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수 분유 필요한 우리 아이 살려주세요!”
  • 입력날짜 2013-01-10 10: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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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예산 늘어났지만 예산 부족, 지원대상 축소 특수 분유사업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에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를 둔 엄마(닉네임 냉냉)의 안타까운 글이 올라와 네티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이 아이는 선천적인 병 때문에 특수 분유를 먹여야 하지만 정부 지원이 줄어 특수 분유를 먹이지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에 올라온 사진(닉네임 냉냉). 희귀난치성 질환인 '글루타릭산뇨증'을 앓고 있다.     © 다음 아고라 이미지 캡쳐
▲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에 올라온 사진(닉네임 냉냉). 희귀난치성 질환인 '글루타릭산뇨증'을 앓고 있다. © 다음 아고라 이미지 캡쳐
 
보건복지부 "예산 축소 2011년 신청도 지급 못했다"
아이가 앓고 있는 병은 ‘글루타릭산뇨증’이다. 이 병은 선천적인 염색체 이상으로 인해 생기는 것으로, 체내에서 단백질을 스스로 분해할 수 없는 병이다. 그래서 이 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은 음식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한다. 단백질 제한에서 조금만 벗어나는 양의 단백질을 섭취해도 뇌와 장기 등이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백질을 잘못 섭취하여 10살이 되기도 전에 죽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글루타릭산뇨증, 페틸케뇬증, 단풍단뇨증 등 이런 선천적 대사이상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특수 분유가 필요하다. 특수 분유는 국내에서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 국가에서 특수 분유 지원을 해 왔다. 이 지원사업은 치료비, 검사비, 약값 등 다른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희귀난치성 질환 아이 부모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런데 2013년부터는 특수 분유를 지원받기가 어려워졌다. 지원대상이 축소된 것이다. 기존에는 특수 분유 지원 대상에 소득기준이 없어 소득에 상관없이 특수 분유를 지원받을 수 있었지만, 2013년부터는 소득기준 150% 이하 가정만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특수 분유를 먹지 못하면 생명이 위협받는 아이들이 지원을 받지 못해 값비싼 분유를 직접 구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렇게 지원대상이 축소된 이유는 예산 부족 때문이다. 특수 분유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보건복지부 출산정책과 신호순 씨는 “현재 예산이 부족하여 미지급분이 많은 상황이다. 2011년도 것도 다 지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예산 상황으로는 사업을 감당하기 어려워 소득기준을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2013년 새해 복지 예산은 97조4,000억 원으로 역대 복지 예산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대 복지 예산’이라는 말이 무색한 실정이다. 특수 분유 지원 사업과 같이 정작 복지가 필요한 곳은 예산이 부족해 허덕이고 있다.

다수를 위한 복지를 하다 보니, 소수들의 복지가 줄어들게 된 것이다. 특수 분유를 먹지 못하면 당장 생명이 위독한 아이들, 이 아이들을 차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진정한 복지인지 생각해 볼 때다.

김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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