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학칼럼] 잠 못 이루는 밤에 대하여
  • 입력날짜 2021-01-27 09: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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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병원 신경과장 김율희
영등포병원 신경과장 김율희
“안녕히 주무셨나요?”
“안녕히 주무세요.”
가장 기본적인 인사이지만, 가장 중요한 인사가 바로 수면에 관한 안부이다. 깨어 있을 때의 일에 집중하고 살기 바쁘지만, 사실은 잠을 편안하게 자는 것이 삶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일이다.

사람의 수면 시간은 전체 인생의 3분의 1에 육박한다. 잠을 자는 동안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해소하게 된다. 그러므로 수면의 질이 낮아지면 깨어 있는 시간도 괴롭고, 하는 일의 성취도 또한 낮아지게 마련이다.

신경과에 오시는 분 중에 본인이 수면장애인지 모르고 오시는 분들도 많다. 머리가 아프거나, 멍하고, 집중이 잘되지 않는 경우,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 같은 증세가 있는데도, 이유도 모른 채로 괴로워하는 분들을 많이 본다. 간혹 어지럼을 느끼기도 하며, 온몸에 힘이 없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다. 그러한 경우 뇌 영상 및 신경학적 진찰상의 이상이 없는데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 보면 수면이 문제인 분들이 꽤 있다.

수면의 질은 사실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수면 내내 얕은 잠을 자고, 어떤 사람은 깊은 잠을 잔다. 정상적인 수면 주기는 깊은 잠과 얕은 잠을 번갈아 수회 반복하는 것인데, 이 사이클에 문제가 생기면 수면이 효율적이지 못하게 된다. 정상적인 수면 사이클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누워도 잠이 안 오는 경우가 가장 흔한 경우일 것이다.

잠이 들었다가도 자주 깨는 경우도 많이 본다. 한 번 잠에서 깨면 도로 잠들기가 어렵다. 초저녁에 잠들고 새벽에 깨서 방황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잠은 잔 것 같은데 아침에 멍하고, 머리가 맑지 않은 경우들이 모두 해당한다.

사실 불면증의 치료는 맞춤형으로 해야 한다. 개개인별로 원인 질환이 무엇인지에 따라, 치료가 달라진다. 특히 전립선 비대증이나 방광염 같은 소변 증세가 깊은 잠을 방해하기도 한다. 간혹 코를 골다가 무호흡이 발생하면서 깊은 잠을 못 자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경우는 급사 등의 위험이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다른 나라로 여행을 다녀오면서 갑작스러운 시차 변화가 생기는 경우 멜라토닌이 부족하여 잠을 이루기가 어려울 수 있다.

수면장애 중에는 시도 때도 없이 갑작스럽게 잠에 빠져드는 형태도 있는데, 이러한 것을 기면증이라고 한다. 그 외에도 자려고 할 때 특정한 이상운동증세로 인해 잠들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하지불안증, 주기적 사지 운동장애 등이 있으며, 수면 중에 발생하는 이상 증상으로는 렘수면 장애, 몽유병, 야경증 등이 있다. 특히 렘수면 장애는 파킨슨병과 관계있는 증세로서 해당 질환 진단 시에 중요하게 고려하는 증세에 속한다.


이러한 증세가 있으면, 활동적이어야 할 낮에 한없이 피곤하고 괴로움을 호소하게 된다. 가장 좋은 치료는 원인 질환을 밝히는 것이다.

수면장애 관련 뇌질환을 보다 정밀하게 알아내기 위해서는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를 보는 것이 좋다. 진료 후 수면장애의 양상, 신경학적 이상 여부에 따라 뇌 MRI, CT, 뇌파, 혈액검사, 그리고 수면다원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만약 누워서 한 시간 이상 있어도 잠들기가 어렵거나, 잠이 들었다가도 저절로 깨어나는 경우, 수면 지속시간이 짧아 충분히 자지 못한다고 느끼면,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그 외에도 원인 모를 두통, 어지럼, 개운하지 못한 증세가 있거나, 자고 일어나서도 푹 잔 느낌이 없다면 수면이 문제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 수면장애가 있을 때에 단순히 수면제를 먹는 것은 근본적인 치료가 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며, 오히려 약에 대한 내성만 키울 수 있다. 실제로 수면제 내성이 있는 경우를 보면, 근본적인 고민 없이 약에만 의존해 온 분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약에만 의존해서 수면을 해결하다가 나중에는 여러 약을 많이 먹어도 불면증이 해결되지 않아 괴로움이 극심하고 약물 과용으로 인해 건강까지 해치게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약물 과용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일정 기간 약물을 과도하게 처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대신 약물치료 전에 시도해 볼 만한 여러 방법이 있다.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젊은 사람들의 불면증인 경우 수면 주기 이상이나 늦게 자는 생활 습관, 비만, 기분장애, 술, 카페인 등의 영향으로 인해 숙면이 방해되는 경우들을 많이 본다. 이런 경우 카페인, 술을 중지하고 생활 습관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며 약한 수면제 종류를 시도해 보되, 너무 센 수면제는 가능하면 자제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잘못된 수면 습관으로 인해 수면 리듬이 파괴된 경우, 수면 시 분비되는 호르몬의 일종인 멜라토닌을 복용하여 보충해 주면 비교적 좋은 효과를 보기도 한다.

여성 갱년기 불면증의 경우, 갱년기 증상의 일종일 수 있으므로 여성호르몬 치료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현명하다. 갱년기 이후의 수면장애라면, 통증으로 인한 수면장애 등은 아닌지 알아보아 통증을 해결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수면유도제를 저용량부터 사용하면서 민감한 용량 조절을 위해 병원에 자주 오시는 것이 좋다. 특히 강력한 수면제는 고령의 환자에서 이상행동과 혼돈 증세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최소 3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하고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 수면 시 코를 심하게 골거나 심각한 비만, 이전에 없던 야뇨 증세 등이 동반된다면,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은 수면 습관을 위해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수면장애를 어느 정도 호전시킬 수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좋은 수면을 위한 생활 습관을 통틀어 “수면위생”이라고 하는데, 수면위생을 지키면 수면 보조제를 최소한으로 먹으면서 숙면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숙면을 위한 비약물요법

1. 잠자리에서는 잠만 잔다. 졸릴 때만 잠자리로 간다. 침대에서 책을 읽거나 TV를 보거나 핸드폰을 하지 않도록 한다. 15~20분 내 잠들지 못하면 잠자리에서 나와 다른 일을 하는 것이 낫다. 졸려지면 다시 잠자리로 간다.

2. 잠을 설쳤더라도 아침에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도록 노력하며, 낮잠을 자지 않는다. 지나치게 일찍 잠자리에 눕는 것은 좋지 않다.

3. 수면위생
규칙적인 운동을 오후에 해주고, 자기 1~2시간 전 목욕을 해주면 좋다. 자기 직전에 너무 격렬한 운동이나 뜨거운 욕조 목욕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자기 전에 물을 많이 마시지 말도록 하며, 잠자는 방을 어둡고 조용하게 유지하며, 너무 덥거나 춥지 않도록 한다. 귀마개나 눈가리개 등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취침 6시간 이내로 커피, 콜라, 초콜릿, 홍차, 박카스 등의 카페인 음료를 먹지 않도록 한다. 수면제 대용으로 술을 먹지 말아야 한다. 니코틴은 각성효과가 있어 특히 새벽에 잠이 안 온다고 담배를 피우지 않도록 한다.

4. 일주기성 인자(수면 리듬)를 조절하기 위하여 아침에 기상한 후 30분 이내에 햇빛에 노출되도록 한다.

그러나 단순한 생활 습관 교정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수면과 관련 있는 이상 행동 질환들도 있다.
1. 하지불안 증후군의 경우, 잠을 자려고 누워 있으면 다리에 무언가 기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어 잠을 이룰 수가 없는 증후군이다. 하지불안 증후군이 있는 분들은 잠자리에 누워서도 그 느낌을 해소하기 위해 다리를 자꾸 움직이거나, 일어나 걸으면 증세가 호전된다. 이 때문에 잠을 이룰 수가 없고, 다리가 불편해서 계속 움직여야 하므로 불면증에 시달리게 된다.

2. 주기적 사지운동증은 밤에 잠들 때나 수면 중에 다리가 주기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잠들기가 어렵고 숙면을 하지 못하게 된다.

3. 렘수면 장애라는 것 또한 수면을 방해하는 원인이다. 렘수면은 수면 단계 중에서 꿈을 꿀 수 있는 얕은수면 단계를 말한다. 렘수면 중에는 호흡하는 근육을 제외하고는 모든 근육이 마비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마비 현상이 불완전하거나 없는 경우는 문제가 생긴 것이며 이를 렘수면 장애라 한다. 이런 증상이 있을때 꿈을 꾸면서 꿈 내용이 실제 행동으로 나타나게 되어 수면 중에 실제로 소리를 지르고 팔다리를 과격하게 움직이게 된다. 이것이 심하면 본인이 다치거나, 옆 사람도 위험할 수 있다.

이러한 질환들은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므로 반드시 신경과 진료를 받도록 하여야 한다.
그 외에도 수면 중에 드르릉 하고 코를 계속 골다가 갑자기 숨이 멎은 것 같이 숨을 안 쉬는 경우 수면 무호흡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럴 때 전문 기관을 찾아 수면다원검사를 통하여 정확한 평가를 해 보는 것이 좋다. 수면 무호흡증의 경우 특히 삶의 질이 나빠지는데, 낮에 매우 피곤하고 졸리며,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잘 때 큰 소리로 코를 골아 옆 사람이 잠을 못 잔다. 잠이 깰 때는 입이 말라 있고 목이 아프다. 아침에 일어나면 두통이 심할 수 있고, 이로 인한 우울증이 오고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리비도가 떨어지게 되며, 전반적인 혈압이 높아지는 등 부작용이 동반된다. 특히 숨이 막혀 있는 상태가 10초 이상, 한 시간에 20회 이상 반복될 경우 뇌졸중 및 심장병 위험성이 높아진다. 체중을 줄이고, 안정제나 술은 피하고 옆으로 자는 습관을 갖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 이러한 경우 오히려 너무 많은 수면제 복용은 해가 될 수 있다. 특히 증세가 심각할 경우, 양압기 치료 등을 통해 수면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

갈수록 삶이 팍팍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요즘,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기 위해서는 수면의 질이 중요하다. 몇 가지 습관만 바꾸어도 의외로 꿀잠에 성공할 가능성이 커진다. 만약 혼자서 잘 안된다 싶으시면, 전문적인 수면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유드린다.
영등포병원 신경과장 김율희

약력/학력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한림대학교 신경과 석사
-연세대학교 신경과 임상조교수•외래교수
-고려대학교 신경과 임상조교수
-대한신경과학회 정회원
-대한임상신경생리학회 정회원
-대한통증자율신경학회 정회원

-진료분야
-손발저림, 두통, 어지럼증
-뇌졸중, 치매, 파킨슨병
-근무력증, 안면마비, 말초신경병
-뇌전증

영등포병원 신경과장 김율희(영등포병원 신경과장 김율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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