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루미 정원’ 출품 건국대생, 순천 국제정원 박람회서 ‘오고감의 미학’ 표현
  • 입력날짜 2013-04-22 04:3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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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두루미 정원’에서 ‘오고 감’의 미학을 즐기세요.”
순천국제정원박람회에 유일한 대학생으로 도전한 건국대 김현주 학생
순천국제정원박람회에 유일한 대학생으로 도전한 건국대 김현주 학생
건국대 예술디자인대학 커뮤니케이션디자인전공 김현주 학생(여, 23)은 20일부터 전남 순천에서 열리고 있는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의 ‘참여정원’ 부문에 유일한 대학 학부생 작가로 참가하고 있다.

4월 20일부터 6개월간 열리는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는 국내 최초로 열리는 정원박람회로,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와 기획재정부가 공식 승인한 국제 행사다. ‘지구의 정원 순천만’을 주제로 23개국 83개 정원(세계정원 11개, 참여정원 61개, 테마정원 11개)과 최첨단 조경·화훼 기술을 모아놓았다. 정원박람회는 150년 전인 1862년 영국 런던에서 처음 열렸으며, 아시아에서는 일본·중국·태국에 이어 네 번째로 열린다.

건국대 김현주 학생은 이번 정원박람회에 출품된 61개 참여정원 중 유일한 대학생 작가로 참가한다. 김 학생의 출품작 ‘두루미 정원’은 이번 박람회를 위해 사전에 열린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실외테마정원 공모전’에서 국내외 72개 작품 중 13팀(국내 10, 해외 3)의 우수작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두루미 정원’은 순천만의 대표적인 겨울철새이자 평화와 장수를 상징하는 두루미의 형태적인 아름다움과 상징성에서 영감을 얻었다. 정원 앞에서 전체를 관망하면 날개를 펼친 두루미의 형상을 볼 수 있고, 정원의 길을 따라 걷다보면 두루미의 아름다운 곡선을 느낄 수 있다. 기존 정원디자인의 틀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주제를 표현한 점도 특징이다.

‘오고 감의 미학’을 주제로 ‘전통과 현대를 결합한 생태정원’을 표방하는 두루미 정원은 200㎡(60평) 규모로 2개의 출입구가 있다. 정원 둘레를 흐르는 생태연못 주변에는 두루미 모형, 정자, 벤치 등의 조형물을 배치했다. 정원 중앙은 꽃사과·산수국·황금조팝·에메랄드골드 등 꽃이 피는 교·관목 중심으로 조경하고, 두루미 형상의 하단부는 분홍색계열의 초화인 튤립·작약·에키네시아·브로니아·수국·향달맞이 등으로 장식해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정원의 풍취를 돋우는 단풍나무·산딸나무·산수유나무·영산홍나무(철쭉)·라일락나무·참빗살나무·배롱나무(백일홍) 등을 심었다.

김현주 학생은 “우리는 어느 장소든 간에 왔다가 돌아가기를 수없이 반복하는데, 오고간다는 것은 인간뿐만 아니라 만물에게 적용되는 자연의 철학이라 생각한다”며 “두루미는 겨울에 우리를 찾아와 잠깐 머무르다가 시간이 지나면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간다. 이처럼 두루미가 가진 철새로서의 상징성과 형태적인 예술성을 활용해 ‘오고감’의 미학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23세의 디자인학도로서 아름다운 정원을 상상하며 디자인하는 것은 행복한 일이었지만, 조경과 식재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나 경험이 없는 여대생이 정원 조성을 기획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정원 디자인, 시공 분야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함께 정원을 일구면서 의견 충돌로 갈등을 빚는 등 고비도 있었다. 김 학생은 건국대 4학년에 재학 중으로 친구들처럼 졸업과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지만,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역사적인 국제 정원박람회 참가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김 학생은 이번 학기 휴학까지 했다.

“정원은 지상의 천국이라 생각한다. 메마른 회색빛의 세상에 갇혀있는 사람들에게 살아 숨 쉬는 초록빛의 천국을 선사하고 싶다”는 김현주 학생은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인간의 창작물에는 항상 실수와 모방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며 “자연이 가진 완벽한 독창성과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자연과 예술을 접목시킨 작업을 하고 싶어 정원디자인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학생은 또 “지난해 가을부터 진행된 시공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겪었지만 완성된 정원을 보니 마치 자식을 낳은 듯 뿌듯한 마음이 든다”며 “이제부터는 자연 스스로가 헐벗은 땅과 가지에서 잎을 틔우고 꽃을 풍성하게 피우는 일만 남았다. 이처럼 정원이란 것은 사람과 자연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앞으로 스스로 성숙하고 풍성해져가는 정원을 보면 가슴이 벅찰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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