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욱-칼럼] 10월 16일은 반GMO의 날
  • 입력날짜 2016-10-12 13: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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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GMO(유전자조작 식품)에 대해 얘기할 기회가 많다. GMO에 대해 강의를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GMO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GMO는 아직 안전하다는 것이 입증되지 않았고 또 우리가 이용하고 있는 많은 식품에 원료로, 첨가물로 사용되어서 불안을 일으키고 있지만, 한편으로 잘못된 정보 과잉으로 공포를 유발하기도 한다.
그동안 이 지면을 통해 여러 차례 알려드렸지만, 우리나라에 수입되고 있는 GMO는 일곱 가지이다. 콩과 옥수수, 유채, 면화, 사탕무, 알팔파, 감자이다.
이 일곱 가지 농산물만 수입 승인되어 있어서 다른 GM 농산물은 우리나라에 들어올 수 없다. 물론 엄격한 유통 관리를 통해 완전히 차단되고 있느냐는 문제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지만 수입 승인된 것은 이 일곱 가지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일곱 가지를 다 수입하고 있지는 않다.
올해 8월까지 우리나라에 수입된 GM농산물은 6백6십4만6천 톤인데 그중 옥수수가 5백7십7만9천 톤, 대두가 7십오만4천 톤이고 면실유가 십일만 3천 톤이다. 그 외에는 통계로 잡히지 않을 정도로 소량이 수입되고 있다(자료출처: 바이오 안전성 정보센터).
대표적인 GMO 중의 하나인 캐놀라유는 유채를 들여와 기름으로 가공하는 것이 아니고 기름을 짠 완제품을 기업이 수입해서 병 포장만 하는 것이라서 GMO 수입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다. 잡히지는 않으나 시판되고 있는 캐놀라유는 거의 GM 유채로 만든 것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가 수입하여 식품으로 판매하고 있는 GMO는 이 범위 안에 있다.
그런데 SNS에 유포되고 있는 정보 중에는 GMO 토마토와 non-GMO 토마토를 구별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정보도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도 GMO 토마토가 유통되고 있으니 이를 구별하는 방법을 숙지하여 GMO 토마토를 가려먹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GMO 토마토가 수입 승인 품목이 아니라서 이를 수입해서 유통하는 것은 불법이다.
또 시중의 토마토케찹은 GMO 토마토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으니 이를 피하려면 어디에서 파는 것을 사 먹으면 안전하다는 홍보물도 있다. 이 경우에도 마치 우리나라에 GMO토마토를 원료로 한 토마토케찹이 유통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오해를 전달할 수도 있다.
GMO에 대해 걱정하고 거부해야 하지만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유통되면 혼란을 일어날 수도 있다.

해마다 10월 16일은 반 GMO의 날이다. 2010년 10월에 나고야에서 열린 '바이오 안전성에 대한 카르타헤나 의정서' 제5회 조약국회의(MOP5)에 참여했던 세계의 반GMO 시민 단체들이 매년 이날을 반GMO의 날로 정하자고 결의하면서 10월 16일을 반GMO의 날로 정하게 된 것이다. 이날은 UN이 정한 ‘세계 식량의 날’이기도 하고 또 국제주부연맹이 정한 ‘화학조미료 안먹는 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2011년부터 해마다 이날을 반GMO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강연회나 토론회, 기자회견과 퍼레이드 등을 펼쳐 왔다.
또 ‘GMO 없는 밥상을 차리기 위한 생활 수칙’도 발표하여 이날 하루 만이라도 GMO없는 밥상을 차려보도록 안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GMO표시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단백질이 없거나 파괴되어 DNA 검사가 어려울 경우 그리고 수송이나 제조과정에서 GMO가 섞일 가능성이 있는 비의도적 혼입율이 3% 이하일 경우 GMO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도록 되어 있다.
그러니 GM 콩으로 만든 식용유나 GM 옥수수에서 추출한 올리고당, 과당, 시럽 등 많은 GMO를 원료로 한 제품이 유통되고 있어도 GMO로 만들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그렇지만 반GMO의 날에 맞춰 발표하는 ‘GMO를 피하는 생활 수칙’을 지키기만 해도 GMO를 거의 피할 수 있다.


1. 원산지 표기와 GMO 표시 꼭 확인할 것
2. 수입식품과 수입농산물은 가급적 피할 것
3. 생활협동조합이나 유기농산물 직거래 단체 물품 이용하기
4. GMO 우려가 있는 가공식품 가급적 피하기
5. 식량 주권과 먹을거리 안전에 대해 생각하고 공부하기

올해 쌀이 풍년이라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쌀 소비는 줄어드는데 농사는 풍년이다. 거기에 수입까지 하고 있다. 그래서 못팔고 남은 쌀 재고량이 175만톤이나 된다. 올해 쌀까지 더하면 내년에 쌀 재고량은 2백만톤을 넘길 것이다. 농민들은 북한에 쌀을 주든지 하여 쌀을 격리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고미중 오래 된 것은 사료용으로 돌리고 또 최소 50만톤 이상을 이 땅에서 격리시켜야 한다.
쌀이 과잉이라고 논을 함부로 없애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한번 망가진 논은 다시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래에 쌀 부족 문제가 발생하면 주식을 남에게 의지해야 하는 신세가 되기 때문이다. 주식을 자급하지 못하면 식량 수출국에 나라의 운명을 구걸해야하는 처지가 된다.
논의 형태는 놔두고 GMO 대체 작물을 심어서 쌀 과잉 문제와 GMO 수입을 줄여나가는 것을 함께 고려해야 할 때가 되었다.

10월 16일 하루라도 쌀 문제를 걱정하고, 화학조미료와 GMO를 안 먹는 식탁을 차리는 날을 만들어 볼 것을 제안한다.

이재욱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소장

이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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