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양 故유한숙 어르신 사인왜곡 사실 확인
  • 입력날짜 2014-05-09 08:5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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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와 故 유한숙, 유한숙의 딸의 대화 최초 공개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국회의원과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는 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남경찰청장은 故유한숙 어르신 사인왜곡을 즉시 바로잡고 유족들에게 사과 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부산시 서구 아미동 소재 부산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이루어진 형사와 故 유한숙, 유한숙의 딸의 대화 내용이 최초로 공개됐다.

부산대학교 응급실에서 이루어진 대화 내용의 일부를 옮긴다.
음독자살과 관련하여....

■ 유한숙의 딸 : 왜 그러셨는지를 얘기를 좀 해보세요.
■ 故 유한숙 : 송전탑 때문에 그래
■ 형사 : 예?
■ 형사 : 예?
■ 故 유한숙 : 송전탑 때문에
■ 형사 : 예
■ 故 유한숙 : 니네 그게 송전탑 때문에 내가 돼지도 못 먹이고, 하나 옮기면 되는데.
■ 형사 : 예
■ 형사 : 큰 아드님 말씀 들으니까 오늘 뭐 싸우시다가 이래 얘기 하시더만은예.

녹취록을 분석해보면 고인은 송전탑 때문에 음독 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반면 형사는 끊임없이 개인사정으로 인한 음독자살 시도로 몰고 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기자회견 전문]

경남경찰청장은 故유한숙 어르신 사인왜곡을
즉시 바로잡고 유족들에게 사과하라!

상동면 고정마을 故유한숙 어르신이 돌아가신지 오늘로서 153일 째이다. 고인은 5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아직 장례조차 치르지 못한 채로 여전히 냉동고에 안치되어 있다. 이 고통스럽고 긴긴 시간동안 유족들은 고인의 사인이 왜곡되었으므로 이를 바로 잡아달라고 대통령에게, 장관에게, 경찰에 호소해 왔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시종일관 고인의 죽음을‘개인사’로 치부해버렸다. 박근혜 정부는 무능과 불통은 고사하고 고인의 죽음까지 덮으려고 하는, 참으로 잔인한 정부가 아닐 수 없다.

故유한숙 어르신이 생전에 말씀하신 것은 단 한가지였다. 송전탑 때문에 양돈업이 잘 안되고 축사이전도 안되니 송전탑 경과지를 옮겨달라는 요구가 바로 그것이었다. 음독을 하고도 죽음 직전까지 거듭해서 이 말씀을 남기셨다. 하지만 밀양경찰서는 이 진술을 직접 녹음까지 해놓고서는 정작 수사결과는 송전탑 때문만이 아닌 ‘복합적 원인’이라고 발표했다. 밀양서에서 스스로 보도자료에 적시해놓은 대로‘(고인의 죽음이) 지역안정의 저해가 될 것’을 우려한 경찰이 고인의 사망원인을 의도적으로 축소·왜곡하였다.

경남경찰청이 밀양의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축소·왜곡 발표를 한 것은 비단 유한숙 어르신 사건만이 아니었다. 2012년 1월 분신하신 故이치우 어르신의 경우 당초 수사결과는“부주의에 의한 실화”로 발표되었다가 후에 밀양서장이 직접 “분신자살”로 정정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 또한 2013년 12월 음독하신 권○○씨의 경우 주변에 약봉지가 널려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에게 “약봉지를 발견치 못했다”라고 허위사실을 유포, 응급환자를 장시간 방치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는 도대체 무엇이 무서워서 밀양주민들의 슬픔을 반복적으로 덮어버리는가. 아직 숨이 붙어 있는 국민들을 왜 고립시키며 구조하지 않는가.

기념해야 할 어버이날에, 어버이를 잃은 참담함으로 박근혜정부에게 요구한다.

하나. 유족이 장례도 못 치르게 함으로써 지역사회 안정을 저해한 책임은 경남경찰청과 밀양서에 있다. 경남청과 밀양서는 담당 수사관 징계를 통해 왜곡된 수사결과를 바로잡고, 유족들에게 즉시 사과해야 한다.
하나. 한전과 정부는 강제철거 이전에 주민들이 요구하는 협의에 응해야 한다.

지금 밀양은 ‘이 전쟁이 제일 큰 전쟁이다’라는 밀양 할매들의 말처럼, 하루하루가 전쟁같은 날들이다. 주민들은 100명이 넘게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지금도 심각한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다. 더구나 한전은 무력으로 농성장을 철거하려 하면서 주민들 숨통을 조여오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주민들을 더 이상 적으로 돌리지 말고 대화와 소통을 시작해야 한다. 한전과 경찰이 계속 힘과 폭력을 동원해 밀양 송전탑 건설을 강행하려고 한다면 밀양의 비극은 다시 또 일어날지도 모른다.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


2014년 5월 8일(목)

국회의원 장하나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오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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