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는 지하철상인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 입력날짜 2014-09-15 12:4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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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근 민생연대 대표
이선근 민생연대 대표
요즈음 3호선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철상가 상인들이 시청 앞에서 연일 집회를 열고 있다. 뜨거운 햇살은 비켜갔지만, 영업을 포기하고 몇 시간씩 햇빛을 받으며 집회를 하는 것은 상인들로서는 정말 낯선 일이다. 그럴 뿐만 아니다.

서울메트로가 법원에 강제집행을 신청해놓아 상인들은 가게를 죽어도 내놓지 못하겠다며 가스통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발언하고 있다. 지하공간에서 이것이 폭발한다면 용산사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참극이 벌어질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민생을 그것도 중소상공인을 꼼꼼히 챙긴다는 박원순 시장 치하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2000년 경제민주화운동본부가 벌이기 시작한 상가임대차보호법제정운동은 열화와 같은 임차상인들의 호응을 받았다.

그런데 2002년 12월부터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발효되었으나 건물주들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특히 서울시 이명박시장의 태도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임차인의 새로운 법적 지위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상가임대차보호법 때문에(?) 앞으로는 임대료를 올릴 수 없으니 이번에 경쟁입찰을 통해 수백% 인상해야 한다며 한 지하도상가에는 무려 800%의 임대료인상을 통보하였다. 수백억대의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임대사업자가 서울시 행정을 하니 임대사업자의 권리를 훼손하는 국법은 인정할 수 없었다.

이 무렵 서울지하철공사(서울메트로로 개명)는 수의계약으로 상가계약을 하던 것을 경쟁입찰제로 전환한다. 상인들은 극렬히 저항하였으나 아직 권리의식과 사회적 이해가 미비한 탓으로 무위로 끝났다.

그래서 수백%의 임대료수익을 초과 달성하였다고 메트로는 공치사를 하였지만, 지하철의 보행로는 머지않아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지하철이라는 것이 대량으로 사람을 수송하는 것이라 쾌적하기는 매우 힘들다.

그렇지만 경쟁입찰 이후에는 사람이 지나다니기가 너무나 불편한 상황이 전개되었다. 고액의 입찰가격 때문에 수익을 낼 수 없는 임차인들이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없어 마이크까지 사용하는 시끄러운 호객행위를 불사하고 더 나아가서는 사업자등록도 없는 뜨내기 장사꾼들에게 짧은 기간 전대를 하여 탈세를 조장하기까지 하게 되었다.

비록 1,000원짜리 지하철을 타는 인생들이지만 그래도 더 나은 보행권을 가져야 하는 시민들이다. 그런데 참을 수 없는 격무에 시달리는 시민들에게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지하철이 좀 더 편안한 보행을 보장하기는커녕 소음을 유발하는 것은 직무유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지하철운영 손실을 약간 메우는 임대수익이 더 발생했다고 직원들은 인센티브까지 받아 챙긴다. 서울메트로가 챙기는 수익은 바로 시민의 편안한 보행권을 수익으로 환산한 것이다. 즉 시민의 불편을 돈으로 바꾼 것이다.

게다가 헌법적 권리로까지 격상되려고 하고 있는 임차상인들의 권리를 무참하게 짓밟은 대가인 것이다. 이번 6.4지방선거에서 박원순시장후보는 임차상인의 장기적인 영업을 보장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런데 선거가 끝난지 3개월도 되지 않아 강제집행을 당하는 상인이 40명이 넘는다는 것은 시정철학이 아직 산하공기업에는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할 것이다.

이번 지하철 3호선 상가의 사례로 필자는 중소상인보호를 위해 20년을 노력해온 눈으로 박원순시장의 시정철학이 과연 보수정치인들과 마찬가지로 입으로만 말로만 철학인지 지켜보지 않을 수 없다.
이선근
*54년 경남 창녕 출생
*경제민주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서울대 경제학과 입학81년 전국민주학생연맹(학림사건)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국민운동본부 본부장(2000년)
*상가임대차보호공동운동본부 집행위원장(2008년)
*진보신당 비례대표 후보
*2008년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대표
*2009년 전국지하도상가상인연합회 고문
*2009년 임대아파트전국회의 상임의장
* 2012년 문재인대통령 후보 미래캠프 경제민주화위원
*2013년 을살리기비상대책위원회 고문
*2013년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가계부채소위원회 위원
*2013년 민주당-롯데 상생협력위원회 자문단장
*2014년 주간 영등포시대 창간 공동준비위원장

이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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