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비판글' 네티즌, 영등포경찰서 수사논란
  • 입력날짜 2012-12-29 06:3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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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경찰서가 고발없이 네티즌들의 정부비판글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27일 한 네티즌이 "인터넷 유머사이트 '오늘의 유머'와 '다음 아고라'등에 정부에 대한 비판 글을 썼는데 영등포 경찰서 사이버팀장이 갑자기 찾아왔다"며 "해당 경찰이 '누가 고발한 것은 아니고 우리가 직접 검색해봤더니 반정부성향의 비판글로 도배돼있어 수사하게 됐다'고 말했다"고 제보해왔다.

제보자에 따르면 해당 경찰은 이 네티즌에게 "당신의 글은 극좌로 편향돼있다"며 "후보자도 후보자지만 박지만도 그렇고 박정희 전 대통령 등 후보자 아버님에 대해서 비난 글을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해당 경찰은 "당신은 요주의 인물이기때문에 지켜보고 있다"며 "지난번에 글쓰는거 조심하라고 했는데 도배를 했구먼"이라는 말도 했다고 제보자는 주장했다

네티즌은 "오래전에 새누리당에서 자신을 고발해 조사받은 적이 있기는 하지만, 형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이번에는 고발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전과자인 것처럼 '요주의 인물' 운운하며 함정수사를 하는 것은 문제 아니냐"며 경찰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해당 경찰서 사이버팀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혹시 고발이 없는 사건에 대해 경찰이 자체적으로 네티즌에 대한 수사를 하고 있냐"고 묻자 "제가 답변해드릴 수 없고 과장님이 오시면 답변을 드리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에 다시 "안했다고는 말씀을 안하시는데 경찰이 자체적으로 네티즌 수사를 했다고 봐도 되는 것인가?"라고 기자가 묻자 해당 경찰은 "뭐, 그렇죠"라고 답변했다.

이 같은 경찰의 답변을 종합해 본다면 영등포경찰서는 이 네티즌에 대해 인지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네티즌이 올린 글에 대해 첩보 수준 이상의 수사자료를 축적해 놓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찰이 다음 게시판등 온라인 게시판에서 반정부 성향을 보이는 네티즌에 대한 광범위한 자료를 첩보이상으로 이를 수집하고 있다면, 이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는 물론 통신비밀의 원칙을 사실상 해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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