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한국 교환학생 후지모토 히카루]
  • 입력날짜 2017-06-14 08:2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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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을 서로 알고 이해하려면 문화적인 교류가 먼저!
-한·일 위안부 합의, “정치인들에게는 게임... 이는 결코 게임이 아니다”
5월 31일(수) 낮 12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에서 제1285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를 열고 한·일 위안부 합의 원천 무효 선언 및 재협상 추진을 촉구했다.

이날 정기수요 시위장을 찾은 한 일본인과의 현장 인터뷰를 통해 안일 위안부 문제 합의, 수요시위 등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일본 와세다대학교 상(商)학부 3학년 후지모토 히카루 Ⓒ영등포시대
일본 와세다대학교 상(商)학부 3학년 후지모토 히카루 Ⓒ영등포시대
일본에서 왔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한 일본 와세다대학교 상(商)학부 3학년 후지모토 히카루 양은 “지난해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와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한국 역사와 사회 마케팅에 관한 강의를 듣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후지모토 히카루 양은 매주 수요일 위안부 할머니들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것을 어떻게 알게 되었느냐는 질문에 “부모님과 한국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관심을 두게 되었고 이후 신문과 방송을 통해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고 답했다.

후지모토 히카루 양은 위안부 할머니들과 대학생, 단체가 수요시위를 이어가는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아마 대학생과 단체(정대협)에 소속한 사람들의 주장은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기 생각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후지모토 히카루 양이 꼽은 두 가지 이유는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죄와 법적인 배상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후지모토 히카루 양은 이어서 “이를 일본대사관 앞에서 확실하게 주장하여 식민지를 당했다는 역사를 잊지 않고 나라를 지키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려는 노력의 일환을 본다”고 덧붙였다.

한·일 양국의 위안부 합의에 관해 “저는 평등적인 입장에 먼저 진정 어린 사과가 먼저 이루어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위안부 할머니들과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합의여야 한다. 그런데 당사자들의 의견을 배제하고 양국이 정치적인 합의를 했다”며 “이는 잘못된 합의다”며 양국을 모두 질타했다.

그렇다면 당사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대한민국 국민 다수가 동의할 수 있도록 다시 재협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해도 되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다시 묻자 “할머니들의 요구 사항과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다시 합의를 체결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후지모토 히카루 양은 일본이 주장하는 소녀상 철거에 관해 “철거 안 해도 된다. 한국 땅에 있는 소녀상을 일본이 철거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설치된 소녀상은 후세들에게 역사를 바로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본다”며 소녀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위안부 할머니가 몇 명이나 살아 있는지와 우리나라에 위안부 피해자 조형물과 소녀상이 몇 개가 설치되어 있는지 아느냐는 질문에는 “몇 명이나 살아 있는지 잘 모른다. 소녀상은 여기와 부산 두 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제1285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참석한 시민이 무효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영등포시대
제1285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참석한 시민이 무효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영등포시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박차순 할머니(향년 94세)가 2017년 1월 18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샤오간(孝感)시 자택에서 별세함으로써 현재 39명이 살아있으며 2015년 12월 28일 한·일 정부의 위안부 합의 이후 별세한 피해자는 박차순 할머니가 여덟 번째다.

또한, 우리나라에 세워진 위안부 피해자 첫 조형물은 2007년 경남 하동군 평사리공원에 평화의 탑이 세워졌다. 이어서 2011년부터는 국내외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해 오고 있으며, 현재는 서울시 9곳을 비롯한 국내 45곳, 해외 11곳, 총 56곳에 달한다고 설명해 주었다.

설명을 들은 후지모토 히카루 양은 “이런 사실을 잘 모르는 일본 사람들 입장에서는 자기 나라를 지키려는 입장이 강하고 이해심이 부족하다. 그리고 글로벌 마인드 갖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며 “8월 귀국하면 이런 내용들을 많이 알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후지모토 히카루 양은 자국민에게 위안부 할머니들의 사연을 알리는 방법으로 먼저 “양국 대학생들이 함께 모여 한국에서 출판된 책과 자료, 일본에서 발행된 관련 자료들을 놓고 토론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만들어 양국의 역사 인식을 바르게 정립하는 계기를 만들 계획이다”고 밝혀 한·일 위안부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인식을 느끼게 했다.

후지모토 히카루 양은 특히 “이렇게 무겁고 깊이 있는 사안은 토론에 앞서 쉽게 접근하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가벼운 문화교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서 있음을 감추지 않았다.

양국을 서로 알고 이해하려면 문화적인 교류가 먼저라는 것이 후지모토 히카루 양의 생각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후지모토 히카루양은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탈북자의 존재를 알고 그때 한국에 가서 탈북자 지원활동을 펼치겠다고 생각했다”며 “탈북자를 돕기 위해서는 한국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한국 교환학생으로 오게 되었다”고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정치인들에게는 게임으로 느낄 수 있지만, 이는 결코 게임이 아니다”며 “양국 국민이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재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양국의 졸속 합의를 에둘러 비판했다.

거침없는 답변 속에서도 중간중간 개인의 의견임을 강조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숨기지 않은 후지모토 히카루 양에게 사전 섭외 없이 즉석 인터뷰에 응해준데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박강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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