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주-사설]졌습니다
  • 입력날짜 2014-02-07 14:24:16 | 수정날짜 2014-02-08 10: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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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또 하나의 약속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동영상 캡쳐)
또 하나의 약속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동영상 캡쳐)
안녕들 하십니까?
영화 '26년'에 이어서 '또 하나의 약속' 제작두레를 만든 김성주입니다.
깊은 이야기 하자면 길겠지만. 몇 말씀만 두서없이 써보려 합니다.

턱없이 부족한 개봉관. 외압이다. 내압이다. 여러 이야기가 많습니다.그 어떤 이유라도 제 기준에서는 졌습니다.골방에서 세계 최고 제품을 만들어도 세상 사람들이 편하게 만나지 못하면 그 제품의 가치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대기업 3곳이 1년간 1억명이 넘는 영화관 관람객 게이트라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그들을 거스르면 제작도, 배급도 못하고 관객들과 만나기 어렵습니다.개봉관 몇 개도 중요하지만 하루 몇 회 상영이 더욱 중요합니다.

현재 또 하나의 약속은 교차 상영을 포함하여 좌석수로 하루 모두 매진된다 하더라도 8만 좌석입니다. 주말 주중 조조 포함하여 2주 정도를 꽉 채워야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물리적 숫자입니다.제작두레 참여해 주신 한분 한분이 없었다면 꿈 도 못 꿀 일이었습니다. 영화제작팀은 영화를 잘 만들어주면 됩니다.

정치권력, 자본권력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함께 하고픈 사람들의 마음을 담는 프레임을 '두레'라고 옛 이름에서 차용하고 시스템을 준비하여 드러나지 않게 최선을 다했습니다.26년 제작두레를 마무리하고 다른 영화 시나리오 8개를 놓고 고민하던 저는 "이거 한번 읽어주세요"라며 Sung Il Park PD를 통해 '또 하나의 약속'이 제게 왔습니다.

아무도 투자 안할 것 같은 '또 하나의 약속'은 제겐 반드시 해야 하는 명제로 바뀌어 있었습니다.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 '또 하나의 가족'에서 '또 하나의 약속'으로 배급을 앞두고 제목을 바꿔야 하는 부침도 있었습니다. 그런 결정을한 제작진에게는 그렇게라도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에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삼성을 삼성이라 표현 못하고, 제목조차 바꿔야하는 현실을 참고, 참고 또 참으면서 함께 해주시는 두레 회원님들만 믿고 미친 듯 달려 왔습니다.배급이 너무 힘들어 배급바닥 뜨겠다던 영화쟁이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또 하나의 가족'을 보고 회사를 설립하며 배급을 자처하고 뛰었습니다.

개봉첫 주 목, 금, 토, 일 딱 4일간 성적으로 영화 성패가 결정되는 한국 배급의 이상한 구조 속에서 개봉을 했지만 매주 개봉이라는 심정으로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3백개 스크린에 하루 좌석수 20만을 목표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것입니다. 하늘에 계신 황유미님과 또 다른 희생자분들께서 함께 지켜보고 계시다는 것을 잊지 않겠습니다.담담하게 잘 만들어진 가족영화 '또 하나의 약속' 개봉관 관람 부탁드립니다.

김성주
*영화 26년, 영화 또 하나의 약속. 제작두레 시스템 창안 및 개발 운영
*네트워크 보안 시스템 설계 운영

김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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