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대표, “경제 현실도 국민의 마음도 모르는 것 같다”
  • 입력날짜 2019-05-20 11: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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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환 원내대표, “더는 혼자 당을 운영하려 하지 마시라”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는 당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등의 임명을 강행하려는 손학규 대표와 절차상의 이의를 제기하며 이를 저지하려는 오신환 원내대표와 이준석, 권은희 최고위원 간의 설전이 공개적으로 이루어졌다.
손학규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동안 다른 최고위원이 각기 다른 표정을 짓고 있다. ⓒ영등포시대
손학규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동안 다른 최고위원이 각기 다른 표정을 짓고 있다. ⓒ영등포시대
손학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모두 발언을 통해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019년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는 124만5,000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실업률은 4.4%로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라면서 청와대와 정태호 일자리수석은 “경제 현실도 모르고, 국민의 마음은 더욱 모르는 것 같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손학규 대표는 정태오 “일자리수석이 말한 상용직 증가가 30~40만 명이 된다고 했는데 그것은 주로 단기간 일자리다”라면서 “주당 36시간 이상 안정적인 일자리는 1년 새 62만4,000개가 사라지고, 36시간 미만이 80만2,000개가 늘었다”라고 밝혔다.

손 대표는 “노인 단기알바가 30~40만 개가 급조되었고, 30~40대 일자리는 28만개가 사라졌다. 정태호 수석도 자영업자와 제조업의 부진을 인정했지만, 제조업과 관리 유통업에서 17만개 일자리가 증발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말한 일자리 증가의 내용은 한마디로 엉터리다”는 주장이다.

손학규 대표는 “정부가 발표한 일자리 증가의 내용은 한마디로 엉터리다”라고 직격탄을 날리고 “정부는 사실을 숨기거나 왜곡해서는 안 된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오늘 저녁 8시 3당 원내대표가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호프 미팅을 갖기로 합의가 됐다”고 밝히고 “이번 원내대표 회동을 계기로 플레이 메이커로서 바른미래당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내겠다”라고 강조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정책위의장의 임명을 강행할 뜻을 굽히지 않고 있는 손학규 대표를 향해 “당헌·당규를 무시하고 바른미래당을 혼자 운영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라고 밝히고 “오늘 긴급하게 아침에 갑자기 안건을 상정해서 날치기 통과하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오 원내대표는 “정책위의장은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춰서 국정현안에 대한 대응을 해야 하는 자리고 당헌에 원내기구에 정책위가 포함된 이유이기도 하다”라면서 “정책위의장 임명권을 떠나서라도 원내대표와 이견조율을 거치는 것이 상식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오 원내대표는 “오늘 긴급하게 아침에 갑자기 안건을 상정해서 날치기 통과하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며 “더는 혼자 당을 운영하려 하지 마시고, 당을 민주적으로 운영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준석 최고위원과 권은희 의원 역시 정책위의장 임명에 대한 절차상의 하자를 지적하며 “당의 최고위원 단에 포함되는 주요 인사라고 하면 당헌·당규의 정식대로 충분한 협의를 구한 뒤에 안건을 상정하는 것이 옳았을 것이라고 판단 한다”라고 밝히고 “앞으로 이런 절차적인 문제에 있어서 더는 지적이 나오지 않을 수 있도록 당이 운영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반면 문병호 최고위원은 “최고위원님들이 당헌·당규를 읽고 최고위원회의에 나오셨으면 좋겠다”라고 반격에 나섰다.

문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 당규에 따르면 제5조의 최고위원이 의안을 제출하고자 할 때에는 긴급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전에 사무총장에게 제출하여야 하며, 의안은 긴급한 것을 제외하고는 사무총장이 일괄 정리하여 당대표가 상정한다고 이렇게 규정이 되어 있다”라면서 절차상 하자 없음을 강조했다.

문병호 최고위원은 “그러니까 긴급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무총장에게 사전에 제출하고, 사무총장이 정리해서 당대표에게 보고하는 것이다”라면서 “그런데 이 자리에서 불쑥 얘기하시면 안 된다”라며 “사전에 사무처에 얘기하고, 사무총장에게 먼저 의안을 얘기 하시고 오셔야 한다”라고 반박했다.

문병호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에 와서 회의하는 것을 보면 당헌·당규에 어긋난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시는 것 같다”라고 주장하고 “당헌·당규라는 것은 이미 창당할 때 정해진 것이고, 그것을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문 최고위원은 “자기들에 유리한 방향으로 당헌·당규를 해석하고, 툭하면 유리한 방향으로 바꾸자고 이야기하는데 그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그런 점을 잘 생각하셔서 말씀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밝혀 손학규 대표가 정책위의장을 임명하려는 것에는 하자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이후 최고위원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됐다.

박강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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