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원 관광 일베회원, 기념품 시계값만 18만원
  • 입력날짜 2013-03-10 05:36:32
    • 기사보내기 
국회의원도 못 받은 융숭한 대접, 문화상품권-·전교조 비방 도서까지
국가정보원이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를 초청해 진행한 '종북' 강연에 최소 혈세 천만 원 이상이 들어갔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회원들이 일베사이트에 올린 후기들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이날 강연행사에 참석한 80명 전원에게 '어느 지식의 죽음'과 '굳빠이 전교조'라는 책 두권과 1만원짜리 문화상품권 5장. 휴대폰 가죽케이스, 그리고 시계를 기념품을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이 일베회원에게 줬다는 기념품 내역
▲국정원이 일베회원에게 줬다는 기념품 내역
 
이들 상품들을 할인된 단가로 단순 계산만 하더라도 1인당 20만원 이상, 일회성 행사에 최소 1,600만 원 이상이 사용됐다고 추정된다. 여기에 최고급 중식 코스요리를 제공하고 강사에 대한 강연료 등까지 생각해보면 2천만 원대 이상이 들었다는 이야기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김현 민주통합당 국회의원은 "제가 정보위원회 소속으로 국가정보원에 가본 적이 있지만 저도 이런 대접을 받아본 적이 없다"며 "국가정보원이 합법적인 교사 노조인 전교조에 대한 비방성 책을 나눠주고, 강연을 했다는 것은 스스로 정치에 개입했음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윤정훈 씨의 불법 선거운동 사무소에서도 국정원을 언급했고, 국정원 여직원 사건에도 일반인 이 아무개씨가 개입한 것이 확인됐다"며 "이 같은 강연등이 국가정보원의 협조자를 확보해 조직적인 댓글 작업의 보은 성격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가정보원이 회원들에게 제공한 '듀얼타임 시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국가정보원 1층 기념품샵에서 가죽 시계는 4만~8만원, 문페이즈는 12~15만원, 듀얼타임 시계는 16~18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현 의원은 "참여정부에서 과거 5만 원짜리 시계를 만든 적은 있지만, 이 시계도 이라크 파병 등에 가는 국군장병들을 위해 제공됐지 불특정 다수의 일반인들에게 제공된 적은 없다"며 "국가정보원이 특정인을 종북이라고 낙인찍는 책과 함께 과거와 달리 이같은 융숭한 대접을 한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보안 문제도 지적됐다. 김현 의원은 "국가정보원 강연내용과 시설물 현황 후기를 누리꾼들이 특정 사이트에 올렸다는 것은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전혀 보안 교육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정보위원회에서 문제 제기를 해야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올린 후기를 보면 당시 국정원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대테러 작전실과, 사이버테러 모니터링실을 구경시키고, 실탄 사격을 시키기도 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는 국가정보원 조직을 공개할수 없도록 한 국정원법을 위반, 인터넷에 국정원 내 내부시설 명칭과 조직을 공개한 것으로 출입자의 보안교육을 제대로 시행하지 않았다는 뜻도 된다.

전국 교직원 노동조합도 <프레스바이플>과의 통화에서 "인터넷 상에서 전교조 관련된 비방적인 글이 있는 책을 국가기관이 나눠준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국정원이 국내정치에 개입해 전교조를 추방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계덕 프레스바이플
<저작권자 ⓒ 영등포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