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볕이 따스한 오후다”
  • 입력날짜 2022-10-27 16:05:00
    • 기사보내기 
[이용욱의 영등포공원 느릿느릿 걷기]
햇볕이 따스한 오후였다

공원 옆에서 나누어 주는 도시락은
금방 동이 난다
사람들은 혼자 혹은
두셋이 같이 먹기도 하는데
십중팔구 막걸리나 소주도 곁들인다

사람들은 대부분 혼자다
혼자 먹고 혼자 앉고 혼자 존다

햇볕은 따스했다
공원 벤치에는 낯선 사람이 졸고 있다
저 자리는 두꺼운 모자를 뒤집어쓴 사람 자리다
공원 사람들은 각자 자기 자리가 있다

졸릴 만도 할 거다
부직포 쇼핑백 안에는 점심 도시락
반찬이 들어 있을 수도 있다

햇볕이 따스한 오후다.

이용욱(영등포문화원 사무국장)
<저작권자 ⓒ 영등포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