동지원법>이 제정하면 더욱더 좋을 것이다.

도봉구는 왜 ‘혁신 교육지구’를 추진했을까?
그럼 도봉구가 혁신 교육지구를 추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주민들의 낮은 공교육 만족도, 지난 12년간 도봉구의 인구 약 4만명 정도 감소, 다양한 문화시설의 부재, 2014년 이동진 구청장 당선 후, 아이들 교육과 문화 때문에 주민들이 도봉구를 떠나고 있음을 확인함. 등등’ 이러한 이유로 위기 탈출을 위해 “마을이 학교다”를 선언하며 혁신 교육지구를 추진했다고 한다.

도봉구에서는 혁신 교육지구 추진 ‘민관학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시민단체, 교사, 청소년기관, 학부모, 구청 공무원 등 12명이 중심이 되어 6개월 정도 운영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학교-마을 연계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에 학교가 맡아온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을 직접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교육청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시작했고, 2017년 5개 학교에서 2018년에는 23개교로 확대했다고 한다.

학교는 수업, 마을은 방과후학교에 집중하는 역할 분담을 한 것이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혁신활동가 양성 통해, <주민설계 마을학교>와 <거점 마을학교> 등이 104개에 이른다고 한다.(참고로 유럽의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등의 국가들은 지자체가 학교 및 방과후학교를 운영하고 있음. 특히 스웨덴의 레저타임센터(Leisure-time center)는 대표적인 사례임) 도봉구는 그밖에도 도봉마을교사(문예체, 창체, 협력교사) 지원사업, 학부모 네트워크 지원사업 등도 하고 있는데,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영등포구 등 으뜸 “교육 행복 도시”를 꿈꾸는 지자체들은,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서울 구로구, 금천구, 경기 시흥시, 광명시, 서울 도봉구처럼 우선 ‘교육 혁신과 교육 발전(교육 우선 정책)’에 대한 구청장의 확실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교육전문가를 ‘교육 특별보좌관, 또는 교육자문관’으로 모셔 ‘영등포교육지원센터’ 설립, 교육지원센터가 중심이 되어 영등포구 교육 혁신과 발전을 꾀해야 한다.(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영등포구도 채현일 구청장 취임 후 발 빠르게 노력하고 있다고 함)

또한, 한시적으로 TF팀을 구성하여 ‘영등포구 교육문제 진단 및 해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다른 지자체의 성공·모범 사례를 수집하고 연구하여, 영등포구에 맞는 구체적인 계획과 전략을 수립하면 좋을 것이다. 구청 홈페이지에 ‘교육청원 마당’ 만들어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이런 절차를 밟아 구체적인 예산 책정 및 청사진 발표한 후, 바로 계획대로 시행에 들어가는 것이다. 참고로 동행할 ‘교육시민단체’도 필요해 보인다. 불명예스럽게도 현재 영등포구에는 크게 활동하는 교육시민단체가 없다. 아울러 <혁신학교 확대> 및 앞에서 언급한 <방과후 학교>운영 및 <학교도서관 지원사업> 등을 우선으로 시행하면 좋을 듯하고, 영등포구 대림동 중심으로 <다문화 교육지구> 지정해 다문화 이해 및 세계 시민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필요성도 있다.(필자가 교육의원 시절 다문화 관련 조례 제정한 바 있음) 영등포구의 소중한 자산인 당산동 하자 센터를 교육청·시청과 협의하여 <공교육 대안학교>로 새롭게 자리매김하도록 하는 일도 필요해 보인다.

이렇게 차례차례, 차근차근, 차곡차곡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노력을 해내 간다면 분명 영등포도 주민들이 교육 때문에 떠나가는 지역에서 교육 덕분에 살고 싶어 이사 오는 마을로 거듭날 것이고, 저절로 으뜸 “교육행복도시”라 불릴 것이다.

[칼럼- 김형태] 교육을바꾸는새힘 대표(전 영등포시대 대표)
<저작권자 ⓒ 영등포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