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 취직이 나를 기초생활수급자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 입력날짜 2016-08-16 08:4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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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나?”
이경애 어르신 사진 오른쪽 ©영등포시대
이경애 어르신 사진 오른쪽 ©영등포시대
“50 넘은 아들이 하나 있다. 그동안 변변한 직업 없이 지내던 아들이 최근 취직을 해서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기뻤고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그런데 아들이 취직하면서 정작 나는 더 어려워졌다. 따로 사는 아들이 취직을 해서 월급을 받는데 왜 내가 기초생활수급자 명단에서 탈락되어야 하는지 모르겠다.(한숨)”<이경애(80세) 신길 1동, 7월 4일 사회복지협의회 관계자와 방문한 자리에서>

“당장 급한 것은 약 값이다. 약 없이는 하루를 버티기도 힘든 상황이다. 도대체 왜 어려운 사람을 더 어렵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8월 5일(금) 오후 사회복지협의회를 통해 마련한 선풍기를 전달하기 위해 손자 손녀와 함께 다시 방문한 영등포시대 시민기자를 맞이하며 한숨과 함께 쏟아낸 이경애 어르신의 하소연>

“답답하다. 기초생활수급자 탈락 후 다른 방법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그러나 다른 방법을 찾지 못 했다. 아들의 월급이 2백2십만 원을 넘으면 안 된다는 대답만 반복해서 돌아올 뿐이다”<8월 11일<목> 방안에 베인 쾌쾌한 냄새제거를 위해 방향제를 만들어 다시 방문했을 때>

좋은 이웃과 일대일 결연을 한 인연으로 그동안 이경애 어르신께 밑반찬 등을 전달할 때마다 방바닥에서 보호 캡도 없이 날개만 돌아가는 탁상용 선풍기 하나로 더위와 싸우는 모습은 보는 이의 가슴을 저리게 했다.

이날도 예외 없이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 본 기자를 맞이한 어르신은 “고맙고 감사하다. 선풍기가 생겨서 좋다. 그런데 아들의 취직으로 기초생활수급대상에서 제외되어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막막해졌다”라며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냐. 다른 방법이 없는지 알아봐 달라”라고 거듭 호소했다.

“이후 백방으로 알아보고 노력했지만, 아들의 월급이 2백2십만 원을 넘으면 다른 방법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올 뿐이다”라며 절망하는 모습을 보였다.

큰아들을 췌장암으로 잃고 그 충격으로 왼쪽 눈이 실명된 상태에서 어렵게 혼자 생활해 오고 있는 이경애 어르신, 선풍기가 생겨 더위를 덜 수 있을 것이라는 작은 기쁨보다 따로 사는 아들의 취직으로 기초생활수급대상에서 제외되어 당장 약값을 걱정하고 크게는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따로 사는 자식이지만 취직을 축하해 주고 생계 걱정을 하지 않는 방법은 정녕 없는 것일까?
“이제는 자식이 취직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차라리 내가 살아있는 동안만큼은 자식이 취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또 다른 기초생활수급 대상자 어르신의 자조 섞인 한탄이 기초생활수급대상자 심사과정에 대한 비현실적인 문제점을 반증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로 사는 아들이 취직해서 월급을 받는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대상에서 제외되어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어르신, 당신의 생계를 위해 “자식의 취직을 바라지 않는다”는 표현을 서슴없이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의 기초수급생활수급 법과 자격 요건이라면 이는 마땅히 재검토 되어 현실에 맞게 고쳐져야 할 것이다.

서춘심 시민기자

박강열/서춘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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