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 떨어진다
  • 입력날짜 2022-08-02 16: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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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욱의 영등포공원 느릿느릿 걷기]
나무 밑에 감 서너 개가 떨어져 있다.

어젯밤 비가 세차게 온 탓인지 모르겠다.
나뭇가지를 뒤흔들만한 큰비는 아니었는데
같은 가지에 달린 감도
각자 다르게 살아가는 모양이다.

그러니까, 감 떨어지는 이유는
각자 다르다는 거다.
어떤 놈은 가을까지 잘 넘겨 홍시가 되고
어떤 놈은 여물기도 전에 떨어지고
또 어떤 놈은 열매를 맺기도 전에 떨어지기도 한다.

어떤 놈은 날씨가 너무 더워서
또 어떤 놈은 매미 소리가 시끄러워서
감이 떨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일도 있을 테니 말이다.

이 더위가 물러날 때까지
감은 떨어지고 또 떨어질 판이다.

이용욱(영등포문화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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