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대표, “한·미·일 동맹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 입력날짜 2019-08-09 11: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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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수출규제 조치 즉각 철회하고 외교적 대화에 나서야!”
“지금은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지형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는 엄중한 상황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손학규 대표는 “지난달 23일 러시아와 중국의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제집 드나들 듯이 침범하는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방부는 양국의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지도 못하고 있다”라며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손 대표는 “전문가들은 한·미·일 동맹의 균열을 위해서 앞으로도 이러한 형태의 중·러 군사연합훈련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라며 “체제보장을 위해서 북·중·러 동맹을 강화하려는 북한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라고 밝혔다.

손학규 대표는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의 영공침범이 있은 지 이틀 뒤인 25일 두 달여 만에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후 지난 6일까지 세 차례나 군사도발을 계속했다”라며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이후 시진핑 주석과 다섯 차례의 정상회담을 가지며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라고 밝혀 북·중·러의 동맹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했다.

손 대표는 “8일 일본 NHK 보도로는 북·러 정상회담 개최를 논의하기 위해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교 차관이 다음 주 평양을 방문한다고 한다”며 “만약 북·러 정상회담이 조만간 성사된다면, 한·미·일 동맹에 대항하는 북·중·러 동맹이 더욱 공고해질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라
고 주장했다.
손학규 대표(오른쪽 사진 가운데)가 모두 발언을 통해 한·미·일 동맹을 강조하고 있다. Ⓒ영등포시대
손학규 대표(오른쪽 사진 가운데)가 모두 발언을 통해 한·미·일 동맹을 강조하고 있다. Ⓒ영등포시대
손학규 대표는 “그러나 이에 맞서야 할 한·미·일 동맹은 오히려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우리가 중재자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미국은, 도리어 우리에게 갖가지 ‘안보 청구서’를 들이밀고 있다”라며 “트럼프 미 대통령은 어제 SNS를 통해서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하는 데 동의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노골적으로 그 의도를 분명히 했다”라고 주장했다.

이번 달 내로 시작될 예정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미국은, 현재 1조 원 수준인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최대 6조 원까지 더 요구할 것으로 예측된다.

손학규 대표는 “우리에게는 이러한 주변국의 압박 속에서 한·일 관계를 새롭게 정의해야 할 역사적 과제를 줬다”라고 강조하고 “과거사 문제를 경제 문제로 이끈 일본의 경제보복을 강력히 규탄한다”라며 “일본은 수출규제 조치를 즉각 철회하고 외교적 대화에 나서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손 대표는 “그러나 이번 사태가 한·미·일 삼각 동맹의 분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라며 “이미 동북아시아의 역학 관계가 새롭게 재편되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한·미·일 동맹의 새로운 주체가 되느냐, 아니면 동북아시아의 ‘왕따’가 되느냐 뿐이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손학규 대표는 “따라서 우리는 반일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비극적인 과거사를 종결하고, 동북아 평화와 상호 번영의 미래를 앞당길 수 있는 새로운 한·일 관계를 일본에 먼저 제안해야 한다”라며 “우리 정부가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재확인함과 동시에 일본에는 사죄·반성의 자세를 촉구하되 물질적 차원의 대일 배상 요구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손학규 대표의 주장은 일제의 과거사와 관련한 금전적 요구를 하지 않고, 피해자의 구제는 국내적으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힘으로써 도덕적 우위에 선 대일외교를 펼치자는 것이다. 이 방식은 중국의 대일 전후처리 외교방식이기도 하다. 또한, 1993년 김영삼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에 대한 대일외교 방침으로 선언한 것이기도 하다.

즉 진상규명과 사죄·반성, 후세에 대한 교육의 책임을 일본에 요구하고, 피해자에 대한 금전적 보상은 우리 정부가 스스로 한다는 방침으로 과거사의 진정한 해결을 위해 배상금을 포기함으로써 도덕적인 우월성을 우리가 가지고 일본에 떳떳이 사죄를 요구하자는 것이다.

손학규 대표는 “3대 원칙의 제안을 통해 한·일 관계 문제를 우리가 주체적으로 나서서 해결한다면 한·미·일 동맹도 새로운 단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한·일 관계는 이제 한국과 일본 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동북아 전체의 미래가 달린 엄중한 문제이다”라고 강조하고 “우리가 이 새로운 도전에 주체적으로 나서고, 제대로 대응해야 우리의 미래를 스스로 담보할 수 있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박강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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