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 자사고‧외고‧국제고 존치
  • 입력날짜 2023-06-27 13:37:54 | 수정날짜 2023-06-27 14: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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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경쟁력 vs 사교육 수요 더욱 자극
교육부가 ‘공교육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이 우려를 표명하고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대립 구도가 형성돼 관심을 끌고 있다.

교육부(장관 이주호)는 디지털대 전환, 초저출산 등 급격한 사회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모든 학생 한 명 한 명을 미래 사회의 인재로 키우는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을 6월 21일 발표했다. ‘2002년 공교육 진단과 내실화 대책’ 이후 제시된 ‘공교육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이다.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2025년부터 일반고로 일괄 전환 예정이던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존치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또 공교육 안에서 지역별 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교육을 혁신할 수 있도록 ‘자율형 공립고 2.0’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조희연 교육감)은 6월 21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2025년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절대평가가 적용되는 상황과 맞물려 이들 학교에 대한 쏠림 현상과 고입 입시를 위한 사교육 수요를 더욱 자극할 우려가 있다”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코로나19 이후 급변하는 세상에 맞추어 새롭게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고 공교육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수립하겠다는 정부의 큰 정책 방향에는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다만 이번 방안이 대책으로 가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사교육 수요를 강하게 자극하는 자사고·외고·국제고 존치와 같이 ‘사교육 경감, 공교육 회복’이라는 정부 정책 기조에 오히려 역행하는 세부 방안도 포함되어 있어 그 의문에 대한 무게감은 더한다.

교육부와 통계청의 2022년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자사고를 희망하는 중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일반고를 희망하는 중학생의 1.7배였다.

서울시교육청은 “2025년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절대평가가 적용돼 학교별 내신 유불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는 상황에서 자사고 진학을 위한 사교육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어 “다양화를 명분으로 내세운 자사고 존치 결정은 현 정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과 모순된 정책으로 고교서열화로 인한 일반고의 황폐화 등 공교육의 경쟁력을 오히려 약화할 우려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초3과 중1 이외 학년에 대한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 평가를 확대하고 평가 결과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서도 “본래 의도, 목적과 달리 학교 간 서열화, 낙인 등의 부작용 우려가 있어, 결과 공유 방식과 내용 등에 대해서는 추후 교육청과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 평가’ 결과 정보가 제공되면 과거 일제고사 전면 시행으로 유발되었던 갖가지 부작용이 재연될 소지가 크다”라며 “전체 학생 참여 여부를 시도교육감이 결정하도록 했으나 참여 여부에 따라 시도교육청 평가 및 학습지원 담당 교원 배정에 반영하겠다는 내용은 사실상 평가를 강제한다는 부정적 시각을 갖기에 충분하다”라고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발표한 방안을 그대로 시행하면 기초학력을 진단하고 지원한다는 본래 목적을 상실한 채 심각한 부작용이 양산될 수도 있다”라며 “학교 현장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각 시도교육청과 긴밀히 논의하면서, 세심하게 추진해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학교 교육 정상화를 최우선에 두고 공교육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피부에 와 닿는 대책을 만들기 위해 지금이라도 시도교육청과 함께, 학교 현장과 함께 긴밀히 대책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임태희)은 6월 22일 교육부 발표한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에 대한 경기도 교육감 입장문에서 “모든 학생을 미래 사회의 인재로 키우는 공교육 혁신을 골자로 한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에 대하여 적극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은 “다양성과 자율성에 기반한 국가와 교육청 그리고 학교의 책임교육과 학생 맞춤교육 실현이라는 목표에 공감한다”라며 ▲“‘모두’의 수월성(秀越性)을 제고할 수 있고 ▲학생의 ‘균형’ 잡힌 성장의 토대가 되며 ▲교육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의미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은 “전국 학생의 28.1% 달하는 1,649,549명 아이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다”라며 “정부의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이 경기교육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박강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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