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10대 3명 동반 투신자살 공통점 찾아보니
  • 입력날짜 2012-11-03 05:4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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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10월의 마지막 날을 하루 남기고 10대 여학생 3명이 동반 투신자살을 했다. 이들 3명은 이날 오후 10시 30분쯤 부산 광안리 한 상가 뒤편에서 있는 아파트 15층 옥상에서 뛰어내려 상가 5층 옥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중 여중 3학년 중퇴한 16세 정모양은 내성적인 성격에 우울증이 있었고, 여고3학년인 17세 윤모양은 오빠가 장애인인 집안사정을 고민해왔고 이들은 지난 8월에도 부산의 한 여관에서 만나 연탄불을 피워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고 경찰이 밝혔다. 당시 여관 주인의 신고로 자살하지 못했다는 것.

정양의 가족은 정양이 인터넷 자살사이트에 접속하지 못하게 하면서 우울증 치료를 할 예정이었다. 윤양의 경우 가족이 실종신고도 냈다. 이들과 함께 투신한 19세 재수생 김모양도 3년전부터 우울증으로 병원에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부산과 대전, 광주 등 서로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 이들이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서로를 알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아파트경비원은 “사건 당일인 30일 오전 8시쯤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보니 아이들 셋이 추위에 떨고 있어 집으로 돌아가라고 설득하고 따뜻한 음료를 주고 내려 보냈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날 오후 7시 20분쯤 다시 옥상으로 올라가 투신하였다. 이들의 공통점은 10대, 그리고 우울증, 그리고 인터넷사이트다. 예민한 10대를 유혹하고 ‘세뇌’시키는 것은 그들 또래이며 인터넷이다.

붕붕드링크가 순식간에 10대들에 파고 든 것도 인터넷 덕분이다. 제조법 후기를 장난스럽게 올리고 그들만의 ‘반항기’를 함께 공유하면서 급속도로 번져나갈 동안 어른들은 붕붕드링크 그런게 있었어?하는 반응을 하다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그 때 위기를 느낀다.

이미 아이들은 붕붕드링크와 카페인에 서서히 중독되어 가고 있는 중이다. 10대들이 즐겨찾는 인터넷 블로거 카페 사이트를 검색하고 고민하고 있는 어른들은 몇 명이나 될까. 위기를 감지해도 자신에게 바로 득이 되거나 위험이 되지 않으면 ‘알고도 모른 척’ 넘어가는 사이에 우리의 귀한 꽃씨같은 청소년들이 목숨을 던진다.

청소년이 목숨을 던지는 사회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몸으로 알려주는 것이다. 철이 덜든 청소년을 상대로 상술을 펼치는 기업들의 부추김을 철저히 조사하고 청소년 유해상품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정신적으로 따뜻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 휴식공간이란 물리적인 공간일 뿐 아니라 부모든 교사든 선배든 그들은 보듬어줄 줄 아는 사람, 단 한사람만이라도 곁에 있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기업과 지자체들의 청소년을 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이벤트성 보이기식 행사보다 정신적으로 보듬어 주고 카운슬러를 해줄 수 있는 시민단체와 연계하여 ‘건강한 청소년 문화만들기’에 동참할 때며 교묘한 마케팅으로 청소년을 상술에 이용하는 개인과 기업에 가차없는 회초리를 들어야 할 때다.

학창시절의 한순간 방황이 ‘비온 뒤 굳어지는 혼돈’이 아닌 목숨을 버릴 정도가 되는 것은 개개인의 잘못보다 사회적인 책임도 크다.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회는 얼마나 노력하는가.

여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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