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정노동자’ 사랑합니다. 고객님, 웃다가 멍든 우리들의 이야기
  • 입력날짜 2013-05-10 06:2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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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여성근로자 보호를 위한 청책토론회
배우가 연기를 하듯 고객을 기분 좋게 하려고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고 연출해야 하는 근로자인 ‘감정노동자’의 이야기를 듣고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한 청책토론회 “여자 노동을 말하다, 감정노동 - 사랑합니다, 고객님! 웃다가 멍든 우리들의 이야기”를 5.14(화) 오후 3시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개최한다.

여성 취업자 천만 명 시대, 감정노동 서비스업 종사자 많아
최근 감정노동문제가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서비스산업의 비중이 커지고 이 분야 종사자의 비율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여성의 경우 전체 취업자 약 1천만 명 중 감정노동이 중점적으로 요구되는 서비스·판매 분야 직종 종사자가 약 314만 명이나 된다. 또 직종의 남녀비율을 보면 서비스 종사자의 약 66%, 판매 종사자의 약 50%가 여성으로 남성에 비해 크게 높은 실정이다. )

여성근로자의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분야는 전화로 고객을 응대하는 콜센터(Call Center)로 전국 3만5천여 개 콜센터 업체에서 종사하는 1백만 명의 상담원 중 약 89만 명이 여성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근로자, 시민, 전문가 함께 모여 감정노동문제 대안 모색
이숙진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는 “여성 근로자의 상당수가 감정 노동을 필요로 하는 저임금·비정규직 업종에 종사하며, 끝없이 요구되는 고객만족과 서비스 향상을 위해 정작 자신의 인권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제 이들이 진정한 웃음을 찾을 수 있도록 근로자, 전문가, 시민 등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눠보고 해결방안을 찾아보기 위해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감정노동 직종 중 여성비중이 특히 높은 콜센터의 근로자를 중심으로 논의해보는 이번 청책토론회에서는 여성 감정노동자들로부터 직접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감정노동자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방안 및 정책적 대안을 모색해볼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감정노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비스노동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보고 우선 근로자들을 위한 ‘고객 응대 매뉴얼 새로 쓰기’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재단 홈페이지, SNS 등을 통해 이에 관련된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실제 전화상담원 등 감정노동자들은 “사랑합니다. 고객님!”을 외치며 아무리 불편한 고객을 만나도 자신의 감정을 꾹 참아야 하는 스트레스에 늘 노출돼 있다. 성희롱이나 심한 욕설에도 기본적인 자기방어조차 하지 못하고 억지 미소를 지어야 해 소위 ‘미소 우울증’을 앓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인 차원에서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해외의 경우 서비스 종사자의 직무 스트레스에 대한 관리가 일정 정도 제도화돼 있다. 유럽에서는 감정노동이 고령화나 고용불안 문제 등과 함께 미래사회의 10대 심리적 위험요인 중 하나가 될 것이라 보고, 산업재해 승인 범위를 ‘사고 중심’에서 ‘질병 중심’으로 전환해 기준을 완화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은 2004년 콜센터 직원들의 근무 여건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콜센터 노사공동선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참여를 희망할 경우 서울시여성가족재단 홈페이지(www.seoulwomen.or.kr)에서 신청하면 된다.

오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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