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찐빵女’ 사건은?...장애인 아닌 ‘정상인’
  • 입력날짜 2013-01-16 04:51:30 | 수정날짜 2013-01-16 12: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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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문제연구소 원린수 소장 "SBS 방송이 변씨를 지적장애자로 조작 했다"
[기자주] <조선일보>가 15일 소위 '찐빵소녀'로 알려진 사건과 관련 서울고법 민사13부(재판장 문용선)가 김모(여·42)씨와 남편 윤모(49)씨, 딸(20)이 SBS를 상대로 위자료 10억원을 청구한 소송에서 "SBS는 김씨 가족에게 3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밝힌 가운데 이 사건의 실체와 관련해 관심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

본지는 지난 2008년 12월 10일 이 사건과 관련해 기사를 내보낸바 있다. 하지만 당시 SBS측의 항의로 관련 재판이 마무리 될때 까지 기사를 보류한다고 상호합의한 후 기사를 내린바 있다. 이와 관련 당시 가해자로 지목되었다고 옥살이 까지 했던 윤모 씨 가족이 SBS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 민사 2심 선고가 내려짐으로서 어느정도 사법적 판단이 이루어졌다고 판단해 독자들의 알 권리를 위해 이 기사를 다시 게재한다.

2008년 SBS-TV '긴급출동SOS24'..'찐빵파는 소녀'
지난 9월 16일과 9월 30일 그리고 10월 14일 총3회에 걸쳐 방송된 SBS-TV '긴급출동SOS24' '찐빵파는 소녀'의 방송내용이 조작 되었다는 의혹이 제기 되었다.

8일 '원린수형사문제연구소'의 원린수 소장은 보도자료 등을 통해 자신의 연구소에서 40여일 간의 현장을 방문해 조사를 한 결과 방송내용이 사실과 동떨어지다고 주장했다. 또한 원 소장의 조사내용에 대해 기자가 확인 검증한 결과 그의 주장이 상당히 신빙성이 있음이 확인 되었다.

원 소장은 '찐빵파는 소녀'의 진실이 방송내용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면서 "변 아무개 양을 SBS방송이 머리가 모자라는 지적장애자인 것처럼 만들었다. SBS는 변 씨를 이렇게 이미지 조작한 후 여 주인 김 씨가 파렴치 하게도 세상물정 모르는 변 씨를 4년간이나 학대하고 임금까지 착취 한 것처럼 방송내용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원 소장은 계속해서 "여주인 김 씨는 변 모양의 도벽과 거짓말을 3년이나 속고 지내다 뒤 늦게 이를 알고 그 도벽등을 고쳐 주려 했음에도 방송 때문에 일방적으로 파렴치한 범인으로 몰려 구속당한 사건"이라며 각종 증거등을 들며 여주인 김 씨의 죄 없음과 SBS측의 부도덕성을 지적했다.
▶지난 9월 방송된 SBS '긴급출동 SOS24' <찐빵파는 소녀)의 한 장면
▶지난 9월 방송된 SBS '긴급출동 SOS24' <찐빵파는 소녀)의 한 장면
 

SBS '긴급출동 SOS24'.."찐빵소녀"는 어떤 내용?

방송은 지난 9월과 10월 총 3주간에 걸쳐 방송된 내용이다. 방송내용은 '긴급출동 SOS24' 방송제작팀이 강원도 홍천의 한 휴게소에서 변 씨가 폭행을 당한채 앵벌이를 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여러날 취재한 동영상을 2008년 8월 4일 정신병원의사등 전문가들이 모여 분석한 결과.

변 씨가 휴게소 가족에게 감금 폭행을 당하고 있고 지적장애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여 변 씨를 휴게소로부터 격리시켜 진료를 시켰다. 진료결과 전문가의 예상대로 변 씨는 4년간 휴게소 가족으로부터 상습폭행, 임금착취, 감금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는 내용으로 방송 되었다.

총 3부작으로 그 내용이 방송되자 전국 일일 시청율이 13.1%대에 이를 정도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고 각종 포털 사이트 등에서 여주인 김 씨의 행태에 대해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던 방송이었다. 이로 인해 여주인 김 씨는 춘천지방검찰청에 의해 지난 10월 7일 상습폭행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되어 현재 1심 공판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40여 일간 170여 가지 내용을 조사해 보았더니
원린수 소장은 자신의 연구소가 지난 10월 12일 부터 11월 22일 사이 40여일 동안 충주, 안동 등 현장 방문을 통한 170여 가지의 내용 조사가 기록된 조사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자신이 그동안 밝혀낸 사실을 상세하게 공개했다.

변 씨는 지적장애 앓고 있는게 아니라 정상인?
방송에서는 2008년 8월 4일 오후 8:00에 전문가들이 모여 그간 촬영한 동영상 화면을 보고 회의를 하여 변 씨를 지적장애자로 판단하여 휴게소에서 격리시켜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시키고 여주인 김씨를 고발하기로 하여 휴게소를 갔으나 변 씨가 완강히 거부하여 되돌아 온 후 언니로부터 연락을 받고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는 내용으로 방송 된바 있다.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원 소장은 "위 방송내용은 조작 되었다. 사실은 회의가 있기 전인 2008년 7월 29일에 변 씨를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켜 놓고 7일 뒤인 2008년 8월 4일 오후 8시에 회의를 하고서도 마치 회의를 하고 회의결과에 따라 추후 입원시킨 것으로 조작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지구대 호송기록
▶지구대 호송기록
 
원 소장은 이 같은 자신의 주장의 근거로 홍천경찰서 소속 남면지구대의 사건처리표를 그 증거로 들었다. 사건처리표에는 '2008년 7월 29일 15:45분경 변00을 춘천국립병원으로 후송조치함'이라고 기록된 내용이었다. 즉 SBS측이 이미 변 씨를 지적장애자로 만들어 놓고 '지적장애자'란 목표에 맞추어 회의 결과를 낸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원 소장은 변 씨를 진료했던 국립춘천병원 전문의 강석훈의 증언을 빌려 변 씨의 정신상태가 정상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방송에서도 의사 강씨는 "처음에 우리가 예상했던 지적장애라든지 이런 문제는 특별히 나타나지 않았고요", "지능지수 역시 정상이었고"라고 인터뷰 했었다. 변 씨를 치료했던 의사 강 씨 뿐 아니라 간호사들도 연구소측이 녹음한 녹취록에서는 변 씨가 정상이라고 보고 있었다.
▶ 주치의 인터뷰 장면
▶ 주치의 인터뷰 장면
 
녹취록을 확인한 결과 동 병원의 간호사 류씨는 "(변 씨가)자기 의사 잘 밝히는 편"이라고 말해 지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부인했다.

형사연구소 보고서의 또 다른 녹취록을 확인한 결과. 변 씨의 고등학생 시절의 같은 반 친구 류 아무개, 김 아무개, 안 아무개 등 총 5명과의 대화 녹취록에서도 이들은 변 씨가 "장애 의심이 전혀 없는 정상인"이라고 말한것이 확인 되었다.

변 씨가 고교 2년을 중퇴한 이후의 그 주변 친구인 황 아무개등 3인 또한 "변 씨는 정상인이었다"고 말했다.

기자의 확인에 의해서도 변 씨의 담임을 맡았던 한 선생님은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지 또는 지적수준이 떨어지느냐"는 물음에 "절대 아니다"고 딱 잘라 말했다. 변 씨가 SBS 방송 내용처럼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게 아니라 지극히 정상인이라는 사실 확인 이었다.

변 씨의 몸에 난 각종 상처는 김 씨가 학대해서 생긴 상처가 아니다.
방송에서는 변 씨의 몸에난 각종 상처를 집중해서 부각시킴으로 해서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아냈었다. 특히 여 주인 김 아무개가 휘두른 칼에 의해 찔린 상처라고 내보냈던 영상을 비롯해 '정강이 상처' 그리고 '등 부위의 상처'는 사실과 거리가 멀어 보였다.

변 씨는 방송에서 자신의 가슴에 있던 자국을 칼에 의해 다쳐 생긴 상처라면서 "(주인아줌마가)칼로 저를 찌르면서 저를 죽이고 싶다고 칼로"라고 말한 장면의 경우 방송에서 여러 차례 화면에 나와 시청자들의 공분을 자아낸바 있다.

하지만 이 상처는 조작된 의혹이 있다. 형사연구소 측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당초 이 상처는 여주인 김 씨가 휘두른 칼에 의해 생긴게 아니라 변 씨 스스로 긁어서 생긴 상처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형사연구소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방송제작팀 중 한 사람이었던 A 인권단체 김 아무개가 방송제작팀과 함께 2008년 7월 1일 경 최초 휴게소를 방문하여 변 씨를 장시간 상담하며 몸에 있는 상처를 확인하였는데 당시 변 씨의 몸에는 긁힌 상처만 있었고 이 상처도 변 씨 스스로 긁어서 생긴 상처라고 말했다"

"김 씨도 긁힌 자국을 확인 하였으며 촬영까지 하였는데 정신병원 입원 뒤에는 긁힌 자국이 볼록 튀어 나온 상처로 변해 있었고 여주인 김 씨가 칼로 찔러 생긴 상처로 뒤바뀌었다"고 조사 되었다.

형사보고서는 그 근거로 여주인 김씨의 남편 윤 아무개와 A 인권단체 김 씨와의 대화녹취록을 들었다.
 
이 같은 내용에 대해 A 인권단체의 김 아무개는 기자의 확인 전화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고 사실 확인에 대해 거부했다.

형사보고서는 또한 '정강이 상처'도 방송에서는 여주인 김 씨의 딸이 슬리퍼를 신은 발로 정강이를 차서 생긴 상처라고 방송 되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처음 취재 당시 변 씨도 찐빵을 팔다 자동차 문에 다리가 끼어 생긴 상처라고 말했다. 이 후 말을 바꾸어 여주인 김 씨의 딸이 슬리퍼를 신은 발로 차서 생긴 상처라고 방송내용에 맞추어 말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SBS가 방송에서 내보낸 변 씨가 학대를 당했다는 각종 상처는 사실과 멀어 보였다. 변 씨 자신이 앓고 있던 질병 때문 이거나 또는 자해에 의한 상처임에도 SBS 측에서 임의대로 과대 포장 내지는 조작해 내보냈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12월 12일 '찐빵소녀'조작 의혹 기자회견 갖는다
'원린수형사문제연구소'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변 씨 주변을 취재한 결과 보고서 내용이 사실과 가깝다는 정황이 많이 포착되었다. SBS방송 내용 보다는 동 조사보고서의 내용이 진실에 가깝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 이외에도 여주인 김 씨가 변 씨의 월급을 주지 않았다는 사실도 진실이 아니다, 변 씨가 숙식한 환경이 열악했다는 사실도 진실이 아니라는 점 등을 밝히고 있다.

'원린수형사문제연구소'는 이 같은 조사내용에 대해 오는 12일 오전 10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는다고 발표했다. 연구소의 원린수 소장은 "이번 사건은 변 씨 개인의 품행의 문제로 인해 가족들 조차 외면했음에도 변 씨를 SBS방송이 여주인 김 씨 로부터 4년간이나 임금착취를 당했음은 물론 갖은 학대를 당한 것처럼 방송을 조작했다."

"방송내용을 조작해 시청자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어 냈고 높은 인기만큼 큰 동정심을 얻어 변 씨의 문제있는 품행은 극한상황에서 살기 위한 어쩔 수 없이 한 행동으로 미화되어 용서되고 변 씨의 잘못된 품행을 3년이나 감쪽같이 속고 있다가 뒤늦게 이를 알고 고쳐주려 했던 여주인 김 씨를 파렴치한 범인으로 만들어 구속시킨 사건"이라며 어이없어 했다.

'원린수형사문제연구소' 원린수 소장은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밝혀낸 각종 자료를 공개하고 SBS측에 공식입장을 따져 물을 예정이다.

추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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