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출소 '굴착기 습격사건' 경찰은 당당한가!
  • 입력날짜 2012-09-25 06: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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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치안확보, 언론 정론직필, 검찰 법원 공정한 법집행...
지난 17일 경남 진주시에서 술에 취한 황모씨(41)가 굴착기를 몰고 지구대에 들이닥쳐 주차중인 지구대 순찰차를 굴착기 집게로 찝어 집어던지고 지구대 건물을 때려 부쉈다. 경찰이 테이저 건을 쏘며 저지하는데도 난동을 거듭하다 허벅지에 실탄을 맞고서야 겨우 38분 만에 난동이 멈췄다.

지구대 인근 주변의 가로등과 가로수도 굴착기 집게를 휘둘러 박살냈다. 한편 18일 오전 연평도에서도 우모씨(50)가 자신의 지프형 승용차를 몰고 파출소로 돌진해 파출소 출입문과 벽, 유리창, 집기 등을 파손시키는 장면을 TV뉴스로 지켜보았다.

우씨는 파출소에 들어가 근무중인 경관에게 불만을 항의하다 밖으로 나와 차를 몰고 돌진했다고 한다. 백주대낮에 이런 무법천지 세상이 또 어디에 있을까 싶다. 이를 아무리 이해를 할려고 해도 너무했고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들 술꾼들이 경찰 지구대와 파출소를 마구 부순 이유는 주차단속과 음주운전 처리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황씨는 주차단속에 항의하다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조사를 받고 풀려 난뒤 굴착기를 몰고와 난동을 부린 것이다. 외신에서 간간이 보여주는 폭동 장면이 고스란히 재현된셈이다.

홧김에 경찰서 부순다면 남아날 관공서가 얼마나 될까!


우씨는 자신과 부인 등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면허가 취소되고 벌금이 많이 나오자 홧김에 파출소를 향해 차를 몰았다고 한다. 경찰의 처분이 부당하다고 울분을 느껴 치안을 위한 경찰서를 막무가내로 부수는 식이라면 대한민국에 남아 날 관공서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개인 간의 관계에서도 억울하고 분하다고 멋대로 폭력을 휘두를 순 없는 일이다. 주먹이 법보다 가까운 세상이라면 법치주의는 설 땅이 없다. 하물며 국가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을 상대로 마구잡이로 폭력을 행사하는 일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대한민국은 분명 법치국가로 국민이 정한 헌법의 법치주의를 개인의 억울한 사연으로 헌법을 유린하고 허무는 이번 사건들은 사회의 평화 질서 유지 차원에서라도 엄하게 처벌해야 마땅하다 할 것이다.

우리 경찰은 한때 정권의 거수기 나팔수 역할로 정의롭지 못한 과거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잠시나마 불신과 멸시를 한 몸에 받아온 게 사실이다. 일제시대 독립운동을 탄압하고 격변기 독재정권 시절에는 민주화운동을 억압하고 일부 경찰 총수들이 일신의 영달을 위해 정치권에 줄서기했던 어두운 역사 때문이다.

경찰내 고문 기술자들에의한 무고한 시민들을 성고문 물고문 전기고문 사건 등은 씻을 수 없는 역사적 오명으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경찰에 대항하고 공권력에 맞서는 게 정의처럼 여겨지던 풍조도 한 때 없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대한민국은 민주화운동을 발판으로 성공적인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선망 받고 있으며 경찰이 권력의 시녀이던 시대도 이제 지났다. 경찰에 대한 시민의식도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개선돼야 할 점이 많다. 지금 이 순간에도 범인을 쫓거나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불철주야 뛰는 경찰들이 곳곳에 있다.

국민의 재산과 안전을 위해 수많은 경찰들이 어려운 박봉에도 묵묵히 국가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들을 고맙게 여기거나 격려하기는 커녕 마음에 안든다고 차량을 몰고 돌진하고 근무중인 경찰을 두들겨 패고 파출소 건물을 부순다면 우리 사회의 치안은 절대로 유지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개인 사정으로 불만을 표시하면 법치는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오죽 억울했으면 하는 일부의 시선 또한 경찰은 잊지 말아야 한다. 엄한 처벌과는 별개로 왜 그런 터무니 없는 사건이 벌어졌느냐 하는 것은 엄정한 감찰을 통해서 밝혀져야만 하고 또 다시 억움함을 호소하는 일이 없이 그 재발방지책을 확고하게 세워야만 할 것이다.

경찰은 시민에게 군림하고 고압적인 경찰이 아니라 시민들, 특히 힘없어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시민을 위해 진정으로 봉사하는 경찰의 모습이야 말로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한 몸에 얻어낼 수 있는 최선의 길임을 각별히 명심하길 기대하고 바란다.

이강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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