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래예술공장 MAP 선정예술가] 홍원석 ‘문래일기
  • 입력날짜 2013-01-03 05:4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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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나라 자동차 프로젝트' 문래동에서의 체험을 본인 시각으로 재구성
 '문래일기'(사진제공 문래예술공장)
'문래일기'(사진제공 문래예술공장)
 
문래일기(새나라 자동차 프로젝트)는 문래동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재해석하는 소셜 퍼포먼스 작업이다. 홍원석은 고전문학 ‘열하일기’의 형식을 빌려 실재 지역 공동체의 특정한 순간과 정치·문화적 상황을 영상에 담아냈다. 급속한 산업화로 인한 재개발과 문화도시 서울의 이중적인 풍경을 비판적인 시각과 솔직한 태도로 연출했다.

한국 사회의 급속한 산업화로 형성된 문래동은 재개발과 문화예술의 활성화라는 양면성이 공존하는곳이다. 특히 영등포의 중심인 문래동은 1930년대 동양방직, 종연방직 등 신식방직공장이 세워진 곳으로 이후 1960∼80년대에는 철재상, 기계, 섬유 등 제조공장 등이 들어서 국가경제 발전의 첨단산업기지 역할을 했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시설이 노후해지고 정부의 도시계획에 따라 공장들이 서울 외곽으로 빠져나가면서 문래동은 서서히 쇠퇴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문래동의 흥망성쇠는 택시운전을 했던 나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인생과 닮아있다.
1960~1980년대만 하더라도 택시는 여유 있는 사람이 타는 특별한 교통수단이었고, 택시운전사는 고급 신형차를 탈 수 있다는 매력으로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산업과 소비의 발달로 택시가 흔해져버린 지금은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 몇 달간 문래동에서의 체험을 본인의 시각으로 재구성한 '문래일기'라는 영상과 기록물을 선보인다. 이것은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오마주 한 작품으로 현대판 '박지원'의 시선으로 실제 문래동에 거주하며 지역 커뮤니티를 통해 찾아낸 한국 근현대의 경험과 동시대 풍경을 담아낸 것이다. 문래동을 둘러싼 다양한 삶과 시공간 속에서 본인의 아버지가 60대의 박지원을, 나는 30대의 박지원으로 분해 실제와 허구를 넘나들며 새로운 시각 체험을 선사한다.

문래동에 거주하는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은 한국의 산업화 과정을 지켜보며 버블과 붕괴를 두루 경험한 세대이다. 60대와 30대라는 두 박지원 역할을 통해 문래동속에서 인위적이면서도 자연스런 만남의 과정과 세대 간의 시각 차이 등 그 동안 잘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들도 끄집어내고자 했다. 이 작품은 문래동을 중심으로 한국 사회의 정치, 사회, 문화적 맥락을 포착한 내 삶의 여행기라 할 수 있다.

지난 몇 년 간 다양한 지역을 돌아다니며 진행했던 '아트택시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커뮤니티를 생각한 작업은 아니었다. 분단의 현실과 재개발, 철거, 폭력 등이 난무하는 한국의 실상은 근본적으로 인간의 삶, 거주의 문제와 직결된다.

'아트택시 프로젝트'는 비정주, 임시거주의 방식으로 떠돌고 있는 존재로서, 최근에는 서울 문래동을 둘러싼 문제를 통해 개인적 관심을 확장시켰다. 가족사에 있었던 택시를 사회, 정치, 문화적 관점으로 넓혀가면서 다중적 사회인식을 건드리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특히 실제와 허구로 교차 편집한 영상 작업에서 택시기사로 일하다 졸지에 예술가가 된다는 설정은, 예술가로서 진행한 택시운전사의 역할을 뒤집어 봄으로써 예술제도에 대한 문제와 작업에 대한 성찰, 분석, 욕망에 대한 탐구이다. 자동차는 나의 감수성과 새로운 경험들을 연결하는 매개체로서 이 작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홍원석’ 작가노트 중


일시 : 2013. 01. 04.(금) – 2013. 01. 28.(월)
시간 : 10:00 – 19:00
장소 : 문래예술공장 1층 스튜디오M30
티켓 : 무료
* 장소특정적 참여 퍼포먼스
2013년 1월 4일 금요일 04:00pm~05:00pm 『길가는 밴드』 오프닝 공연
04:40pm 홍원석 『현장검증』 퍼포먼스

오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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