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신-사설]문용린 서울시교육감에게 바란다
  • 입력날짜 2012-12-25 08: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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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정치논리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정책 기조 지켜져야
서울시의회 김명신 의원
서울시의회 김명신 의원
지난 12월 1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서 문용린 신임교육감이 당선되었다. 당선인에게 축하를 보낸다. 문용린 새 서울시교육감은 향후 1년 6개월 간 7조원이 넘는 예산과 일선 교사의 인사권을 손에 쥐게 된다.

문 교육감은 지난 12월 20일 취임식에서 '학생인권조례'를 가장 먼저 폐지할 의사를 내비쳤다. 이밖에 진보 교육정책의 상징으로 곽노현 전 교육감이 추진해온 '혁신학교' 정책에도 손을 대고자 하는 의사를 밝혔다.

덧붙여 파행적인 일제고사를 유지한다고 강조하는 모습까지 감안해 볼 때 신임 교육감이 교육적 가치와 철학보다 보수적 진영논리에 갇혀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에 서울시교육위원회와 시의회, 여러 교육운동단체들과 학부모들이 우려하고 있다.

신임자가 전임자의 모든 것을 거부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지난 2010년 서울 유권자들은 교육비리를 척결하고 학생들에게 점심밥만은 차별 없이 먹이고, 혁신학교를 통해 공교육의 표준을 만들어가겠다는 곽노현 후보의 공약에 표를 던졌다. 지난 730일간 곽 교육감이 이룬 서울교육의 긍정적 변화가 1,300여 개 학교에서 조금씩 꿈틀대고 있었다. 서울형 혁신학교란 교장에게 자율권을 부여하여 공교육의 다양화와 혁신을 이끌어내겠다는 정책이다. 혁신학교는 2012년 현재 61곳이 지정돼 운영 중이다. 곽노현교육감은 서울시와 서울교육청이 함께 학교와 지역사회를 잇는 네트워크를 만들어나가고 함께 일하는 교육청으로 바꿔나갔다. 참여와 혁신을 내세운 곽노현교육감이 뿌린 씨앗으로 인해 눈에 보이지 않는 서울교육의 변화가 적지 않았다.

문용린 신임교육감은 서울학생들을 21세기를 살아가는 행복한 시민으로 키우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무엇을 빨리 결정하기에 앞서, 무엇을 계승하고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먼저 널리 의견을 듣고 결정해야 한다. 다행히 신임교육감은 중학교 1학년 시험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그 폐지과정과 사후관리 등 여러 준비를 단단히 한다면 시험폐지의 취지를 살려 행복한 교육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문용린교육감이 아이큐(IQ: 지능지수)가 아닌 이큐(EQ: 감성지수)를 주장해온 교육학자라는 점을 기억나게 한다. 어차피 문용린 교육정책을 단번에 시행하기는 어렵다. 관료제는 그리 빨리 움직이지 못한다. 1년 반, 큰 변화를 시도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다. 참여와 혁신이라는 서울교육의 기조는 유효하다. 교육이 정치논리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앞의 두 가지 기조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김명신 의원(서울시의회 재정경제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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