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고 봉사하는 일 최고의 즐거움이죠”
  • 입력날짜 2013-01-28 04: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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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학열 불태우는 파크테일러 홍원준 수제맞춤양복 젊은이들 눈길 솔솔
서울 올림픽파크텔 2층에 자리한 맞춤양복 전문 파크테일러 홍원준 대표는 “배우는 것이 제일 재미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금 청암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다. 내년에 졸업할 꿈에 부풀어 있다. 60대 중반에 고등학교 3학년이 된다. 60대에 면학의 꿈을 활활 불태우고 있는 그는 1968년부터 양복쟁이 인생을 시작한 천상 양복쟁이다.

1968년 명동의 양복점에 입사해서 소공동 조선호텔 롯데호텔 양복점에서 잔뼈가 굵었다. 소공동 하면 대한민국의 내로라는 유명한 사람들과 멋쟁이들이 입던 유명양복점이 즐비한 곳이다. 까다로운 고객들에게 미소를 짓게하는 수제양복의 기술자라는 소리를 듣기까지 혹독한 수업을 거쳤지만 요즘은 기성복에 밀려 영 ‘사는 맛’이 안난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사는 맛을 다시 돋워준 것은 바로 배움이었다. 뒤늦게 고등학교 과정에 입학하고 다시 대학에 들어갈 꿈에 부풀어 있는 그는 오후 4시면 학교로 향한다. 수업은 자신처럼 늦게 공부를 시작한 40대 50대 60대들을 위해 야간에 진행되기 때문이다.

겨울방학 여름방학에는 좀 여유롭다. 전교생 1000명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갔을 때 제주도의 한 호텔 나이트클럽을 통째 빌렸다는 후문을 전하면서 학교에 같이 다니는 사람이 자신처럼 60대면 친구, 50대면 동생이 되는 학교동료들을 만나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학교 즐거움 뿐 아니라 요즘 젊은층의 트렌드에 새로운 변화를 감지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는 맞춤양복이 기성복에 밀리나 했더니 개성파 젊은이들이 입소문을 타고 솔솔 노크를 하여 새로운 시대흐름을 읽고 있다.

이 세상에 단 한벌 뿐인 옷이 맞춤양복인 것을 아는 신세대 개성파들이 고가의 맞춤양복을 자신들의 수준에 맞게 ‘흥정’을 하는 주문이 많아 조율을 고민하고 있다고 하였다.

얼마전 대기업 2세가 맞춤양복을 해갔는데 기성복에 적응된 세대라 처음에는 낯설어 하더니 특별한 원단에 세상에 하나뿐인 자신의 옷이라는 자부심과 입으면 입을수록 정이드는 맞춤옷의 특성에 만족해하고 있다는 후문이라고 했다.

시대의 새로운 흐름을 감지하게 하는 것은 바로 얼마전에 들어온 26세의 여직원이다. 그녀는 이력서만 한장 들고 와서 앞으로는 남성복이 비전이 있을 것이라며 남성복을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어 제자가 되겠다고 찾아왔다고 했다.

2년여 여성복 학원과 의류회사에서 일한 경력의 그녀는 그의 소공동 이력들을 알고 기술을 배우겠다고 와서 블로그 등 인터넷sns를 단장하고 있다고 했다. 학교수업과 시대흐름의 새로운 기운에 상기된 그는 <사>맞춤양복협회 상임이사를 맡고 있으며 남한성로타리클럽 회원으로 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2011년 수해때 우면산 봉사활동에 나섰던 일과 공원에서 어르신초청 통닭 1000마리 대접한 일, 시각장애인 돕기 봉사활동 등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다고 하였다.

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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