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급현안 인터뷰- 구교현]제물포·서부간선 환기구 주민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 입력날짜 2017-04-11 15: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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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과 충돌은 지하도로에서 올라오는 굴뚝 때문”
-“굴뚝을 환기 목적으로... 참으로 위험천만한 발상”
-“바이패스 설계도 나오고 검증 이뤄질 때까지 공사 중단해야
서울시가 민간투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제물포터널과 서부간선도로의 지하화 사업이 인근 주민들의 반대 속에서 강행되고 있다. 도심을 관통하는 ‘지하도로’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사업으로 각각 2020년경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는 “상습정체 지역의 교통난 해소 및 녹지공간 조성을 위해 두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제물포터널 공사는 신월나들목에서 여의도까지 7.53km 구간, 서부간선도로 지하화는 성산대교 남단에서 금천나들목까지 10km를 지하화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양평유수지에 제물포터널 환기구와 서부간선도로 배연구 공사가 진행 중이며 인근 지역 주민들은 “환기구 주변에 주거지와 학교, 생태공원이 인접해 있다”며 공사강행을 반대하고 있다. 특히 “매연·소음발생, 오염물질 배출 등으로 시민 건강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본지는 지역주민과 자치단체의 충돌이 빚어지고, 공사추진 반대를 위한 1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물포·서부간선 환기구 주민 비상대책위원회 구교현 위원장과 서면·전화인터뷰를 연속으로 진행해 그 내용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제물포·서부간선 환기구 주민 비상대책위원회 구교현 위원장(아래 비대위원장)은 “이 사업이 영등포 주민과 충돌이 시작된 것은 지하도로에서 올라오는 굴뚝 때문이었다”며 말을 이었다.

현재 양평유수지에 2개, 안양천 건너 목동에 1개의 굴뚝이 현재 공사 중으로 양평동에는 서부간선 지하도로 진·출입구가, 여의도에는 제물포터널 진출입구가 공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구교현 비대위원장은 “영등포는 이 땅속도로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지역이 되었다”고 주장하고 “애초 서울시는 이 굴뚝을 환기 목적으로 쓰려 했다. 학교·어린이집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에 땅속도로에서 나오는 매연을 배출하겠다는 것이었다”며 “참으로 위험천만한 발상이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구 비대위원장은 “수 개월에 걸친 주민들의 반대운동 결과, 서울시는 작년 말 매연을 배출하지 않고 터널 내부에서 정화하는 ‘바이패스’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바이패스 방식의 설계도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굴뚝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구교현 비대위원장은 서울시가 새로이 도입하겠다는 바이패스 방식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바이패스 방식은 충분히 공기정화가 가능한지, 오랜 기간 이상 없이 작동할 수 있을지 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시의 반응에 관해 묻자 “서울시는 ‘공사기간을 맞춰야 하니 어쩔 수 없다. 우리를 믿으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바이패스 설계도가 나오고 충분히 검증절차를 거친 후 공사를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교현 비대위원장은 “굴뚝을 배연·탈출구로 써야 한다”라는 서울시·시공사의 입장에 대해서도 “제물포터널에서 양평동과 목동 굴뚝은 거리가 매우 가깝고, 둘 다 지하도로의 한가운데 있다. 위급한 상황에서 배연·탈출이 빠르게 이뤄지려면 다른 나라의 사례처럼 땅속도로 곳곳에 배연·탈출구가 위치해야 맞다”고 주장하고 “그런데 서울시·시공사는 그렇게 하면 돈이 많이 드니 양평동과 목동만 배연·탈출구로 쓰겠다는 입장이다”며 서울시·시공사에 대한 불신을 나타냈다.

서울시·시공사의 소통 부재가 “갈등을 심화시켜왔다”고 목소리를 높인 구 비대위원장은 “굴뚝이 집중되는 양평동 지역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는 2013년 단 한 차례 열렸다. 그것도 기재 인원은 14명에 불과했다”며 “2015년 말부터 공사가 시작되었는데 주민들은 2016년 10월이 되어서야 실체를 알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구교현 비대위원장은 “서부간선·제물포터널의 예산은 총 1조 원가량이 예상된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돈이 더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서부간선·제물포터널은 30년간 민자 회사가 운영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들은 공사에 들어간 돈을 통행료로 보전받으려 할 것이고, 부담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올 것이다”며 거듭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구 비대위원장은 서울시·시공사가 “터널 사고는 주로 대형화물차나 버스 등이 초래한다며 승용차, 승합차, 1톤 트럭만 다니는 서부간선·제물포 터널은 사고 발생률이 매우 낮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구교현 비대위원장은 “올해 들어서만도 터널에서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5건이나 발생했다”면서 “서부간선·제물포 터널은 기존 터널보다 훨씬 더 길고 깊이도 70m 수준으로 구간의 절반 정도는 아래로 내려가고, 절반은 위로 올라오는 삼각형 구조로 되어 있어 사고의 위험이 훨씬 높다”고 주장하고 “왜 이렇게 위험한 도로를 만들고 있는 것이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구교현 비대위원장은 “서울시는 서부간선·제물포 터널을 시작으로 점차 땅속도로를 늘리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서울시의 행정이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부간선·제물포 터널은 늘어나는 교통량을 줄이는 근본 대책이 아니라, 부족한 지상도로를 지하도로 건설로 보충하여 교통을 분산시키는 정책일 뿐이다”고 주장한 구 비대위원장은 “양평동에는 하루 3번, 주말까지 이어지는 발파공사로 인해 소음·진동·먼지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며 “바이패스 설계도가 나오고 검증이 이뤄질 때까지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며 거듭 공사중단을 요구했다.

구교현 비대위원장은 “앞으로 구청 앞에서 캠페인도 진행하고 공청회도 개최하는 등 최대한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서울시와 협의체도 운영할 계획이다”고 밝히고 “서울시와 영등포구도 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구교현 비대위원장은 끝으로 직업과 정당 활동에 대한 질문에 “노동당 대표로 활동했다. 지금은 평당원으로 남아있으며 평등노동자 사무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하도로가 완성되면 교통이 원활해지고 이로 인해 미세먼지가 줄어들 것이다”고 주장하고 “지상 6차로에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진 녹지공간(공원)이 조성되어 미세먼지도 줄이고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각광받는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주민과의 소통부재가 갈등을 심화시켰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영등포구 주민 설명회는 환경영향평가에 따른 설명회를 포함해 2015년 착공 전 8회 실시했다”고 밝혔다.

구교현 비대위원장이 “영등포구도 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줄 것을 호소한 내용을 영등포구 관계자에게 전하고 이에 대한 견해를 묻자 “서울시가 주관하는 공사로 주민의 민원을 받아 서울시에 전달하고 주민의 불편을 최소화 해줄 것을 여러 차례 요구한바있다”고 답하고 “영등포구에서 할 수 있는 일이 한계가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강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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