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근 경제칼럼
“부처님 손바닥도 그 행복을 가릴 수는 없다”

싸이씨!
당신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인 것을 잘 압니다. 강남 부자스타일로 살 것을 강요하는 부모님의 성화를 이겨내고 자신의 재능을 제대로 살려 강남 부자가 되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세계에서 누구나 좋아하는 인기가수가 되었으니 그로 인해 생긴 행복감은 누가 측량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 손바닥도 그 행복을 가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왜 제가 이런 불편한 글을 쓰고 있는지 아십니까? 바로 당신이 최근 매입한 건물의 임차점포이면서 예술가들의 작업장인 테이킹아웃드로잉이라는 카페 때문입니다.
당신은 뮤지션이라는 아티스트이지만 이들도 장르를 달리하는 아티스트들입니다. 같은 직업군이죠. 그리고 한 국민이죠. 그래서 당신이 불러일으킨 임대차분쟁이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의 안위를 위태롭게 하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입니다.
헌법은 국민이 <공화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데 그 근거는 주권이 모든 국민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재산이 많든 적든, 지식이 깊던 얕든 모든 국민은 차별 없이 1인 1표로 국가의 운영에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공화국의 역사에서 볼 수 있었지요. 이전의 정체 즉 봉건제에서는 정치 자체에서 배제되었지만, 봉건제의 해체 이후에는 국민은 정치적 권리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이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한편으론 경제적 피지배계층이 반발하고 경제적 지배계층이 불만을 터트리거나 하여 정국이 매우 불안해집니다.
그래서 그 내란과 같은 계층 충돌 속에 국력이 쇠잔해지죠. 결국, 공화국은 다른 나라의 침략을 받아 병탄이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자신들이 속한 공화국을 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공화국 소속자인 모든 국민은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식민지에서 해방된 지 70년이라고 하지만 아직 신생이라는 글자를 벗어던지지 못한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제대로 살려면 공화적으로 살아야 합니다. 누가 누구에게 피해를 주어 억하심정을 갖게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경제적인 강자가 경제적인 약자와 거래를 하면서 그런 억하심정을 느끼게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즉 대한민국 헌법을 존중하고 국가를 존립하게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 사이에서 계약당사자들이 서로를 기만하지 않고 차별하지 않고 대등하게 계약을 맺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즉 어떠한 계약이라도 서로가 계약의 주체임을 어기는 계약을 해서는 안 되고 우월한 지위에 있다고 기만적인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갑을은 그야말로 법률상 계약자의 순번을 정하는 것이 되어야지 우월한 지위를 나타내는 말이 되어서는 안 되지 않겠습니까?

당신이 한남동에 사들인 그 건물의 계약과정을 보면 참으로 주도면밀하게 진행된 영화 <스팅>과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당신에게 어느 기획부동산이 권유하였는지 모르지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당신의 부모님이 당신의 인생을 좌지우지하려 했듯이 당신의 탐욕 때문에 테이킹아웃드로잉의 예술가들의 삶이 피폐해져서야 되겠습니까?

공화국이 쓰러질 때 그게 어찌 내 책임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테이크아웃드로잉 예술가들의 책임은 아닐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너무나 큰 것을 잃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을 질책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싸이씨!
잠시의 탐욕으로 그대가 인간과 대한민국이라는 공화국을 사랑하지 않는 철면피 같은 예술가가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싸이씨!
대한민국은 모든 국민이 대등한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민주공화국임을 명심해주세요.

이선근 대표<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54년 경남 창녕 출생
*경제민주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2008년 상가임대차보호공동운동본부 집행위원장
*2008년~ 현재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대표
*2009년 임대아파트전국회의 상임의장
*2013년 을살리기비상대책위원회 고문
*2013년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가계부채소위원회 위원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 위원
*경제민주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민생연대 대표

이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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