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김재철 체제연장 선언 규탄한다”
  • 입력날짜 2013-05-23 04:56:38 | 수정날짜 2013-05-23 07: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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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성명서 통해 밝혀
 권재홍 보도본부장의 뉴스 진행보습이 비춰지고 있는 여의도 MBC
권재홍 보도본부장의 뉴스 진행보습이 비춰지고 있는 여의도 MBC
전국언론노동조합은 22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MBC 김종국 사장의 본부장급 인사 단행에 대해 “김재철 체제 연장선언이라며 이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특히 권재홍 보도본부장과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의 유임에 대해 “김재철 체제의 청산을 바라는 국민의 기대를 처참히 무너뜨렸다”고 주장하고 “앞으로 있을 국민적 저항은 방문진과 김종국 사장이 자초한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경고했다.

성명서 전문
MBC 김종국 사장의 ‘김재철 체제 연장 선언’ 규탄한다
MBC 김종국 사장이 본부장 인사를 단행하면서 권재홍 보도본부장과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을 유임시켰다. 방송의 가장 핵심인 보도와 편성, 제작의 책임자에 대표적인 ‘김재철 라인’ 인사들을 다시 앉힌 것이다. 이번 본부장 인사는 김종국 사장의 MBC 정상화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였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워도 한참 잘못 끼웠다. ‘김재철 체제’ 청산을 바라던 국민들의 기대를 처참히 무너뜨렸다.

권재홍 보도본부장이 누구인가. 권 본부장은 김재철 사장 아래에서 편파 보도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지난 총선과 대선 국면에서 정권 편향적인 보도를 일삼아 MBC의 신뢰도를 일거에 추락시킨 장본인이다. 심지어 지난해 “MBC 노조원들의 퇴근 저지로 권재홍 본부장이 부상을 당했다”는 뉴스 보도가 나가게 함으로써 MBC 뉴스에 먹칠을 했다. 당시 뉴스 보도는 최근 법원 판결로 ‘할리우드 액션’임이 증명됐다. 권 본부장은 이 사안 하나만으로도 퇴진해야 마땅하다.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이 MBC에 끼친 해악도 권재홍 본부장 못지않다. 백 본부장은 MBC의 대표적 시사 프로그램인 ‘PD수첩’을 파행으로 몰아간 핵심 인물이었다. ‘PD수첩’ 작가들이 전원 해고돼 장기간 방송 파행이 이어졌는데도 이를 방관했고 간판 PD였던 최승호 PD 등을 다른 부서로 발령내는가 하면, ‘PD수첩’ 아이템을 매번 검열하기도 했다. 파업에 참가했다는 이유만으로 아나운서들의 업무 복귀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오죽하면 지난해 MBC 편성제작본부 산하 구성원들이 “백종문 본부장은 공정방송 실현 의지에 문제가 있다”며 압도적으로 불신임을 결정했겠는가.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강성남)은 김종국 사장이 ‘김재철 체제 연장’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으로 규정하고 강력 규탄한다. 아울러, 김종국 사장에게 엄중 경고한다. 당장 노조와의 대화에 나서라. 해고자를 복직시키고 보복성 징계를 무효화하라. 정권과 정치권의 외압에 맞서 보도, 제작, 편성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무너진 MBC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회복시켜라. 김종국 사장은 취임사에서 “공정방송에 직을 걸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말에 스스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앞장서 책임을 물을 것이다.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도 이번 인사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번 인사는 방문진과 김종국 사장의 ‘나눠 먹기’식 인사라는 말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공영방송의 대주주 자격이 없음을 방문진이 또 다시 보여준 꼴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방문진 구조를 개선하고 공영방송을 바로세우기 위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앞으로 있을 국민적 저항은 방문진과 김종국 사장이 자초한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2013년 5월 2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오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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