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수위 홈페이지 장애인 접근 너무 어려워
  • 입력날짜 2013-01-24 06: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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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당선인 인수위 홈페이지 소개부터 취임신청까지 내용 파악 안 돼
23일, 인권위 앞에서 장애인정보문화누리 회원들이 인수위원회 홈페이지에 장애인 접근성 문제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인권위 앞에서 장애인정보문화누리 회원들이 인수위원회 홈페이지에 장애인 접근성 문제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 김아름내
▲ 인권위 앞에서 장애인정보문화누리 회원들이 인수위원회 홈페이지에 장애인 접근성 문제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 김아름내
 
장애인정보문화누리 김철환 실장은 인수위원회가 활동 중인 가운데 홈페이지에 장애인 접근이 쉽지 않아서 차별 진정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왔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굳이 기자회견을 하면서까지 공개적으로 진정서를 제출하는 이유로 “차별진정을 알리는 이유도 있고,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당선후보를 비롯하여 후보들의 홈페이지 접근 문제를 차별진정을 냈을 때에 개선된다했지만 많이 개선되지 않았음”을 언급했다.

또, “박근혜 당선인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이후에도 인수위원회 홈페이지는 장애인 접근성이 쉽지 않은 상태”라며, “인수위원회 김용준 위원장 본인도 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인들 문제를 고민하겠지만, 홈페이지 접근 문제는 고려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용준 인수위원회 위원장은 어릴 적 소아마비로 인해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기자는 지난 해 11월 7일 매서운 추위에도 불구하고 국가인권위원회를 찾아 대선후보들의 홈페이지 접근 문제를 제기했던 ‘수화언어 권리확보를 위한 공동대책 위원회’를 취재한 적이 있다.

박 100점 vs 문 75점, '이게 뭥미!'....

시각장애인이 알 수 있도록 텍스트를 지원하는 것에 박근혜 당선인의 후보시절 홈페이지는 60%의 접근성으로 후한 점수를 받았지만 청각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도록 자막 또는 수화, 화면설명 제공은 심상정 후보(의원)만이 ‘일부를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이 문제는 박근혜당선인이 당선되고 나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기자는 장애인들이 홈페이지를 접근함에 있어 얼마나 많은 불편함을 겪는지 확인해봤다. 우선 시각장애인을 고려한 텍스트는 본 기자가 잘 알지 못하는 점이었기 때문에 차별진정을 넣은 시각장애인 박씨의 말을 빌렸다.

그는 인수위원회 찾아오는 길에 대한 구체적 텍스트 설명이 없었으며 스크린리더로 읽어보면 ‘img_map.jpg’로 인식되어 위치를 알 수 없었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인수위원회를 소개하는 페이지, 위원회 조직도 등도 어떤 내용인지 파악이 어렵다고 했다. 또 스크린리더 센스리더라는 것에는 인수위의 활동 영상의 내용 또한 photo 2013년 1월 16일(수) 제 18대 대통령인수위원회 브리핑 영상‘이라 읽힌다고 한다.

아울러 청각장애인의 접근성을 알아보는 방법은 어렵지 않았다. 영상 등에 소리를 꺼놓고 보는 것이었다. 물론 하이라이트 장면은 축약적인 면만 보여주는 것이기에 화면 소리에는 배경음악이 깔려있었다. 하지만 청각장애인은 누군가 전해주지 않는 이상 이점을 알 리가 없다.
▲  윤창중 대변인이 브리핑 중에 있으나 자막은 뜨지 않았다.    © 인수위원회 홈페이지 캡쳐
▲ 윤창중 대변인이 브리핑 중에 있으나 자막은 뜨지 않았다. © 인수위원회 홈페이지 캡쳐
 
▲   김진선 취임위원장의 브리핑에는 짤막한 자막이 뜨긴하지만 구체적 사항이 나타나있지 않다.                           © 인수위원회 홈페이지 캡쳐
▲ 김진선 취임위원장의 브리핑에는 짤막한 자막이 뜨긴하지만 구체적 사항이 나타나있지 않다. © 인수위원회 홈페이지 캡쳐
 
지난 20일 제 18대 대통령인수위원회 브리핑을 통해 윤창중 대변인과 김진선 취임위원장이 한 브리핑 영상을 보면, 중요발언에 대한 자막은 이따금씩 뜨지만 중간 중간 무슨 얘기를 했는지, 취임식은 어떤 방법을 통해 신청하는지는 자막으로는 알 수 없다.

이번 2월 25일 있을 대통령 취임식에 박근혜 당선인은 초대자 6만 명 중 3만 명을 일반인을 초대하겠다고 밝혔으나, 대통령 취임식 신청마감 27일 전까지 개선되지 않는다면 홈페이지 접근성이나 우편발송을 어려워하는 시각·청각장애인은 홈페이지 접근성이 어려워 신청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혹자는 몸도 불편한데 굳이 취임식에 오려고 하느냐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알 권리와 궁금함의 표현은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다.

박근혜 당선인은 후보시절 장애인의 자립생활 보장 및 장애인 권리옹호 등이 담긴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공약을 수용하고 이행할 것을 약속한 바 있지만 대통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홈페이지 접근성에 장애인이 불편을 느끼는 이상 장애인의 권리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인수위원회 취임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장애인정보문화누리가 인수위원회 홈페이지 접근성에 대해 인권위에 차별 진정을 했다는 기자에 말에 “홈페이지 서버 쪽에 얘기해보겠다”는 말을 했다. 빠른 시일 내에 인수위원회 홈페이지가 개선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김아름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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