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마전]제일 가까운 사람 남편 “감사합니다”
  • 입력날짜 2021-04-13 17:5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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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순 여성연합회 회장이 평생을 함께해온 남편 조세준 님께 사랑을 듬뿍 담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1983년 5월 8일 남편 조세준과 결혼해 1남 1녀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려왔습니다.
그러던 중 하늘이 시샘이라도 하듯 결혼생활 32년 만에 큰 사고가 났습니다.
2015년 11월 1일 비가 많이 내려 길이 미끄러운 가운데 고등학교 동문들과 함께 충북 충주시에 있는 청남대를 찾아 김대중 산책길을 기분 좋게 걸었습니다.

산책로 비탈길에 접어들면서 동문들에게 조심해서 걸으라는 당부의 말을 건넸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저는 나뭇잎에 가려져 있던 돌부리에 넘어져 발목에 이상을 느끼며 다시 일어나려고 힘을 쓰다 더 크게 다쳤습니다.

남편에게 연락해 상황과 건강 상태를 설명하고 서울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병원을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드렸습니다. 이후 20여 분쯤 지난 뒤 출동한 119 소방대원 도움으로 충주병원 이송 후 응급조치를 받은 후 서울 구로구 K 병원으로 이송되어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의 친구 덕순이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함께 해주었습니다. 친구야 이제야 인사를 한다. 고맙다. 덕순아.

그때 우리는 부부 동반으로 11월 3일 250만원을 지불한 일본 골프 여행이 잡혀 있었습니다.
저는 다리에 부기가 빠져야 수술을 할 수 있다는 의사의 말과 함께 부기가 빠지는 대는 1주일 정도 소요된다는 점을 설명하고 일본 골프 여행을 다녀오라고 권했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일본 골프 여행을 포기하고 저의 곁을 지켜주었습니다. 저는 다리 수술 후 65일 동안 병원 치료와 남편의 간호를 받았습니다. 이제야 말하지만, 그때 의사로부터 수술은 하지만 잘 걷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평생을 함께해준 당신, 직장에서 업무처리하고 병원으로 달려와 병간호 언니에게 오늘 밥은 잘 먹었느냐고 묻던 내 남편, 지금까지 나의 곁에 있어 준 당신에게 지금껏 ‘고마워요’ ‘감사해요’라는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이라도 영등포시대 전마전을 통해 사랑하는 당신에게 내 마음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여보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김미순 드림

김미순(영등포구 여성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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