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택규 칼럼] 영등포구의 문화정책에 바란다
  • 입력날짜 2015-01-18 18: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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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란 무엇인가, 정책이란 무엇인가, 문화를 교육과 분리하여 생각할 수 있는가. 지역 문화는 존재하고 지역적 문화정책은 필요한가.

「문화예술교육의 이해」에서 저자 이정화는 ‘문화예술교육 정책이 홀로 이루어진 정책은 아니다. 문화예술교육 정책은 문화예술 정책의 변화와 함께 발달한 정책이며 문화예술의 부각과 함께 문화예술교육도 부각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화예술 정책도 문화 정책 안에서 이루어졌으며 초기에는 문화예술 정책이 곧 문화 정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고 문화정책의 변화에 대해 서두를 시작한다.

사전적 의미에서 문화란 ‘한 사회의 개인이나 인간 집단이 자연을 변화시켜온 물질적·정신적 과정의 산물’로 정의한다. 정책이란 ‘정치적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방책’의 의미가 있다.

문화와 정책의 합성어인 문화정책이란 ‘어떤 물질적·정신적 산물을 살려서 특정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문화와 그 정책은 시대·국가·지역에 따라 공공의 성격과 지향하는 목적이 다를 것이다.

또한, 개인과 집단 그리고 종교적인 신념 사이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그렇다면 ‘영등포구’라는 지역성을 띤 문화는 존재하고, 고유한 문화정책이 펼쳐지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지 않을 수가 없다.

불행하게도 문화사업은 어느 특정한 개인 또는 집단에 의해 기획·운영·유지·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운데 그 이유는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개개인과 소집단의 관심은 높지만 반면에 사회 전반적인 관심을 이끌어내어 지역 주민 남녀노소 구분 없이 참여하고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가 절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문화에의 접근성을 쉽게 하고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란 열린 정책과 함께 참여를 유도하고 독려함으로써 주민의 삶에 대한 질적 수준을 높이고 주민 간 소통에도 이바지하리라 믿는다.

다행히 문화원과 예총이라는 단체의 활발한 문화사업이 구의회 문화정책과 맞물려 조화를 이루고, 일부 문화 활동은 지원을 통해 자칫 사라질지도 모를 위기에서 가까스로 맥을 이어가고 있다.

문화원은 각종 문화강좌로 주민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여 많은 주민이 전통·건강·음악·무용·미술·문학·서예·사진·어학·생활 등의 강좌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향토인물 및 문화유적을 발굴·소개함으로써 지역 주민으로서 자부심을 품도록 돕고 있다. 예총에 속해있는 각종 문화예술 단체는 지역의 문화예술인으로서의 자긍심으로 ‘물질적·정신적 과정의 산물’을 주민과 나누고 있다.


반면에 ‘어떤 물질적·정신적 산물을 살려서 특정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그 활동이 미진하거나 저해하고 있는 요인은 무엇일까.

첫째,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개인에 있다. 문화란 어느 한 개인에 국한되지 않은 대중적이고 광범위한 것이어서 사심이 개입되거나 개인의 이익을 누리는 부산물이 되어서는 안 되며, 전체에게 이로운 것이 되어야 하는데 마치 자신의 명함을 돌리듯 알아주기를 바라는 욕심이 강하기 때문이다.

둘째, 문화를 공유하고 확대 발전시켜야 할 단체에 있다. 누가 간섭하거나 강제하고 있지 않은데도 제도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순수한 활동을 보장해달라면서 실제로는 공공의 목적에서 벗어나 과거를 답습하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문화정책을 수립하고 지원해야 할 지역 자치단체에 있다. 사람을 중심에 둔 정책에 가치를 부여하고 관심과 지원을 하여야 할 자치단체가 예산을 핑계로 늘리기는커녕 해마다 줄임으로써 문화 활동을 위축시키기 때문이다.

문화는 그 시대를 대표하며, 국가와 지역을 대표하고, 개인 또는 집단을 대표하는 것으로서 세계와 역사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한다. 급변하는 시대에 문화정책도 따라서 변화가 요구되는 이유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정책은 문화예술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즉 창의교육을 통해 창의인재가 꿈과 끼를 펼치고, 국민 누구나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문화정책은 곧 지역의 문화에 접목하여 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방책이 마련되고 실천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역 문화 교육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 문제 제기 및 연구, 지속적인 발전방향 모색, 평가를 통한 개선 과정 등이 필요하다.

‘영등포구’라는 지역 문화의 발전을 위해서 크게는 지역자치단체의 문화정책과 작게는 문화를 실천하는 문화단체의 정책을 끊임없는 관심으로 눈여겨봐야 할 일이다.

이택규

*시인. 한국문인협회 영등포지부 수석부회장.
*(주)위이엔지 대표


<19일(월) 발행되는 주간 영등포시대 창간준비호 9면에도 실렸습니다.>

이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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