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 도살장' 열마리중 세마리는 '애완견'
  • 입력날짜 2012-10-12 06:4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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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가려져 있는 개고기 산업과 관련 유통 과정상의 한 단면이 드러났다. 유통되고 있는 개고기 가운데 30%는 식용을 목적으로 키워진 개가 아닌 애완견 인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는 것. 더구나 이렇게 개 도살장으로 흘러든 개들 가운데 상당부분은 전국 400여곳의 동물보호소에서 흘러든 것이 확실시돼 그 충격을 더했다.
동물사랑실천협회 박소연 대표가 ‘한국의 개고기 산업’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 김아름내
동물사랑실천협회 박소연 대표가 ‘한국의 개고기 산업’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 김아름내
 

'개 팔자' 도살장에서 태어나기도 동물병원에서 태어나기도


동물사랑실천협회(이하 동사협)는 1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내외적으로 혼란이 있는 가운데 이제는 개 식용에 대한 불법화를 금지해야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동사협 박소연 대표는 "동물보호법이 도입돼 유기나 안락사는 법에 반하는 행위이지만, 반려견 판매는 불법이 아니라서 많은 개들이 개고기 산업으로 팔려가고 있는 현실"이라면서, "동물보호법상 개의 도살이 금지됐지만 도살용으로 판매하는 것은 규제되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이 지적한 것.

박 대표는 자신들 단체가 이 같은 조사에 착수한 배경과 관련해 “국민 소득의 성장 그리고 핵가족화 사회구성원의 고령화에 따라서 반려동물에 대한 감정적 교류, 반려동물 사육 인구가 1천만 명으로 늘어나고 있고 또한 반려동물 사업의 규모가 1조 원 이상으로 성장하는 등, 개를 더 이상 동물이 아닌 가족의 개념으로 보는 한국 사회의 가치관이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계속해서 "국민소득에 따라서 전세계적으로 반려동물을 대하는 여러 가지 사회문화들이 형성되고 있다”면서, “이렇게 개를 보는 사회적 가치관과 문화가 변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여전히 개를 먹는 관습이 남아있어 국내외 적으로 큰 마찰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변화하는 가운데에도 "반려견을 기르다 잃어 버렸을 경우 가장 크게 고민하는 것이 개고기 공장으로 흘러가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라는 것.

박 대표는 "전국 400군데 보호소를 2년 반 동안 조사한 결과(물론 400군데 모든 곳을 조사하지는 못했다.) 절반 이상의 곳에서 개들을 안락사 하지 않고, 엄격하게 조사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고기로 보내거나 번식업자, 불법포획업자에게 무분별하게 입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면서, “국내외적으로 혼란이 있는 가운데 이제는 개에 대한, 개의 식용에 대한 불법화를 금지해야 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이끈 박 대표는 이어 개고기 산업 관련 자료를 들면서 개고기 산업의 실테를 고발했다. 누렁이, 믹스견을 비롯하여 안내견의 역할을 하는 리트리버와 작은 애완견들이 도살장에서 죽어가거나 방치된 상태에서 번식된 상태를 보여주는 자료들이었다.

총 1억 2천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들었다는 이 조사는 개고기를 먹기 시작한 문헌 조사부터 리서치, 법률 분석, 온ㆍ오프라인 광고, 소개, 경매장, 도살장, 현장을 조사한 것 들이었다.

박 대표는 조사과정과 관련해 “산속에서 1박을 하면서 도살하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하였고, 관련 업자들의 진솔한 대화를 들을 수도 있었다”면서, “동물사랑실천협회가 남양주 한 도살장에서 도살당한 후 귀가 잘린 코카스파니엘의 모습을 보고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코카의 귀가 잘린 모습을 확인 하였는데, 왜 귀를 잘랐냐 라는 물음에 관련업자는 코카는 애완견이니까 애완견의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귀를 잘랐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대표는 “동물이 태어나는 것은 같지만 다른 곳에서 태어날 수도 있다”, “도살장에서 태어나기도 하고 동물 병원이나 애완견센터에서 태어나기도 한다”며, “11일부터 2주나 한 달에 한 번씩 단계별로 조사한 자료들을 공개할 예정”이라 밝히며 본격적으로 그 실태를 공개할 것을 천명했다.

김아름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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