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태-칼럼]사람은 씹다가 단물 빠지면 버리는 껌이 아닙니다
  • 입력날짜 2014-02-14 10:37:47 | 수정날짜 2014-02-16 06:04:23
    • 기사보내기 
문용린 교육감과 서울시교육청, 스포츠 강사 251명 대량해고 사태에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교육청 앞에서 피눈물 흘리며 농성하고 있는 스포츠 강사들

* 김oo 스포츠 강사 : 2009년부터 5년 동안 초등학교에서 스포츠강사 일을 해왔습니다. 초등학교에 여자선생님들이 많고 체육전담교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아이들의 체육수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교육부가 도입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원래는 학교담임선생님과 협력수업 형식으로 체육수업을 하게 되어 있지만, 현실은 거의 전담을 하고 있습니다. 주21시간 수업 이외에도 동아리 형식으로 운영되는 스포츠클럽도 지도하고 있으며 체육기구 관리 등 체육과 관련된 모든 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도한 종목은 플로어볼이라는 종목으로 필드하키와 아이스하키가 접목된 뉴스포츠형 경기인데, 전국스포츠클럽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을 하기도 했습니다.

비록 130만원의 박봉이지만, 운동장에서 먼지 날리며 아이들과 함께 땀 흘리며 즐겁게 보낸 지난 5년, 저는 스포츠강사 일이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학교에 스포츠강사배정이 안되었다고 하여 지금 일하는 학교를 그만두고, 10개 학교에 이력서를 넣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만약 결과가 안 좋다면, 한 아이의 가장으로서 생계도 막막해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oo 스포츠 강사 : 한 아이의 엄마로서 출산한지 3개월 만에 학교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힘든 상황에서도 학교생활에 적응하며 남자들도 하기 힘든 어려운 일까지 마다않고 체육수업을 담당해 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250명의 스포츠강사들이 잘린다니, 이제 어디로 가야한단 말인가요?

해마다 10개월 일하고 계약 만료된 후, 혹시 올해에는 계약을 하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하며 지난 6년을 근근이 버텼는데, 막상 250명이나 잘리게 되는 현실에 놓이게 되니,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 눈물만 흐릅니다.

학교 비정규직 양산해놓고 이제와 서로 책임지지 않으려는 중앙정부과 교육청

초등학교 스포츠강사는 초등체육수업의 정상화와, 국가정책 과제인 "학교 체육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2008년 9월부터 도입되었다. 문체부 설문 조사결과 사업 만족률이 95.5% (교사 94.6%, 학생 96.4%)에 이르며, 스포츠강사는 아이들의 체육수업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 해왔다.

2008년 1,000명으로 시작된 사업은 매년 증가하여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 배치를 목표로 2013년에는 3,800명이 배치되었다. 특히 서울은 2013년에 모든 초등학교 배치로 확대되었다.

초등스포츠강사에 필요한 예산은 문체부와 시도교육청이 대응투자를 통해서 집행되었다. 하지만, 2011년까지 5:5로 운영되었던 대응투자가 2013년에는 3:7, 그리고 2014년에는 2:8로 문체부의 예산이 점차 축소되었고, 이로 인해 시도교육청의 부담감은 커졌다.
 
게다가, 국회는 스포츠강사의 처우개선을 위해 2014년 본예산 심의에서 10개월 계약을 11개월 계약으로 늘리는 예산을 반영했다. 하지만 이는 문체부가 담당하는 20%에 해당하는 예산만 반영된 것으로서, 이로 인해 시도교육청은 늘어난 1개월의 80% 예산을 추가 확보해야 하는 입장이 되었고, 결국에는 예산 확보를 하지 못해 오히려 인원을 더 감축하고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2014년도 예산은 6,420,184천원(432명)으로 2013년 대비 152명을 감축할 예정이었다. 이를 추가예산을 확보하지 않고 11개월로 적용했을 때는 392명만을 채용해야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이미 결정된 예산에서 더 축소하여 333명만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결과적으로 2013년 대비 251명을 축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강원 등 10개 교육청은 예산확보로 2013년 대비 현원을 유지하고 있지만, 서울 등 7개 교육청이 인원감축을 하게 되었고, 그 중에서 서울이 250명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축소했다.

동료를 해고한 예산으로 처우개선이 이루어지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

초등스포츠강사는 10개월 계약으로 인해 1,2월은 실업급여를 받아가며 생계를 유지해 왔다. 학교비정규직에게 적용되는 가족수당, 명절휴가비 등 일체의 수당도 지급받지 못한 채 130만원(실수령액)의 저임금에도, 6년째 임금이 동결된 상황에서도 꾹 참고 일했는데, 결국 학교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더군다나 국회에서 처우개선 일환으로 11개월로 계약이 연장되었는데, 결국 옆의 동료를 해고한 예산으로 처우개선이 이루어지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마저도 서울시교육청은 확보된 예산에서도 59명을 더 해고하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스포츠강사의 대량해고 사태의 본질은 MB정부의 사업이라는 이유로, 대통령이 바뀌자 사업축소, 예산 축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교육정책의 연속성은 두말할 필요 없이 중요하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교육부장관이 바뀔 때마다 정치적인, 또는 경제적인 목적으로 교육을 이용하거나 희생양 삼아서는 안될 것이다. 학교는 실험실이 아니고 학생들은 실험용 쥐가 아니다.

오로지 교육논리와 교육적인 안목을 접근해야 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지 오년지소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업인 초등돌봄강사의 경우도 지금은 약 3천명을 확대하지만, 4년 뒤 임기가 끝나면 스포츠강사와 같은 운명에 놓이게 될지도 모른다. 이와 같이 학교내 비정규직 직종은 확대되었다가 축소 및 폐지가 반복됨으로써 이들을 고용불안 문제에 시달리게 해서는 안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리고 2013년 9월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과 730 교육부 대책발표로 상시·지속적 업무 담당자 무기계약 전환을 통해 고용안정을 추진 중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내 스포츠강사 250명을 거리로 내몰리게 생겼다. 이는 정부 정책과도 정면으로 위배된다.

정부 및 교육부의 비정규직 고용안정 대책

1. 국가정책조정회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무기계약직) 전환계획 발표 ('13년 9월)

○ (해고) 해고사유 및 절차를 근로기준법 및 판례 취지에 맞게 표준화

○(전보) 사업예산이 축소・폐지되는 경우 전보를 통해 고용유지 노력

2. 교육부, 학교회계직원 고용안정 및 처우개선 대책 ('13년 7월)

○ (고용안정) 1년 이상 상시ㆍ지속 근무자, 평가를 거쳐 무기계약 전환

- 직종․업무의 성격에 따라 교육감 또는 학교장이 채용하고, 조례 또는 규칙 등을 통해 관련 근거 마련

국가인권위원회, 영어회화전문강사 처우개선을 위한 권고('13년 8월)

○ 영어회화 전문강사에 대하여 무기계약직 전환 등 고용안정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한다.

학교 초등스포츠강사 70%가 30~40대의 남성으로 한 가정의 가장으로 생계가 막막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과 중앙정부는 이들 비정규직을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은 시의회에서 확정된 예산에 따라 392명을 채용하여야 하며, 추경 예산 확보를 통해 채용 인원을 확대하고, 그래도 부족할 경우에는 학교비정규직 타직종으로 고용을 보장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김형태 서울시교육의원
김형태 서울시교육의원
- 김형태 서울시교육의원(강서구, 양천구, 영등포구)
-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위원
친환경무상급식지원특별위원회 부위원장(전)
인권특별위원회 위원(현)
9호선 특혜의혹 조사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전)
남북교류협력지원 특별위원회 위원(현)
사학투명성강화 특별위원회 부위원장(현)
- 서울시교육청 감사자문위원회 위원(현)
혁신학교정책자문위원회 위원(전)
사학정책자문위원회 위원(전)
- 서울시청 서울시민복지기준추진위원회 교육분과위원(전)
어린이청소년 인권위원회 위원(현)
행정용어순화위원회 위원(현)
- 한국교육의원총회 공보관(현)

*연구실 : 서울특별시의회 의원회관 603호
*연락처 : 02) 3705-1053~5 전송 : 02) 3705-1457
*전자우편 : riulkht@hanmail.net
*인터넷카페 : 행복한 변화, 새로운 서울교육(리울샘모꼬지)
http://cafe.daum.net/riulkht
*얼 숲 : http://www.facebook.com/riulkht
*블로그 : <김형태교육의원 행복한 학교만들기>
http://blog.daum.net/riulkht


김형태
<저작권자 ⓒ 영등포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