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제명과 자진탈당 .. '원님 지나간뒤 나팔불기!'
  • 입력날짜 2012-09-24 06: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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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명과 자진 탈당 만으로 절대권력의 부패의 시작을 막을 수 는 없다
최근 새누리당 일각에서 12월 대선을 앞두고 ‘검은 돈’ 사건이 연속으로 터지면서 당의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분위기가 더욱 무거운건 이번 사건의 주인공이 친박 계 좌장격인 박근혜 대선 후보의 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6선의 홍사덕 전 의원과 역시 친박 계로 알려진 송영선 전 의원 때문이다.

홍사덕 전 의원의 경우 중앙선관위의 검찰 고발 내용은 지방 소재 중소기업 진 모 대표에게서 6,000만 원의 불법 자금을 수수했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운전기사 고 모씨의 제보가 단서였으며, 이를 토대로 선관위가 기초 조사 작업을 벌여 검찰에 고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홍 전 의원과 진 모씨 모두 혐의를 강력 부인하고 있어서 고발자의 증언 말고는 아직 분명한 증거가 없는 상황이다.

박근혜 써포터즈 중앙 명예회장인 송영선 전 의원은 “박근혜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꼭 필요하다”며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남으로서 새누리당 공천을 둘러싼 비리가 상상 그 이상일 것이라는 세간의 추측을 낳게 했다.

'홍사덕-송영선' 대책은 원님 지나간뒤 나팔불기


8도 조선 통치의 근간을 떠바치는 마을 수령인 원님은 조선조 정치에서 권력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처럼 권력의 상징인 원님 부임길에 그를 맞이하는 아전들이 준비에만 몰두하다 정작 부임당시에는 환영의 나팔을 불지 못하고 지나간뒤 나팔을 부는 일을 빗대어 '때를 놓친 대책'의 상징적인 비유로 '원님 지나간 뒤 나팔불기'라고 말한다.

홍 전 의원은 불법정치자금 수수 의혹 사태가 벌어지자 지난 18일 “큰일을 앞둔 당과 후보에게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어드리겠다”며 스스로 자진 탈당했다. 또 송 전 의원은 즉각 당에서 제명시켰다. 마찬가지로 안철수 불출마 종용사건에 있어서 정준길 공보위원은 스스로 물러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것 만으로 당이나 박 후보와 전혀 무관한 사건이 됐다고 보는 사람은 드물다. 문제는 홍사덕 의원이나 송영선 전 의원의 사례가 단지 개인 비리 차원으로 불법자금 수수가 발생했다고는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내 공천 시스템에 있어 구조적인 부패고리를 안고있는 것은 아니냐는 시각이다.

실제 새누리당 차기 대권주자로 수년전 부터 박근혜 후보가 확고하게 자리매김 함으로서 당내 권력의 집중화는 상상 그 이상이기도 하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것은 고금의 진리다.

홍사덕-송영선 두 사례가 절대권력 집중으로 인한 부패라고 한다면 앞으로 100일이 채 남지 않은 박 후보의 대권 행보를 가로막는 걸림돌로 막아서게될 그의 측근 내지는 새누리당내 인사들의 구조적인 비리가 터져 나올 것을 예고하는 그 서막일 뿐이기도 하다.

원님 지나간뒤 나팔을 불지 않으려면 새누리당내 구조적인 비리에 대해 다시한번 제 살을 깎는 철저한 반성과 대책이 필요한게 그 이유이기도 하다. 단지 당사자들의 탈당이나 제명만으로는 앞으로 터져나올 가능성이 높은 걸림돌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볼 수는 결코 없기 때문이다.

이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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