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시장 주택정책, ‘뉴타운 광풍’ 재현 우려?
  • 입력날짜 2021-10-23 17: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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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순 의원 “서민 주거 안정에 도움 안 돼”
서울시 국감에서 “오세훈 시장의 주택정책에 대해 부동산 양극화를 초래할 뿐, 서민 주거 안정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라는 강도 높은 비판이 나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6대 재개발 규제 완화 대책’을 통해 매년 2만 6천 호에 해당하는 25개소 이상의 구역지정을 목표로 신속한 주택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서울시가 추진하는 신속통합기획 민간재개발, 재건축 정상화 발표가 부동산 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모니터링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오 시장 취임 이후 강남구 일원동 등 총 9,191세대가 재개발‧재건축 인가를 받았다.

최소 10억씩만 잡아도 9조 원이 넘는다. 재건축‧재개발은 주변 지역 집값 상승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이 대치동 은마와 잠실5단지 같은 대단지 아파트의 가격 동향에 관심을 두는 이유다. 재개발‧재건축 인허가로 폭등하는 집값을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오 시장은 연말 발표 예정인 새로운 도시계획 구상 ‘2040 서울플랜’에 층고 규제 폐지를 반영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故 박원순 전 시장 시절인 2013년 ‘서울시 스카이라인 관리원칙’과 ‘한강변관리기본계획’을 마련, 한강 변 인접 아파트 첫 동은 15층, 제3종 일반주거지지역은 35층 이하로 층수를 제한하고, 2014년 도시기본계획에 이를 포함해 기준을 넘긴 재건축 계획은 심의를 반려해왔다.

당시 ‘35층’은 법적 용적률 상한선인 300%를 확보하고 주변 지역과의 조화를 고려한 기준으로 전문가 논의, 주민 공청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합의된 것이다. 또 무조건 35층이 아니라 용도지역에 따라 지금도 50층이 가능하다. 즉 도심·광역중심지 내 복합건물은 51층 이상도 올릴 수 있고, 도심지구의 경우 용도지역이 ‘일반주거’여도 제3종 일반 복합건물은 50층 이하로 지을 수 있다.

35층 층고 규제를 폐지할 경우,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서울시 아파트 지구 주택용지 현황 도면을 보면, 6월 말 현재 재건축 미시행지역이 91개소인데 반포지구, 압구정지구 등 대부분 한강 변과 강남권에 집중돼 있다. 특히 오 시장 취임 이후 재건축 추진을 위한 주민간담회가 총 34회 개최됐는데, 18개 구역 모두가 강남과 여의도 지역이다.

35층 층고 제한을 폐지하면 한강 변과 강남권 집값 상승은 불을 보듯 뻔하다. 특히 여의도와 압구정, 반포, 잠실 등 한강 변 대단지 재건축 사업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실제로 은마아파트(현재 4,424가구)를 35층으로 재건축할 경우 5,905가구, 49층으로 재건축하면 6,054가구로 늘어난다.

또 서울시 자치구별 아파트 평당 가격순위를 보면, 서울시 평균이 4천 5백1만5천 원인데, 강남구가 7천 7백 3십 7만 8천 원으로 가장 높고,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한강 변에 있다.
국토위 소속 민주당 박영순 국회의원(왼쪽 사진)은 10월 20일 서울시 국감에서 “규제 완화를 통해 공급을 늘리겠다는 정책이 일리는 있다”라면서도 “한강 변은 서울시 내 대표적인 고가 아파트 지역이다. 고가 아파트 가격은 더욱 올라가고 부동산 양극화를 촉진하게 될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어 “서민들의 주거 안정화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되고, 상대적 박탈감만 커질 뿐이다. 이런 게 오세훈 시장이 원하는 주택정책인지 묻고 싶다”라며 “오세훈 시장의 주택정책의 핵심은 규제 완화와 민간주도 공급 확대, 절차를 생략한 스피드한 공급이다. 이를 두고 1년 임기 시장이 사실상 차기 선거운동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박영순 의원은 “도시정비사업은 수익성과 스피드 못지않게 공공성도 중요하다. 재개발‧재건축이 주변 집값 상승과 부동산 안정화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강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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