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천구 ‘9988 어르신 행복지킴이’운영
  • 입력날짜 2013-09-25 09: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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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몸어르신 맞춤형 방문상담 실시
양천구(구청장권한대행 전귀권 오른쪽 사진)는 고령화 사회 어르신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생활을 지원하고자 전문지식을 갖춘 자원봉사자를 양성하여 맞춤형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9988 어르신 행복지킴이’를 운영하고 있다.

A씨(남, 72세)는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인한 사채 빚으로 가정경제가 파탄나면서 아내와도 이혼하고 1남 3녀 자녀와도 연락이 끊긴 채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0만원짜리 방에서 기초노령연금과 공공일자리 사업으로 근근이 생활해 나가고 있다. 한번의 자살시도를 하였고 항상 수면제를 가까이 두는 잠재적 음독자살 가능자이다.

이런 A씨의 삶에 희망이 비치기 시작한 것은 양천구 어르신상담 자원봉사자들의 방문이 있고 나서부터이다. 양천어르신상담센터의 9988행복지킴이 113명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총 10주간 60시간의 어르신상담봉사자 양성교육과정을 이수하고, 2인 1조가 되어 홀몸어르신의 방문상담 자원봉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외로운 어르신의 삶에 적극 개입하여 그들의 생각과 고민을 경청하고 마치 아들딸처럼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자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다.

이번 A씨를 방문한 상담사들은 먼저 정신보건센터를 방문해 어르신의 심리상태에 대해 정확히 알아보는 것을 시작으로 일자리 플러스센터를 찾아가 65세 이상 공공근로에 대한 정보를 얻어 어르신께 제공해 드리고 보건소 구강보건실을 찾아가 어르신이 그토록 바라던 틀니지원을 받도록 도와 드렸다.

특히, 가장 큰 수확은 서울형 기초보장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몇 년 간 생사조차 알 수 없었던 자녀들과 연락이 닿게 된 것이다. 봉사자들의 노력으로 아버지와 연락이 다시 닿은 자녀들은 감동한 나머지 그동안 자신들의 무심함을 자책하기도 하였다. 이제 A씨는 항상 몸에 지녀온 수면제를 본인 스스로 버리고 삶에 활력을 되찾아 가고 있다.

또 다른 사례는 한 때 포크레인 기사로 잘 나갔던 B씨(남, 62세)의 이야기다. B씨는 46세이던 해에 부인이 뇌출혈로 사망하고 그 충격으로 술로 하루하루를 보내며 살다가 친구에게 재산의 대부분을 사기 당하고 조울증에 걸려 기초생활수급자로 살아가고 있다. 배신감에 팔 떨림 증상을 앓고 있으며 집안에 전등을 모두 꺼놓고 외부와의 접촉을 일절 차단한 채 생활하는 전형적 우울증 환자이다.

이에 9988 어르신 행복지킴이 상담사는 B씨의 우울증 극복 및 대인관계 회복을 위하여 우선적으로 국민기초수급자 유선전화감면 서비스를 통한 유선전화 혜택을 받도록 도와드렸다. 또한 내담자의 건강 회복을 위하여 규칙적 운동 활동을 관리하고 내담자가 다니는 교회와 연결하여 대인관계 회복을 도모하는 등 적극적으로 상담에 임하고 있다.
이처럼 표면화되지 않았던 어르신의 문제를 현장에서 직접보고 느끼는 어르신 상담사들은 지역 유관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밑반찬 배달 및 방역 작업 등 실질적인 도움을 드림으로써 어르신들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 드리고 있다.

상담 봉사자 맞춤형 방문상담은 노인의 우울증, 소외, 자살이 화두가 되고 있는 요즘 복지사각 지대에 놓인 어르신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복지인력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시작한 것으로 외로운 어르신의 삶을 희망으로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방문대상 어르신들은 정신보건센터에 우울증으로 등록되어 관리 받고 있는 분들이 대부분으로 봉사자들은 이들을 정서 및 심리적으로 지지하는 말벗이 되어 드림으로써 외로움을 해소해 드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편, 이런 훈훈한 소식이 전해지자 신한은행 강서본부(조욱제 본부장)에서는 홀몸어르신들을 위해 써 달라고 100만원 상당의 선물세트를, 파리바게트 신정네거리점에서는 직접 구운 빵을 기탁하였으며, 구에서는 소중한 후원품들을 상담사들을 통해 어르신 각 가정에 배달할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노인 문제는 이제 더 이상 남의 얘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얘기라면서 민관연계망 구축을 통해 함께 돌봄을 실현해 나가는데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학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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