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에너지 싸움' 외면하는 학교배정
  • 입력날짜 2013-02-23 05: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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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외국인 학교에 부정 입학시킨 부모들에게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다. 인천지법은 국적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부정입학시킨 혐의로 기소된 학부모 47명에게 징역 6개월에서 10개월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기소된 학부모는 의사, 재벌가, 상장사 대표 등 대다수가 부유층이다. 1년 학비가 3천만원에 서류 위조 위장 결혼까지 하는 등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왜 외국인 학교를 찾는 것일까

한 외국인학교 입학 컨설턴트에 따르면 사립초를 졸업하고 이후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학부모들에게 유치원부터 1,2학년, 고3까지 전 학년이 연계된 국제학교는 무척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전한다. 아파트 가격과 전세가 파동을 부르는 것도 집만이 아니라 바로 교육 때문이다.

학교에 따라 인근 집값이 들쑥날쑥하고 아무리 목놓아 외쳐도 잡히지 않는 사교육은 바로 학부모들의 자기자식에 대한 교육열과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는 교육시스템 때문이다.

일단 서민들이 많이 부딪히고 속앓이를 하는 학교 배정문제부터 살펴보자. 운이 좋으면 집 근처에 배정이 되고 운이 따르지 않으면 바로 집 앞의 학교를 두고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30분내지 1시간을 가야 학교에 도착한다.

‘시간싸움’ ‘에너지싸움’에서 불리해진다.

또 하나, 학교 배정 발표가 2월에 난다. 이사 수요가 2월말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새학기를 앞두고 옮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학교 배정발표가 12월이나 늦어도 1월초만 되어도 학부모들은 배정 받은 학교근처로 이사를 가면 된다. 그런데 이사철인 2월말을 한주정도 두고 배정발표가 난다.

타의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교육정책에 맡겨두면 학부모와 학생이 롤러코스터 타는 것 같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있는 사람’들이 12년간 연계된 학교를 선호하는 것은 입학하면 적어도 ‘예측’가능한 학교스케줄을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의 편향된 특권의식은 잘못되었다. 소신껏 이런 길을 택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또 많은 사람들이 사정이 안되어 ‘이런 길’로 빠지지 않고 있다고 뒷말을 할 만큼 교육정책에 대해서는 깊이 있고 현실성 있는 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교육행정이 편리한 대로 2월 중순 학교 배정할 것이 아니라 집 없는 세입자들이 학교 근처로 이사라도 가도록 한두달 배정 발표를 당기는 것이 현실에서 서민들을 그나마 챙기는 것이 된다.

예측 가능한 학교스케줄을 모두 챙길 수는 없더라도 한 두달 앞의 스케줄은 챙길 수 있도록 해야 덜 좌충우돌하게 된다는 것이ㅏ.

그렇지 않는 한 소득과 능력이 되는 학부모들은 또다른 편법의 범죄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거나 그런 부모들을 보면서 서민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빈익빈 부익부의 고착화를 예감하고 희망의 끈을 놓고 싶어 할 지 모른다.

사회지도층이 솔선수범해야 사회가 맑아지는데 그 반대로 하고 있는 교육현실... 교육만큼은 탁상보다 현장으로 나가 직접 겪어봐야 답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여영미 한국NGO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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